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곡 연쇄살인 사건. 하지만 이 사건은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끝난다.
 사건 담당 형사 최형구는 범인을 잡지 못한 죄책감과 자신의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남기고 사라진 범인에 대한 분노로 15년 간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한다.
  그리고 2년 후, 자신을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힌 이두석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하고,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된다. 미남형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스타가 된 이두석. 최형구는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세상이 용서한 이두석을 어떻게든 잡아넣으려 하는데…
 법이 용서한 연쇄살인범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감독 : 정병길 주연 : 박시후, 정재영

​

우리 나라에는 공소시효가 지나 더 이상 죄를 물을 수 없는 범죄자들이 차고 넘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공소시효 따위라고는 없다는데 아무래도 좀 더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있는 것이 좋기야 하겠지만 너무 짧은 것도 흠이라면 흠일 듯 싶습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역시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아 우리 나라의 공소시효를 꼬집었습니다.

벌써 3~4번 본 영화인데, 아직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어제 저녁 밥을 먹다가 처음부터 시작하기에 설거지도 미뤄놓고 봤는데 정말 눈을 떼지 못하고 봤네요.

물론 흠 잡힐만큼 허술한 장면들도 참 많습니다. CG처리 한 티가 너무 많이 나는 차량 추격씬이나, 14분 남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추격씬 또한 허술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는 딱 한 가지, 숨 막힐 듯한 긴장감 때문이었겠죠.​

​


 

​​그 허술함 등으로 인해 긴장감이 깨어질 수도 있는 위험감이 있지만, 진심으로 섬뜩한 연기를 펼친 박시후와 정재영 덕분에 전혀 위화감없이 이 영화에 빠져들 수가 있었습니다. 초반에 연쇄 살인범과 최형구(정재영)

형사의 추격씬이 길어서 좀 지루함이 느껴지지만 범인이 최형구에게 너는 나의 광고판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아 그 지루함마저 금방 잊혀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무서웠던 일은 실제로 공소시효가

지난 살인범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을 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난 결론은 영화가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라는 것이었죠.

영화 속에서 살인범 이두석은 자신이 저지른 연쇄 살인에 대한 책을 냅니다.

그리고 그 책은 약 200만부 가량이 팔려 나가죠. 또한 그의 팬카페까지 생깁니다. 자...잘생겨서 가능한

거였을까요? 아니요. 우리 나라에는 수 많은 또라이(?) 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실제로 이두석 같은

놈이 있다면 떠 받들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일 것입니다. <내가 살인범이다> 는 짧은 공소시효 뿐만 아니라

군중심리까지 정확히 잡은 영화였습니다. 

​

​

아쉬운 점은 6명 정도의 유가족이 나오지만, 그들의 대한 이야기가 적은 편이라 슬픔을 나누기에는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줄거리가 이두석과 최형구, 그리고 제이를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에

유가족으로 나오는 배우들의 입지가 조금 부족했던 건 사실입니다. 처참히 죽어간 가족을 위해 복수를 하려고

하지만 어설픈 모습 때문에 번번히 실패하는 장면들이 조금은 영화의 긴장감을 깨어트리는 아쉬운 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너무 무겁기만 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신건지 유가족을 통해 코믹함을 살짝

가미했지만, 차라리 없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유가족의

마음을 어느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아직도 잡아 넣지 못한 살인범들은 수두룩하고, 유가족들은 자신의 자식,

부모, 형제를 죽인 살인범 얼굴도 보지 못한 경우가 다반수입니다. 이런 영화 한 편이 공소시효를

늘리는데에 한몫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벌써 공소시효는 없어지고도 남았을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라도 어떤 경우에도 그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