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정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도 꽤 본 것 같은데, 위탁가정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일랜드의 한 위탁가정의 이야기를 만나보게 되었다. 위탁가정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몰랐었는데, 이번에서야 좀 알게되었다. 우리나라에도 가정위탁보호제도라는게 있었다. 부모의 학대, 방임, 질병, 빈곤, 장애나 기타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을 때 아동에게 일정 기간 연고자의 가정, 또는 연고자가 없을 경우 무연고자의 가정에서 양육을 받고 성장하다가 친가정의 양육 환경이 회복되면 다시 친가정으로 복귀하여 양육을 이어가는 아동복지 서비스다. 한 가정을 온전히 지켜내고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야말로 정말 좋은 제도였다. 입양가정이든 위탁가정이든,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그 마음과 정성에 감동했고, 또 존경심도 우러나왔다.
저자인 리오 호가티는 아일랜드의 여성으로 현재 78세의 할머니이다. 그녀는 어렵고 힘든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140여명의 아이들을 위탁 양육해 왔다. 자신이 낳은 두 아이와 함께 그 많은 아이들을 케어해온 그녀.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힘든 순간도 많았고,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그녀는 단 한번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힘든 순간마저도 말이다. 난 그녀도 대단하지만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책에는 남편과 아이들의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가 140여명의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테니 말이다. 그녀의 결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함께 아이들을 케어해줬을 남편과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해올 수 있었을까?
절친한 친구 도리스와 몇몇 주변 지인들의 도움 역시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녀의 선행을 이용하려는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었다. 대책없이 아이를 낳아 그녀에게 은글슬쩍 자식의 양육을 떠맡기는 부모도 있었고, 자식을 데려가든 말든 방관하는 부모도 있었다. 누구나 좋은 부모일수는 없지만, 이런 부모들의 존재를 알게될때면 분노가 솟구친다.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왜 아이를 낳은거람? 책임감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기적인 인간들 같으니라고. 그런 부모 밑에서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어야했을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이런 부모들 때문에 어려서 입은 크나큰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채 성장한 아이들도 있었다. 또, 자신을 아예 놓아버려 목숨을 잃은 아이도 있었고.. 140명의 아이들의 사연이 다 나온 것이 아니라 몇 아이들의 사연만 알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그녀에게 온 아이들에게 처했을 상황도 짐작을 해볼 수 있었고. 지금도 그녀는 5명의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모든 아이들을 그녀가 감당해낼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자신이 맡은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감동이었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위탁가정이 얼마나 될까? 마음 같아서는 위탁가정이 거의 없었으면 싶다. 많다는건 그만큼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이일테니 말이다. 위탁부모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이 언젠가 올 수 있을까? 지금 이시간에도 활약하고 있을 위탁부모님들, 존경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