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

영화<비긴어게인>을 드디어 감상했습니다. 워낙 음악영화를 좋아하는지라, 개봉당시부터 봐야지봐야지 하면서 때를 놓쳐 결국 내릴때 까지 못보고 있었는데, 이제야 감상했네요. 이 영화는 제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원스>의 제작진 만들어낸 음악영화라는 점, <어벤져스>이후로 그의 발성에 반해 주의 깊게 보고있는 '마크러팔로'가 주연을 맡았다는점이 그이유 이죠.

영화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음반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이 한 까페에서 '그레타(키이라 나이들리)'의 노래에 반해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댄은 그레타의 가능성을 보고 함께 작업하자고 적극 어필하고, 이들은 서로를 알아갑니다. 알고보니 비슷한 상처를 앉고 있던 두사람, 결국 그레타는 고심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들은 함께 작업하기를 약속합니다. 

그러나 한때 음반계를 주름 잡던 댄과 엄청난 잠재력의 그레타의 만남이라하더라도, 번번한 작업실하나 얻지 못하는데 이들의 현실이었죠.  이대신 잇몸이랬다고, 결국 이들이 선택한 것은 거리를 작업실 삼아 노래하는 것,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가운데 댄은 그레타의 음반을 완성시킬수 있을까요?

<원스>가 새마을호 라면, <비긴어게인>은 KTX

영화 <비긴어게인>은 음악영화로서 영화계에 큰족적을 남기 <원스>의 감독 존카니가 야심차게 들고나온 음악영화인 만큼 <원스>와의 비교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화 <원스>는 캐스팅 부터 배우가 아닌 가수를 캐스팅해 연기 교육을 시킬 만큼, 영화를 위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위한 영화였죠. 넉넉치 않은 제작비, 흥행이 보장된 헐리우드 스타배우들이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이 약점으로 작용될 요소 마저도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을 매료시킨 작품입니다.

<비긴어게인>은 이런 <원스>의 감독 존카니가 좀더 나은 환경에서 제작한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1000만 달러의 제작비와 좀 더 알려진 배우 마크러팔로와 키이라 나이들리, 게다가 마룬5의 보컬 애덤 리바인까지, 환경적인면에서 모든점이 <원스>보다 우위에 있죠.

그렇다고 환경적인 우위에 있는 <비긴어게인>이 <원스>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또 <원스>가 우위에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제가 감상한 바 <원스>가 풋풋하고, 깊은 감성으로서 관객을 매료시킨 작품이라면, <비긴어게인>은 이와는 조금 차별화된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킬만한 요소들로 장착된 영화였습니다. 느림의 미학과 낭만적인 새마을호와 신속정확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한 KTX의 차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것.

존카니의 음악영화 답게 이번 영화도 질적으로 훌륭하고 양적으로 풍부한 음악들이 꽉차있습니다. 마룬5의 보컬 애덤리바인의 캐스팅도 신의 한수로 불릴만큼 영화의 음악을 풍부하게 합니다. 개봉이후 부터 지금까지 울려퍼지는 Lost stars, A step you can't take back, Like a fool까지 주옥같은 명곡들이 보는이의 감성을 매료시킵니다.

단지 좋은 노래들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이 영화가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음악의 쓰임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음악이라는 매체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관계를 회복한다는 점은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이런점에 비추어 볼때 이 영화의 명장면은 음악과 관련된 장면이 많습니다. 그레타의 음악을 감상하며 영감을 받은 댄이 편곡을 하며 동화같은 상상력을 펼치는 장면은  삶의 내리막에 있던 이에게 회복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그레타가 데이브의 변심을 알아챈 장면에서 마저도 음악이 사용되죠.

댄과 그의 가족의 관계가 회복의 진전을 보이는 옥상에서의 연주씬 역시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영화의 클라이 맥스인 그레타가 데이브와 함께 할수 없는 자기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인물이나 상황의 변화를 요하는 시점에 음악이 매체로 사용된 점으로 미루어 볼때 <비긴어게인>은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는것을 모두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동시에, '음악'에 의한 성찰과 변화가 곧 주제의식이라고 말할수 있겠죠.

놓칠게 없는 배우들의 연기

키이라 나이들리 역시 영화내내 또박또박 들리는 발음을 통해 그레타의 당참을 제대로 발견할수 있습니다. 또 영화에서 단순히 자신의 가창력을 보여주는데 지나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던중 살짝 짓는 미소가 가수가 아닌 키이라 나이들리와 인디 보컬인 그레타의 이질감을 말끔히 해소해줍니다.

이들이 함께 술먹으면서 아티스트의 스타일을 가지고 토론하는 장면은 자기중심적인 마크러팔로와 당찬 키이라 나이들리가 최고의 연기합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이밖에도 최고의 가창력과 나름 괜찮은 그테라의 남친역을 소화한 애덤리바인과 댄의 말안듣는 말괄량이 딸 헤일리 스테인펠드 역시 극중인물에 적절하게 녹아든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