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김복남의 친구 해원. 그녀는 고객에게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대하는 모습과 시크한 모습 등에서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날 후배와의 다툼이 동료를 비롯한 상사들로부터 알려진다. 결국, 상사로부터 휴가를 권고 받고 김복남이 있는 섬으로 찾아간다.
김복남은 해원을 만나자 마자 반기고, 어렸을 때 얘기를 나누는 등, 해원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단연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그저 평화롭고 고요해보일 것 같은 섬에서 복남은 다른 섬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받고있었다. 김복남의 남편은 권위적인 말투와 폭력으로, 시동생은 김복남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섬의 할머니들은 굉장히 가부장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해원은 해고 통지를 받아서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복남과 딸은 배를 타고 섬을 떠나려고 하는데 발각되고 만다. 떠나려는 복남에게 남편은 발길질만 할 뿐, 복남을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그런 발길질 속에서 복남의 딸은 그것을 말리려다가 목숨을 잃게 된다.
그 사고 이후로, 다른 섬에서 경찰이 찾아오고 딸의 사건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복남의 편을 들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자신이 가장 의지했던 해원도 사실을 목격했는데 모른척한다.
결국, 어느날 복남은 감자를 미친 듯이 파다가 뜨거운 태양을 보고 각성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해원까지 죽이려고 하는데,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이후, 남겨진 해원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이전과 다르게 방관자의 모습이 아닌 적극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대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억압받고 섬에서 홀대 받는 복남의 모습을 통해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섬 사람들은 모두 편견을 가진 세상의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왕할머니 격인 할머니는 남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계속 들먹이면서 권위주의적 남성상을 계속해서 주입시킨다. 여기에 다른 할머니들은 왕할머니의 말을 따른다.
한편, 복남의 남편은 술을 먹고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지는데 복남 앞에서도 뻔뻔한 모습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시동생도 마찬가지로 뻔뻔하게 성적인 것을 복남에게 요구한다. 즉, 복남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남편과 시동생이다.
또 한편, 복남이의 친구는 딸이 사고로 죽인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다. 사건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방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남성적인편견,수치심,방관등에서 버티고 버티던 복남이 딸의 죽음을 계기로 마을 사람들을 죽인다. 그리고 섬을 벗어난다. 이것은 바로 섬에서의 편견등을 깨버리고 탈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참았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세상의 편견 속에서 일어나서는 복남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잔혹하게 그려지긴 하지만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은 핏빛을 통해서라도 편견을 딛고 세상으로 걸어나가려는 투쟁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