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 나츠히코 - 손안의 책
때는 1950년대, 어느 허름한 여관에서 매춘부가 끌이라는 흉기에 눈을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눈알살인마의 연쇄살인사건으로 보고, 기바슈 형사가 조사를 시작한다.
매춘부인줄 알았던 여인은 큰 상점의 안주인으로 남편이 몰래 뒤따라 왔음을 알게되고,
허름한 여관 주인인 노인도 뭔가 수상한 가운데
거기서 기바슈는 검은안경을 손에 넣게 된다.
전혀 다른 곳, '성 베르나르'라는 기독교계 여학교에서 교사가 목을 졸려 살해되는 교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오리사쿠 가문이 지은 학교로서 여학생들이 흑미사를 빌미로 매춘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남선생인 혼다 고조로부터 능욕을 당한 사요코와 그 친구 미유키.
검은 성모가 저주를 내려 소원을 이뤄준다는 유코, 그리고 그 비밀의식의 주도자인듯한
아름다운 용모로 '오리히메'라 불리는 오리사쿠 가문의 막내딸 미도리.
저주가 통했던 것일까..
혼다 고조는 죽고, 분명 옥상에서 뛰어내린 사요코는 살아있고 대신에 유코가 죽는다.
혼란스러운 미유키에게 진실을 추궁하는 사람들..
한편 낚시터지기 이사마와 골통품상 이마가와는 골동품 감정을 의뢰받아
거미의 저택이라 불리는 오리사쿠 가문의 저택에서
망나니 사위가 갑자기 죽는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불과 얼마전 가문의 당주인 '오리사쿠 유노스케'가 갑자기 죽었는데 이번엔 그 사위까지..
대대로 여계가족인 이 가문은 아름다운 미망인과 아름다운 네 딸들이 있다.
장녀 유카리는 죽었고 얌전하고 정녀의 표본으로 불리는 차녀 아카네,
여성인권 운동가이며 결혼을 거부하는 셋째 아오이,
그리고 학교에서 '오리히메'라 불리는 막내딸 미도리
이 거미의 저택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이 되고자 무작정 에노키즈를 찾아온 마스다.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이 되고자 무작정 에노키즈를 찾아온 마스다.
그무렵 법적으로만 남편인 '스기우라 다카오'를 찾아달라며 한 여인이 찾아온다.
탐정의 조수로서 사건을 파헤치는 마스다.
그 스기우라 다카오가 베르나르여학교에 취직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아낸다.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여러가지 살인사건과 실종자들이 모두 거미줄처럼 엮어있음을 알게 되고,
(심지어 앞 시리즈에 나왔었던 인물들도 엮여있다 ;;;)
결국 교고쿠도가 직접 나서게 되는데..
무려 3권이나 되는 방대하고 큰 스케일의 이야기는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리고 각 이야기마다 나오는 교고쿠도의 장광설..
이번엔 여성과 매춘이라는 여성인권 문제와
프로이트식 심리해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본의 신화와 기독교의 역사..
여성인권과 일본 민속에 대한 교고쿠도와 아오이의 대화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반전의 끈도 놓지않는 치밀함까지..
범인인 거미는 정말 의외의 인물.
'하'의 맨 끝부분의 이야기는 '상'권의 첫부분과 다시 이어지는데
책을 전부 다 읽어야만 '상'권의 첫부분에 나오는 둘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다.
그래야만 어렴풋이 알 수 있는 무당거미의 '이치'
"아무도 헤아릴 수 없는 신성(神性)은 누구나 계산할 수 있는 화폐로 치환되었네.
그리고 매매춘이 생겨났지.
그녀들에게서 신성은 박탈되고 대신 치욕이 주어졌고,무녀는 창녀가 되었네.
매매춘은 굳이 경제적인 착취만이 문제가 아닐세.
남자들은 여성들이 갖고있던 신성을 착취한 거야.
무당거미는 근대화에 따라 남자가 품을 수 밖에 없었던
성에 대한 환상이 꽃피운 덧없는 꽃일세.
그래서 무당거미는 남자밖에 덮치지 않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