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번 주일는 좀 놀려고요,  요새 백조?됐습니다 ㅎㅎ
어제 돈암동 가서 동창들 만나 폭풍수다 좀 떨고, 블로그 이웃 파파베라님을 만났어요 ~
온라인에서 맺은 인연인데, 오프에서 만나게 되네요 ㅎ
온라인 모임을 몇 번 가봐서 느낀 건데요, 서로가 \'첫눈에 알아본다는 거\'
우리 삘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 ^^

파파베라님이 관람하는 연극 <웃음의 대학> 같이 보려고 끼었습니다. 땡큐에요 베라언니 ~~^^
원작은 미타니 코키 소설이네요, 배경은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당시입니다. (일제 강정기구만 이걸로 웃어야하나 말아야하나...우리나라 요새 강정기를 배경으로 애국심에 호소한 영화들이 줄줄이 제작되던데...)



시놉시스 -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당시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린 비극의 시대에 극단 \'웃음의 대학\'에 전속작가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할수 있는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검열을 받는다...  검열관은 이 시대에 희극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여 애초부터 이 연극의 공연허가를 내줄 생각이 없이 검열에 임하고 아예 극단을 해체시키고자 \'웃음\' 코드가 들어간 모든 대본을 삭제하라고 강요하는데, 대본은 수정을 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더 유머러스해진다.

개인적으로 참 싫어하는 게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휴먼이즘 감동으로 눈물 펑펑나게 하는 작품들 (만화 \'캔디\', 소설 \'오싱\' 등)이에요,  전쟁은 지들이 벌여놓고 아무대나 총 쏘고 피폭해놓고 사후에 펜대 굴려 전쟁 직간접 피해자들의 심금을 울려 \'우리도 이렇게 힘들었노라~우리도 울었노라~\' 하며 면죄부를 받으려는 ~~재패니즈 니들은 참 영악해!

출연자도 둘 뿐이고, 이 둘의 대결구도가 끝까지 갑니다.
희극 대본을 (공연허가 내주지 않으려고)검열하는자 vs (공연허가 받으려고) 대본을 수정하는 작가, 나는 너의 공연을 절대 윤허해주지 않으리라~ : 네가 뭐라해도 공연을 올리고 말리라~는 사회 권력자와 권력에 대응하는 예술가의 팽팽한 밀당이죠.
연극은 매일매일 (6일 간 인가?) \'몇 페이지의 어느 부분을 삭제하라, 수정해오라\' 는 요구를 하고, 밤샘작업으로 검열자의 지시에 맞게 대본을 수정해오는 젊은 작가의 대화입니다.

여기서 2차 세계대전의 재패니즈는 이 땅의 땅과 소산과 전리품만 뺏아간 게 아니라, 영혼까지 강탈하였음을 또 한 번 느꼈어요, 대체 웃는 게 뭐가 나쁘다고 공연 안된다고 G랄이야~~~~?

1. 권력의 끝자락을 잡고 재패니즈의 마인드를 실행해야하는 자= 검열자
2. 비극의 시대를 살아가는 죄 없는 소시민도 \'웃게 해주고 싶은\' 예술가= 희극 작가
3. 자본주의의 이기적 결정체 = (출연은 안하지만)연극 내용과는 상관 없는 칼 먹기, 틀니 뱉기 등 자극적인 퍼포먼스를 삽입해 관람수익을 챙기려는 극단주.

가부키 배우들은 한가지 작은 동작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한대요 아주 섬세하게요~ 제가 연극을 보니 그런 게 보였어요.
배우들의 발성이 정확해서 듣기 좋은 것, 뼈 속에서 묻어나오는 표정연기 다 좋았고, 좁은 공간을 오가는 배우들의 스텝이 정확한 거 놀랬어요!  아마도 그 한가지 동작을 위해서 수백 번, 수천 번은 연습을 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정확한 순간에 책이 찢어지고, 배우의 스텝과 0.1초까지 정확한 타이밍에 벽에서 손이 툭 튀어나오는 설정들 ...  그게 딱 맞아떨어지는 걸 보면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편집이 툭툭 튀는 영화들은 좀 안습입니다 ;;

연극에 대단한 매력 느껴요~!!
내 눈 앞에서 기성배우들이 연기하는 거 처음 본 거 같아요, 역동적이고 실감 나네요~^^

서현철, 박성훈 배우의 정말 훌륭한 공연 관람했습니다. 박수 보내요 ㅉㅉㅉㅉㅉㅉ

보여주신 파파베라님 고맙습니다 ~~ ^^   http://3mjin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