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상해. 홍콩행 열차 속에서 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의 운명적 만남은 시작된다. 그러나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대만 최고의 가수 등려군을 좋아한다는 것과 자신의 꿈을 위해 홍콩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낯선 홍콩의 거리에 떨어진 두사람은 길잃은 유성처럼 서로 의지하고 그리고 사랑으로 빠진다. 그러나 소군에게는 홍콩에서 돈을 벌면 결혼하기로 한 소정이라는 약혼녀가 있었고, 이요에게는 돈을 벌어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겠다는 야심한 꿈이 있었다.

이요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장사를 시작하지만 실패하고, 빚을 지게 된다. 소군은 이런 이요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지만, 이요는 소군의 마음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런 이요에게 돈많은 암흑가 보스 표형이 나타나고, 조건없이 다가오는 소군의 천진한 사랑과 불안한 미래 속에 갈등하던 이요는 소군의 곁을 떠나고 만다. 1990년, 표의 애인이 된 이요는 소군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소군과 3년만에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소군의 곁에는 소정이라는 아내가 있고, 이요의 곁에는 표가 있다.

세월을 거스른 듯 서로의 감정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두사람은 자신들의 사랑을 위해 새로운 곳으로 도피를 계획한다. 그러나 이요의 애인에게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나고, 사랑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던 이요는 결국 표와 함께 떠나 버리는데.”

이것저것 볼만한 영화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첨밀밀’을 보게 된 이유는 특별하게 없다. 

그저 항상 그렇듯 이상한 변덕 때문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세하게 그 이유를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개봉 당시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었고(그 당시 홍콩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은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는)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첨밀밀’은 사랑에 관한 영화가 전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미들을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그리고 애정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 같다.

진가신

여명

장만옥

감독과 배우 그리고 이야기는 좋은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고, 홍콩에서 뉴욕까지 10년에 걸친 우정과 애정의 엇갈림은 누구나 눈여겨보게 만들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하든지 이 작품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순박한 남성과 무척 이재에 밝은 여성이 만나

어떤 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지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가고 서로를 멀리할 수 없게 되는지를 

그 다가섬의 과정과 헤어짐의 과정을

사랑과 이별의 반복과 행복한 결말을 잘 이끌어가고 있으며, 짜임새 있는 이야기 진행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잊기 어려운 작품으로 완성해내고 있는 것 같다.

각자가 생각하는 성공과 꿈이 무척 다르지만 서로가 좋아하는 가수(등려군)가 같다는 이유 하나가 얼마나 서로를 더욱 깊은 관계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만들어지고 느껴지는 감정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들과 곤란한 순간들에 충분히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의 사랑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들의 이별 또한 충분하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영화적이기만 한 재회도 무척 그럴 듯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상적인 결말이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남성에 대해서만 집중하기 마련인데, 다행히 ‘첨밀밀’은 (부족함을 느끼겠지만) 여성의 입장에 대해서도, 각자의 사정들과 이유들에 대해서 되도록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더 괜찮은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가지로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인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무척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 같다.

너무 늦게 보게 된 작품인데, 무척 이른 시기에 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기분으로 보게 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간절하다면 이뤄지는 것일까?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간절함을 갖고 살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전혀 다른 삶일 것 같다.

무엇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무엇이 맞는지 그른지에 대해서도 헷갈려지기만 할 정도로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만 할 정도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리 자랑할 수 있는 삶은 아니게 된 것 같다.

어떤 식으로 부끄러움을 변명할 수 있을지를

어떤 식으로 부끄러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는 삶이 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첨밀밀’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어버렸다.

참고 : 1. 그런 요란한 문신에 미키 마우스를 그려 넣을 용기를 쉽게 해낼 수 있을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솔직하면서도 순진한 그리고 수줍은 고백이진 않을까? 

       2.내 삶의 습성을 보아서는 아무래도 수도권을 넘어선 인연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게으름은 인연을 그런 식으로 비좁게 만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