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감독/주연을 맡으며 

강렬한 삶의 의지를 표명한 영화 <산다>

2012년 <무산일기> 한편으로 평단을 사로잡은 박정범 감독의 두번째 신작 <산다 alive>. 이미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먼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일반대중들에겐 좀 덜 알려진듯한 감독의 작품이라고 처음엔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아직 <무산일기>를 보지못한터라, 영화의 무거운 삶의 분위기가 조금은 부담되지않을까도 싶었는데.. 왠걸이다, 영화가 3시간에 육박하는데도 전혀 지루함없이 그 <산다>의 삶의 이야기에 제대로 빠지고 온 느낌이다. 

주인공 '정철'은, 삶이 고되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는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친구녀석은 약간 모자라보인다. 주위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돈이고 뭐고 모든 책임을 탓한다. 그럼에도 정철은 산다, 어린 조카와 함께... 하나 남은 집을 다시금 짓으면서...

영화 <산다>의 주인공 '정철'의 삶은 너무도 고되보인다. 가족은 짐이고, 아는 지인들은 모두 그에게 돈만 내놓으라고 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 상황을 도망가고 벗어나서 혼자서 어떻게든지 살고볼텐데, '정철'은 그러지않는다. 그냥 묵묵하게 일만 할뿐이다. 가족을 버리는 일도 없고, 돈 달라고하는 사람들한테 크게 반항하지도 않는다. 이 사람, 조금 특별하게도 특이하게도 보였다. 

그의 강력한 삶의 의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거지?싶었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일단 산다, 삶을 살아낸다.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

본인은 3시간동안 꾸역꾸역 삶을 살아내는 '정철'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 주인공의 <강한 삶의 의지>는 어디서 나오는거야?" 그나 영화분위기를 보면, 무한긍정의 힘도 아니고, 그냥 삶을 살아낸다고 할 수 있을 뿐, 삶을 즐겁게 사는 인물도 아니었다. 그저 <살 뿐이다.> 그럼에도, 점점 그의 삶을 볼수록 그에게서 <삶의 의지>가 더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살겠다고 하는 인간적인 본능일 수도 있고, 모두가 자기를 탓해도 어린 조카 한명을 위해 열심히 사는 인물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중요치않다, 그것은 '정철'만이 알고있을테니. 더 중요한 건, 『삶의 강한 의지와 생명력, 그리고 노동』이라는 부분에서의 중요함을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 살아야겠다.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열심히 살아야겠다!"

박정범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분위기도 풍기지만, 그보다도 더 <거친 삶의 분위기>가 강하게 영화에 담겨져있다. 영화의 배경은 '강원도'이고, 영화제작에 있어서도 상당히 힘들어서 몇몇 스태프들이 도망갔다는 설도 있다. 본인이 봐도, 이 영화의 거친 숨소리와 겨울의 차가운 느낌은, 비단 만들어낸 영상과 느낌이 아니더라. 싶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다. 

그래도 삶은 살아내야하는 것.

<산다>, 50번의 시나리오 수정과, 4시간 반에서 166분짜리로 뼈를 깎는 수정을 통해 지금의 작품으로 나왔다는 박정범 감독의 말. 이 3시간짜리 영화 뒤에 원래 1시간 반이 더 있었다고 하는데, 결국 삶은 반복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긍정이든 비극이든. 뒷부분도 궁금해졌지만.. 일단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강하게 느낀건 <산다>라는 강력한 삶의 의지.였다. 원래는 <살다>였다고 하는데, 본인은 지금의 <산다>라는 강력한 의지표명의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