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버럭,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
 장수마트를 지켜온 오랜 모범 직원인 그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은 넘쳐도 배려심, 다정함 따윈 잊은 지 오래다.
 그런 성칠의 앞집으로 이사 온 고운 외모의 ‘금님’.
 퉁명스러운 공세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혹스러워 하고, 그런 그에게 갑작스레 금님은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무심한 척 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성칠!
 장수마트 사장 ‘장수’는 비밀리에 성칠에게 첫 데이트를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성칠과 금님의 만남은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까지 알게 된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첫 데이트를 무사히 마친 성칠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금님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서 금님을 애타게 찾던 성칠은 자신만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

​

​감독 : 강제규 주연 : 박근형, 윤여정, 조진웅, 한지민

​

어설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길을 가다보면 수 없이 많은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다른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참 많은 생각들을 하죠. 영화 " 장수상회 " 는 늘그막이 우연찮게 찾아온 사랑에 또 한 번 설레임을 느끼는 어르신 성칠(박근형)과 금님(윤여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 영화는 " 태극기 휘날리며 " 와 " 마이웨이 " 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님의 로맨스 영화로, 아무래도 거친 영화들을 많이 해 오신 터라 잘 만들어질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 전에 제 블로그 첫 1000명 방문자수를 만들어 주었던 단편 영화 " 민우씨 오는 날 " 도 강제규 감독님께서 연출하셨는데 아무래도 단편이다 보니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 했었죠.

​

영화는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발랄하게 흘러갑니다.

​

까칠하다 못해 못되 보이기까지 하는 성칠의 모습은 영화 " 국제시장 " 의 덕수(황정민)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또한 영화 상에서 성칠이 이런 말을 하죠. 이렇게까지 살게 해 준 것이 누가 덕인 줄 아냐며.​

​

​


 

​

​

​왠지 모르게 나이 든 어르신들은 거의 저렇게 표현되는 것만 같아 좀 씁쓸하더군요.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사랑이 찾아 왔습니다. 떡을 가져다 주러 왔다가 혹시나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집 안까지 들어 온 금님을 오해한 성칠. 금님은 그런 성칠에게 꼭 저녁을 사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칠은 장수 마트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설레이는 마음은 여전하며, 자신에게 찾아 온 사랑을 바라 볼 수 있다고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길을 가다보면 정말 한 평생 함께 사신 듯 한데도 두 손 꼭 잡고서 신혼 부부와 다름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어르신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때가 많습니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사랑하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한 평생을 너만 바라보고 살아왔다는 어르신들의 사랑이 잘 묻어 나 있는 작품입니다.

그 비슷하게는 "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 가 있겠군요. 다큐이긴 하지만요.

​

하지만 영화 자체가 아주 괜찮지는 않습니다. 저기에 왜 저게 들어가 있나 싶을만큼 어색한 장면도 많으며, 코믹함을 바란 듯 하지만 코믹하지 않은 장면들도 있습니다. 또한 반전이라고 생각될만한 결말은 중반 쯤 갔을 때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 해집니다. 또한 성칠과 금님 말고는 그 외의 캐릭터들이 그다지 비중을 못 띄고 있는 것도 사실이여서 저 캐릭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문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너무 반전같은 결말을 내려다 보니 장면 하나와 대사 하나마저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동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너무 뒤에 치우쳐져 있다보니 앞 부분은 지루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며, 결말 또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름답고 슬펐습니다.

하지만 딱 그 뿐인 영화였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