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LCD_%EC%82%AC%EC%9A%B4%EB%93%9C%EC%8B%9C%EC%8A%A4%ED%85%9C

참고 : http://www.weiv.co.kr/archives/8176

참고 : http://www.weiv.co.kr/archives/7944

참고 : http://www.weiv.co.kr/archives/7601

2000년대의 음악이 1990년대의 음악에 비해서는 더러 아쉬운 부분들을 찾을 수 있고 뭔가 심심한 구석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개인적으로도 그런 의견에 한편을 들게 될 때도 있다. 그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결국 난 1990년대가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음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10년단위로 끊는다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의 음악이 단지 전자음악과 힙합만이 득실거리고 록음악이 예전의 기세등등한 모습에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모습만 보였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마지막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순간을 지켜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게 되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다. 아직 록음악은 더 많은 것들을 들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나가던 시절을 회상하며 지루한 반복만을 했던 것도 아니었고

골방에 틀어박혀 신세한탄으로 가득한 음악을 내놓은 것도 아니었고

온갖 음악들을 뒤범벅하려는 장난기와 실험주의가 난장판을 벌이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의 음악은 그런 평가들 중 어딘가에 놓여있을 것이고, 성급하게 평가를 하지만 않는다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좀 더 객관적이면서도 정당한 평가를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봤자... 위와 같은 평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될 때가 더 많기는 하지만.

그렇고 그랬던 2000년대 초반의 대중음악에서 LCD 사운드시스템 LCD Soundsystem 은 어떤 평가가 가능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든 높은 평가와 후한 평가가 가능하리라 생각되지만 그들의 (혹은 제임스 머피가 추구한) 음악에 대해서 간단하게만 말한다면 전자음악과 댄스음악 그리고 펑크와 록음악을 하나로 거칠게 구겨넣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좀 더 그럴듯하게 설명한다면 토킹 헤즈 Talking Heads 와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가 들려주었던 전성기 시절의 음악을 어떤 식으로 지금 시대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결과물들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쉽고 간단하게 말한다면 록음악과 전자-댄스음악을 어떻게 하나로 포갤 수 있는지를 시도해본 밴드 중에서 가장 탁월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밴드 중 하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무척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였다.

간간히 왜 이렇게 음악을 만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때도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좋은 음악을 완성도 있는 음반으로 만들어낸 밴드였다.

그렇기 때문에 잘 나가던 그들이 갑작스럽게 밴드 활동의 끝을 알리면서 마지막 공연을 하게 된다는 소식은 엉뚱하다는 생각을 넘어서 황당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애초부터 조금은 남다른 시작을 보였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다운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LCD... 의 마지막 공연 모습을 담고 있는 ‘셧 업 앤플레이 더 히트’는 그들이 (정확하게 말해서는 밴드의 중심인 제임스 머피가) 어떤 의도와 결심 속에서 밴드 활동을 그렇게 급작스럽게 마무리를 지었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들려주고 있다.

밴드의 마지막을 팬들과 함께 즐기려고 하고 기억하려고 하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LCD... 가 선택한 마지막 공연 장소는 마지막에 무척 어울리는 바로 그곳이었고 그곳에서 그들은 길고 긴 공연을 통해서 자신들의 마지막을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과 함께 만족스럽게 즐기게 된다.

공연 직전과 직후의 조금은 들뜨고 조금은 침울한 모습들과

공연 전 마지막을 알리는 모습과 어째서 마지막을 결심했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명

공연 후 모든 것을 쏟아낸 듯 피곤하고 나른한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예전을 생각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통해서 록밴드라는 것 록스타라는 것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의 고요함 그리고 그들의 히트곡들이 들려질 때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그들이 공연을 만족스럽게 즐기며 최상의 공연을 만들어내는 모습까지

조금은 산만하고 별다른 상세한 설명 없이 알아서 이해하라는 듯 불친절하게 진행될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어떤 고달픔과 고독이 그리고 서글픔과 아쉬움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게 한때의 감정일지도 모르고 하찮은 감수성일지도 모르지만 뭔가 씁쓸함을 느끼게 만든다. 

공연이 끝난 다음에 복받치는 감정으로 눈물을 보이는 팬들의 모습처럼 감정으로 가득한 감수성은 아니겠지만 뭔가 슬픔어림을 느끼게 된다.

삶

성공

실패

그리고 늙어간다는 것

제임스 머피는 더 많은 것들을 거머쥘 수 있고 더 손쉽게 만끽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볍게 손에서 놓아버리고 있고, 그 단호함이 조금은 이해되지는 않지만 어떤 의미해서는 나름 결단력과 용기 있는 선택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조금은 성급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선택을 거두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걸 그대로 존중하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

그러니... 공연 중 쓴소리 하듯 말하던 닥치고 노래나 부르라는 말이 가장 정답은 아닐까? 자세하게 이해시키려고 하고 설명해주기 보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즐기는 음악을 실컷 듣고 흥얼거리는 것이 정답일 것 같다.

복잡한 생각들은 잠시 접어두고 즐겨 듣는 음악을 한번 실컷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기분전환을 하면서 새로운 기분으로 각자 앞에 놓인 문제와 일거리들을 다시금 잡아드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닐 것 같다.

닥치고 노래나 부르고

닥치고 노래나 듣자

때때로 그래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런 다음에 다시 시작하자.

참고 : 이렇게 말하든 저렇게 말하든 결국 LCD... 는 다시금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럴 것이면 뭘 그렇게 요란스럽게 마지막 공연이다 뭐다를 했냐? 고 핀잔을 놓을 수 있기도 하지만... 그냥 귀엽게 봐주고 싶다. 사람의 변덕이란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 물론,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많이 했을 것이니 더 보탤 필요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