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에 천년의 쾌락을 누리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나이다!”
연산군은 임숭재를 채홍사로 임명하여 조선 각지의 미녀를 강제로 징집했고, 그들을 운평이라 칭하였다.
최악의 간신 임숭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우고,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이니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왕을 다스릴 힘이 내 손안에 있습니다! 내가 바로 왕 위의 왕이란 말입니다!"
임숭재와 임사홍 부자는 왕을 홀리기 위해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를 간택해 직접 수련하기 시작하고,
임숭재 부자에게 권력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던 희대의 요부 장녹수는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를 불러들여 단희를 견제한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시작되고, 단희와 설중매는 살아남기 위해
조선 최고의 색(色)이 되기 위한 수련을 하게 되는데…
감독 : 민규동 주연 : 주지훈, 김강우, 임지연, 천호진, 이유영
내일까지는 그닥 볼 만한 영화가 없던터라 결국 VOD로 보게 된 <간신>입니다. <간신>은 연산군 즉위 당시, 폐비 윤씨의 억울한 죽음에 거의 미쳐 살고 있었던 연산군(김강우)이 임숭재(주지훈)를 채홍사로 임명해, 전국 각지에 있는 미녀들을 강제로 징집하기 시작하면서 일이 시작됩니다. 권력을 손바닥 위에 놓고 쥐락펴락 하고 싶었던 임숭재와 그의 아버지 임사홍(천호진)은 왕의 명령에 따라 양반집 자제, 부녀자, 천민까지 가리지 않고 모두
잡아들입니다. 그리고 임숭재는 우연히 백정의 딸 단희(임지연)를 보게 되고, 익숙한 느낌에 이끌립니다. 그녀를 쫓아가던 임숭재는 자신에게 한을 품고 있던 백성들에게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단희와 그의 아버지가 구해내고, 단희는 임숭재에게 자신도 채홍해달라 청합니다. 이 영화에서 빼 놓아서는 안되는 배우가 세 명 있죠. 김강우, 주지훈, 임지연입니다. 사실 김강우와 주지훈은 연기 쪽에서는 절대 그 누구도 그들을 밀어낼 수 없습니다.
김강우는 사실 작년에 개봉했던 <카트> 말고는 <마린보이> 이 후로 큰 이목을 끈 작품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할을 가리지 않는 배우로 유명한데다가 맡는 역할마다 정말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이목을 끌지 못한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김강우의 필로그래피들이 김강우의 연기 인생에 대한 설명을 더 잘 해 줄 뿐이죠. 하지만 이번 영화는 <돈의 맛> 보다 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 했네요. <돈의 맛>도 진짜 저런... 병맛 재벌 이야기도 있구나 싶었는데
물론 광기 넘치는 연산군의 모습을 김강우는 아주 자연스러우며 현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민규동 감독님과 <키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주지훈 또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역할이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연출이 부족했다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요. 전 사실 이거 보기 전에 연산군 편 <순수의 시대> 정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 것보다 더 하네요^^
분명 보기에는 <순수의 시대>가 베드신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베드신을 만들어냈느냐가 중요하겠죠. 그 베드신은 지극히 충격적이었다면 말 다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름. 그 베드신을, 노출신을 소화해내야 했던 여 배우들을 보는 것도 조금은 고역이었네요. 많은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벌거벗겨진 기분이랄까. 정치를 개같이 하고, 색에만 관심이 있었던 연산군을 벌 준다. 그런 내용의 취지는 좋지만, 너무 이 영화만의 매력없이 흘러가게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맨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기 좋은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는 그런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그냥 베드시만 보여주기 급급한 그런 영화. <순수의 시대> 의 가희(강한나) 와 비슷할 것 같았던 단희(임지연)는 역시나네요. 임지연은 사실 송승헌과 함께 한 <인간중독>에서도 비슷했죠. 요즘은 드라마로 톡톡 튀는 신세대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너무 이런 이미지도 굳혀질까봐 걱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