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학교의 비밀을 미스터리 동호회 학생들이 파헤치려 하면서 벌어지는 공포스릴러다. 학교, 학원에 관한 괴담은 영화 소재로도 자주 등장할정도로 참 많다. 아마 각 학교마다 전설이 없는 학교가 있을까 싶을만큼?!ㅋ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간만에 내가 다녔던 학교들에 얽힌 괴담이 뭐가 있었던가.. 하고 생각을 했더랬다. 뭐.. 지금은 믿지 않지만; 그때만해도 그 이야기들이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무섭던지.. 아마 매일 하루 반나절을 보내야 하는 장소다보니 더 오싹했던게 아닐까 싶다. 암튼, 하필이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가 감추고 있는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이야기는 한 아이가 학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다 죽임을 당하고, 그 자리에 절대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문제아 전학생 태인이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학교에 도착하려면 반듯이 지나가야 하는 전나무 숲. 그 숲의 이름은 바람의 숲이었으나 사람들은 망각의 숲이라 부르기도 했다. 먼 옛날 한 나무꾼이 숲의 나무를 몇 그루 베어낸 일로 숲의 정령이 화가나 하얀 여우를 보내 나무꾼의 식솔들을 모두 죽였고, 그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나무꾼이 다시 숲으로 들어섰다가 한 여인을 만나 함께 살게된 일이 있었다. 어느날, 그 여인이 하얀 여우가 둔갑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여인은 여우가 되어 사라졌고 여우를 뒤쫓으려던 나무꾼은 단검 하나 들 기력조차 없는 노인이 되어 있었다는 숲의 전설로 여우는 바람이 만들어낸 환영이고, 사내는 바람에 홀려 숲에서 시간과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으니 망각의 숲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수백, 어쩌면 수천년의 시간이 흐른 후.. 그 숲을 지나는 산꼭대기에 전교생이 150명에 불과한 명문 사립 고등학교가 세워졌다. 그곳에 전학생 태인이 발을 들이게 된다.
그동안 수없이 사고를 치고 전학을 다녀야했던 태인에게 이 학교는 마지막이다. 대부분의 물품 반입도 되지 않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하는, 좀 수상쩍어 보이기도 하는 학교로의 전학은 전혀 반갑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경멸어린 시선과 다시 마주하느니 앞으로 남은 일년 반의 학교생활을 견뎌보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전나무 숲에서 마주친 이상한 남자와 처음 만난 학생주임과 교장에게서 느껴진 위화감은 이상한 두려움과 반감을 갖게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배정된 방, 침대 위 천장에서 실종되었다고 알려진 자신의 침대를 사용하던 아이 김은호가 숨겨놓은 것으로 보이는 노트를 한권 발견하게 된다. 첫날 마주친 자신을 아는 듯한 수지라는 여학생과 뜬금없이 나타나 사주풀이를 해대던 백석규라는 남학생, 그리고 룸메이트 최지원에게 이끌려 들어가게 된 이그니마(겉으로는 미스터리 소설 연구회 같은 구실을 내세우고 있지만, 본래의 목적은 학교의 비밀에 접근하는 것.) 클럽에서 만나게 된 이유미, 정철민, 박대진.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었던 태인이었지만, 은호의 노트를 읽어갈수록 무서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되고 결국 학교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일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드러난 진실. 태인은 믿기 힘든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전설이 실제가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 진실에 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전설은 전설로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일어난다는 생각은.. 정말 끔찍하니까;; (예를 들면, 12시 종이 땡 치면 학교 동상이 일어나 돌아다닌다던지, 학교 등나무가 모두 뱀이 되어 학교를 돌아다닌다던지, 죽은 친구가 학교에 자꾸 나타난다던지 등등 무서운 이야기 투성이니까!!!;;) 사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건 귀신이 아니라 사람. 수천년간 비밀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은 인간이 자처한 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뒤엎어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 것도 인간.... 참 아이러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