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잡기 위해선 어떤 수단이든 다 쓸 수 있는 형사 정재곤(김남길 扮). 그는 사람을 죽이고 잠적한 박준길(박성웅 扮)을 쫓고 있다. 그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는 박준길의 애인인 김혜경(전도연 扮). 재곤은 정체를 숨긴 채 혜경이 일하고 있는 단란주점 마카오의 영업상무로 들어간다. 하지만, 재곤은 준길을 잡기 위해 혜경 곁에 머무는 사이 퇴폐적이고 강해 보이는 술집 여자의 외면 뒤에 자리한 혜경의 외로움과 눈물, 순수함을 느낀다. 오직 범인을 잡는다는 목표에 중독되어 있었던 그는 자기 감정의 정체도 모른 채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언제 연락이 올 지도 모르는 준길을 기다리던 혜경은, 자기 옆에 있어주는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7637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7508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든 결국에는 난데없이 다가온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는 ‘무뢰한’은 한편으로는 그 갑작스러운 사랑을 독특한 배경 속에서 비비꼬인 방식으로 다뤄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랑은 그저 빌미에 불가하고 그 사랑이라는 감정 말고 다른 것들에 더 집중해서 지켜본다면 좀 더 풍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도 하게 된다.

문제는 그 두 가지가 멋진 조화를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신 있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데, 그것에 관해서는 평가가 분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할 것 같고

어떤 사람들은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김남길과 전도연이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고, 감독인 오승욱은 사랑과 사랑 말고를 좋은 연출 속에서 그리고 사실감으로 가득한 배경 속에서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그것 말고도 여러 방식으로 만족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과연 이게 최고인지 최선인지 그게 아니면 이런 완성에 얼마나 환호를 해줘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말을 내놓게 될 뿐이다.

독특한 분위기와 완성에 우리는 어떤 반응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일까?

꽤 기억할만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이게 절대적인 감탄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 의외의 순간 이상이라고 말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다시 말하지만) 괜찮았다.

건조한 인물들

건조하고 덕지덕지 달라붙은 조잡함과 싸구려를 숨기지 않으려는 공간

공허함과 허탈함 속에서 토해내듯 내뱉는 대사들

여러 가지로 뒤엉켜진 복잡할 것 없으면서도 복잡하게 되어버리는 관계

흔히들 말하는 뒷세계를 혹은 싸구려 인생을 그냥 그대로 들여다보고 있는

무덤덤한 만남과 무덤덤한 사랑 그리고 무덤덤한 헤어짐-이별까지

시작부터 예견되던 비극이 어떤 식으로 비극으로 치닫는지를 

알고 있던 비극을 어떻게 맞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지를

극단적인 방식처럼 느껴지지만 그것 이상의 방식은 생각되지 않는 결말을

‘무뢰한’은 무척 인상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그들의 사랑이 삐거덕거리며 진행되는 과정을, 그 사랑이 달콤하고 포근하기 보다는 콘크리트의 까칠함을 생각나게 만들고 연상시키며  완성시켜놓고 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배신했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어쩐지 누군가가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있는

거칠고 남루한 그들의 삶과 모습을 잘 살려놓고 있으며, 그걸 어떤 식으로 다음 작품에서도 확인시켜줄 수 있는지를 기대하게 만들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뢰한’은 사랑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사랑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 작품이 아리송하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어버리고 있고, 그 복잡함 속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협력하고 결탁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무뢰한’이 그런 방식-모습에 대해서, 그 부정과 비리를 혹은 비정함과 비열함을 다루려고 애써 노력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저 더러움에 대해서 언급하고 강조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런 것들을 둘러보고 살펴보다가도 다시금 남과 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인지 어떤 선명함 보다는 잡힐 듯 잡혀지지 않는 희미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결국에는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어떤 식으로 그들의 삶이 변하게 되는지를 다뤄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사로운 감정 자체를 다뤄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사사로운 감정이란 알 수 없는 것이고 안다고 해도 막거나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알 수 없음을, 난데없음을 깨닫게 만들어주고 있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은 특히나 사람으로 하여금 힘들게만 만들고 당황스럽게만 만드는 감정이라 되도록 피해야만 할 것이고 느끼지 말아야 할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쉽겠나? 결국 그걸 피할 수도 그렇다고 예견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저 그 감정에 휘둘릴 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비극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각자에게 생각지도 못한 혹은 이미 예상했던 비극을 경험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비극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누구나가 말하려고 하면서도 쉽사리 그걸 단정하고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럴싸하고 인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