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개봉해, 영화팬분들 사이에서 은근히 좋은 평을 받으며, 본인도 '숨은 진주와도 같았던 영화!'라고 말씀드렸던 일본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속편, <리틀포레스트2: 겨울과 봄 リトル・フォレスト 冬・春>이 발빠르게 개봉하게되었다. 당시 보면서도 2편의 개봉을 빠르게 원했는데, 무척 기쁜 이번 2번째 만남. 1편에서 보여주었던 삶과 음식, 슬로우 라이프 속에서 발견되었던 맛재미와 메시지의 깊이가 더욱 깊어진 이번 2편이다.
<여름과 가을>편에서 그대로 줄거리는 이어진다. 이치코 (하시모토 아이)는, 고향 '코모리'에서 여전히 시골생활을 이어가고있고, 어느새 겨울을 맞았다. 사라진 엄마에게서의 편지도 오고, 그녀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쳤던 것 같았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게된다. 그녀는 그리고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겨울 (冬).
그리고 케이크.
여름과 겨울을 거쳐, 어느새 눈 폴폴 내리는 '겨울'이다. '코모리'의 겨울은, 여름과는 또 다르다. 온 산이 눈으로 덮여있고, 밖에서 일하기보다 안에서 요리하는 일이 많아진다. 그럴수록 생각도 많아진다. 그럴때 온 '사라진 엄마로부터의 편지'는, 이치코의 또 다른 일상과 마주하게만든다. 그럴수록, 그녀는 맛있는 요리에 더욱 집중하게된다.
1st Dish , 2nd Dish , 3rd Dish ... 이렇게 7개의 음식으로 이루어진 한편의 <계절과 음식 그리고 이치코의 이야기>. 겨울편의 1st Dish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다. 아무것도 없이 하~얗게 생크림만 발라져있는 생크림 케이크는, 마치 순백의 시골 '코모리'와도 같다.
추위는 겨울의 소중한 또다른 조미료.
출출한 본인의 배는, 다시금 그 케잌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다음으로 계속해서 '낫토 떡', 카레, 군고구마 등 ... 겨울에만 입김 호호 불며 먹을 수 있는 맛난 음식들의 이어짐이 펼쳐지면서... 그것만으로 끝나지않는 이치코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추위는 겨울의 소중한 또다른 조미료'라는 그녀의 대사가 생각난다. <얼린 무>처럼 추위가 있어야만 생겨날 수 있는 소중한 식재료와 음식을 통해, '겨울'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해준 대사.
봄 (春).
원이 아닌 나선으로 다시금 나아가는 시기.
추운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 (春)'. 움츠렸던 그녀의 일상과 자연 모두 '초록'으로 바뀌며, 생동감을 찾는 시기. 팥, 두릅, 양배추 등 숨죽였던 채소들을 통해 다시금 자연으로부터 '생명(生命)'을 이어받는 느낌의 계절이다. 그리고, 그녀는... 4계절을 통한 시골생활과 '엄마로부터의 편지'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도망쳐왔던 그 무언가와 마주하고 깨닫는다.
우리인생도, 자연도 4계절을 거쳐야 더욱 깊어진다.
더욱 깊어진 삶과 음식의 맛에 반해버린 <리틀 포레스트2>
<리틀 포레스트>가 봄/여름/가을/겨울 순이 아닌, 여름/가을/겨울/봄 순으로 이야기를 이어간건, 역시 이유가 있었다. 힘들고 더운 여름이 지나고, 수확의 계절을 거쳐, 추운 겨울동안 움츠린 몸을, 봄을 통해 다시금 '생명의 기운'처럼 나아간다는 <인생의 메시지>를 전하기위함이 아니었을까?
계절이 4계절이듯, 우리 인생도 봄여름가을겨울이다. 힘들때가 있고 멈출때가 있으면 다시금 나아갈때도 있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얘기만을 하고있는 것 같지만, 결국 <리틀 포레스트>는 이치코, 즉 우리와 같은 이들의 4계절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있었다. <겨울과 봄>편은, 더욱 깊어진 음식의 맛과 삶의 맛을 진하게 우려냈다. 그래서, 더욱 절절히 남는다. 기억하고싶은 일본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