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된 <촉촉한 오빠들> 여러 에피소드중에 2개를 봤다.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에게 힘을 주려고 아이들 눈에만 보이는 뽀로로.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 아는체 하지 말라는 종이와 함께

투병중인 아이들이 주사도 맞고 힘드니 이를 위해 뽀로로가 격려하는 내용이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눈물이 핑 돌기는 하더라.

아이의 아빠로서 보면서.

나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럼,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는것인가? ^^;;

오히려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것에 감동받고 눈물나오는 스타일.

누가 아프고 다쳤다고 찾아가서 괜찮냐고 하기보다

그저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취업이 난리라고 한다.

20대 청년들이 이 문제때문에 고민하고 노력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간다고.

나이를 먹어 그런지 만나는 층이 비슷하다.

내려가면 30대까지이고 올라가면 60대까지이다.

자연스럽게 청년들이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을 체감하지 못한다.

데이터나 가끔 나오는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볼 뿐이다.

한편으로는 나도 그런 경험을 다 했었고 그들만 겪는 힘듬이 아니라는 생각도 어느정도 갖고 있었다.

아직 내 아이들이 그런 나이가 아니라 덜 체감하는 것도 분명히 있을테고.

만나는 사람들이 취업이 걱정이 아닌 취업 후 먹고 살 걱정이 분들이라 

내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가 청년층까지는 확장되지 못했다.

알고 있었지만 면접하는 모습과 부모들이 나와 자녀들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보니

순간 찡한 감정은 들었다.

면접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 그런지 

자연스럽게 저렇게 대답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는 했다.

분명히 꼭 정답이 취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향도 있고

꼭 대기업만 정답도 아니고 수없이 각양각색의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인데.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고 어른들이 그런 이야기도 꽤 한다.

정작 그 친구들에게 말만 그렇게 하고

과연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그 길만이 없다고 이미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닌가?

이런 것도 있다고 청년들에게 알려주고 소개한 적이 있나?

오로지 이 길만이 정답이라고 득달같이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꼭 이걸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다른 선택의 대안이 없고 알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 아닌가?

기성세대가 나도 겪어봤다고 무조건 윽박지르고 노력하라고 독려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일단 현재 나와 있는 줄서기에 들어가서 줄서지 못하면 낙오자로 보는 실정에

다른 여러 줄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무엇인가 잘 못 된것이 아닐까?

분명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긴 여정중 일분라는 것을 알고 기성세대가 말하는 것이겠지만

어차피 지금 여기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에게 뭐라한단 말인가.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다른 여러 살아가는 걸어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역할아닐까도 생각한다.

회사, 시스템, 체계, 역할, 월급(돈), 편입...

이런 것들로 다양한 시야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 갈수록 암울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우리 윗세대가 자기 시간도 잊고 희생하며 일했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중간에 낀 세대지만 그래도 토익, 토플 같은 스펙같은 것은 따지지 않던 시대를 살았으니..

지금 친구들이 훨씬 더 똑똑하고 야물차지만 그저 좀 더 한 발 물러서 멀리 보는 법을 모를 뿐.

답 없는 이야기를 길게 했다.

자신들의 노력이 다들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해도 실망하지 말고 다시 또 했으면 한다.

인생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