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카트린 아를레의 프랑스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원작으로, 한국식으로 영화화한 <은밀한 유혹>. 이 영화 언론시사 후에도, 몇안되는 일반시사회 평도 거의 들을수없었는데, 역시 그럴때는 2가지 이유가 있다. <매드맥스>처럼 정말 작품이 좋거나, 아니면 영화가 정말 별로이거나. 그래도 얼핏 듣기로는 후자쪽에 가깝다고 들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포스터, 설정, 줄거리 뭔가 치명적인 듯한(체)를 한다. "신데렐라가 될래? 그럼 그렇게 해줄게." 악마의 제안같은... 하지만 이 영화의 모든 것은 그런 척/멋있는 척/치명적인 척하는 3척으로 가득찬 어설픈 유혹/사기극에 그친다.
시작부터 이 어설퍼보이는 느낌적인 느낌은 뭐지...
지금 2015년에 나왔다고 생각되지않을만큼 촌스러운 느낌과 영상을 초반부터 보여준다. 마치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캐릭터인 것 같은 남자를 연기하는 '유연석'이나, 【난 아무것도 몰라요~】를 연발하며 그의 제안에 순진한 척 모든걸 받아들이는 '임수정'이나, 모두 역할을 주어받아 '나, 지금 연기하는 중!'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연기하는데...
이건 이경영이나 박철민, 도희 등 조연배우들까지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생각이 들어갈 틈 없는 초스피디한 전개에 개연성, 공감성 모두 버려,
어떻게 저 인물들을 받아들여야해...
【연출과 개연성】도 문제다. 오프닝부터 마카오/크루즈 선상/부산을 오가며 온갖 멋진 그림을 보여주려 노력하지만, 영화는 정작 8~90년대 올드한 영화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이건 아마도 100% 감독과 연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모두들 배 위에서 하하호호~하지만, 모두 연기같아 보인다. 그러니 감정공감은 이미 저리 가버렸고..
돈많은 마카오 갑부(이경영)가 정말 초고속으로 지연(임수정)에게 빠져들어 결혼제안을 하는 것도 솔직히 웃겼다. 그녀가 들어와서 간병인으로 한 일이라곤/ 체온 1번 잰 것뿐이고, 죽은아내를 닮았다곤 하나 자존심을 당당하게 내세워 그 모습에 빠졌다고 해도 너무 빨라서 이후 장면들이 모두 허황되어 보이더라는.
이 영화 모든 전개가 엄청 초스피드하다. 그게 【감독이 모든걸 결말까지 짜두고, 따라와 드루와~하면서 관객들을 자기들끼리 짜놓은 판에 억지로 넣어서 따라오게한 느낌】인데, 이게 하나도 공감 안될뿐더러/ 빨리 결말까지 데리고가서 놀랬지!하는 느낌을 전해주려고 한다는 거다. 더군다나, 놀랍지도 않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말은 진까지 빼놓는다.
결국 치명적인 유혹게임인 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치명적이지않은/ 그런 척만 하는 관객유희 게임
어딜봐도 모두 어설프고, 배우들에겐 이 영화가 '흑역사'가 될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툭툭 끊어지고 이어붙인듯한 연출과 편집이 공감이입을 방해하고, 전혀 놀랍지도 않은 결말을 내세우며 씁쓸한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한다. 그러면 뭐하나.. 보는내내 그들끼리 젠체하며 하고있는 【유혹게임】일 뿐.
임수정의 미소에 같이 헛웃음을 날리며 극장을 나왔고, 나가면서 어떤 관객은 "아~C"를 외쳤다. 메르스로 극장가가 한산한건지, 영화가 이래서 극장안이 한산한건지... 같이 씁쓸한 기분만을 극장에 두고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