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여장부들의 밋밋한 카리스마 대결
★★★
한준희 감독의 4월 29일 개봉작 <차이나 타운>을 감상하였습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인상적인 필모를 쌓고 있는 여배우 '김혜수'와 슈퍼루키에서 이제는 제법 여배우 느낌이 나는 '김고은'이 만난 작품이죠. '여성중심의 느와르'로서 기대한만큼의 흥행력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작품이 갖고있는 의미가 워낙 커서 한번 감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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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중심의 느와르, <차이나타운>
영화 <차이나타운>은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이름이 '일영'인 아이와 일명 '엄마'로 통하는 무자비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쓸모 없어지면 가차없이 버려 버리는 차이나 타운의 지배자인 '엄마'는, 어린 나이임에도 싹수가 다른 오기가 보이는 '일영'을 거두고 이들은 식구가 됩니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석현'이 일영의 마음에 들어오면서, 석현을 지키려는 일영과 무자비한 엄마는 대립하게 되죠.
<차이나 타운>은 인물의 관계나 극의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로 보아 <화이>가 가장 많이 떠오릅니다. 한편, 갈등 양상이나 전개구조는 <달콤한 인생>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이 모든 기시감을 신선함으로 바꿔주는 것은 바로 이전에 없었던 '여성'을 중심으로 느와르라는 장르를 풀어나가기 때문입니다.
섹시함을 벗어던지고, 주근깨 그려넣은 얼굴에, 펑퍼짐한 엉덩이하며 삐져나온 옆구리살까지. 이전의 김혜수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몰골을 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목소리 내리깔며 대사를 치는데 그 카리스마가 대단합니다. 김고은 역시 순수한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여장부같은 강인함을 연신 뿜어대며 이후에 펼쳐질 무자비한 '카리스마vs 순수한 카리스마' 구도를 예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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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대립은 갈수록 밋밋해지고, 끝내 공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런닝타임을 채워갈수록 이들의 카리스마구도는 밋밋하고 심드렁합니다. 김혜수가 맡은 '엄마'라는 인물이 '차이나타운의 지배자'다운 면모를 서서히 비추면서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비해, 김고은의 일영이라는 인물은 연신 피를 흘려대며 주변인물들이 소모되는데도 그 존재감을 키워나가지 못합니다.
이에 더해 '차이나 타운'이라는 공간적배경부터 시작하여, 엄마를 둘러싼 모든 인물에서 '인위적인 냄새'가 풀풀 풍기고, 대사들이 하나같이 모두'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데, 느와르라는 장르를 감안해도 과잉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두 여자의 대립에 별 감흥이 없는데, 이러한 과잉된 설정들은 극의 후반에 와서는 지겹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단점들로 <차이나 타운>에 말하고자 한 바도 온전하게 전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완성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막힌 마음을 거둬버리리라 성찰한 일영에 대비해, 엄마의 마음을 조금씩 비추면서 맞이한 결말에는 뭉클함은 있었지만. 이 모든 과정이 '엄마'가 그러했듯, '일영'이 차이나 타운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라는 데에는 깊이 공감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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