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2014 공연 리뷰 NO.40

"중국 뮤지컬을 처음 접하고, 실력에 놀라다." ​ 

'제인 에어'라는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찾은 세종문화회관. 중국 창작뮤지컬로 책이나 영화로도 이미 만들어진바 있는 '제인 에어'를 무대에 올렸다. (이런경우에 정확히 창작뮤지컬이 맞는걸까?) 아직까지 중국 뮤지컬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중국관련 공연이라면 예전에 경극을 한번 본것같긴 하다. 가면을 빠르게 바꿔치기하는 퍼포먼스 공연도 본듯하고... 모두 중국스러운 공연문화만 즐겼는데 '제인 에어'는 일단 주 활동무대가 영국이기때문에 더 궁금했다. 중국스러운 문화가 아닌 뮤지컬 그 자체로 우리나라 뮤지컬과 비교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되었기에 나름 각오를 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 ㅎㅎㅎㅎㅎㅎ

진짜 소리나는 그대로 ㅎㅎㅎㅎ 인가보다.

곡선도 미소짓는 입처럼 보이고~

전에는 못본것 같은데 낯선 조형물이 있길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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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세종 M씨어터

오른쪽의 세종 체임버홀 역시 비슷한 크기의 중극장이다.

체임버홀도 몇번 가봤는데 뮤지컬보다는 음악회에 어울리는 공연장.

M씨어터는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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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월이 없어서 다들 이곳에서 인증샷을

9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밖에 안하는 공연이라서​ 그런지 포토월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포스터를 뭉텅이로 붙여놓은 벽면에 사람들이 자연스레 임시 포토월처럼 되어버렸다. 역시 한국사람들은 인증샷을 못찍으면 막 불안하고 그런지도 모르겠다.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좌석배치도

큰 공연장은 아니지만 중극장 크기에 시설도 ​매우 좋다.

좌석 간격이나 앞사람과의 높이차이도 만족스러웠다.

아이들을 위한 보조쿠션 등 편의시설도 준비되어 있었다.

창작 뮤지컬이라고는 했지만 스토리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제인 에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중국에서 뮤지컬로서 탄생시킨게 의미가 있는거지 스토리를 크게 각색하진 않은듯 하다.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란 제인 에어가 가정교사로 있던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연을 그렸다. 안타까운 상황을 이겨내고 진실한 사랑을 찾아나서는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모습. 솔직히 많이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등장하지만 공연의 특성이다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정통 뮤지컬'스러운 연출도 여지없이 등장하고, 오페라와 비슷한 느낌의 연출도 함께 보여진다. 여기저기 현대적인 뮤지컬의 장점들을 모아놓은 느낌이 강하다. 창작뮤지컬이지만 특별하게 새로운 장치는 없었다. 무난하게 즐길만한 수준의 공연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배우들의 실력이 연출과 기획의도를 넘어선다. 성악가 출신이 아닐까 궁금하게 만드는 여주인공 '제인 에어'와 남주인공 '로체스터'의 노래실력만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사실, 아무리 화려한 무대와 소품을 보여준다한들 주인공들의 노래실력이 형편없다면 아무소용 없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건 역시나 노래! 그런부분에 있어서는 성공적인 공연이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대사에서 노래로 넘어갈때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 자꾸 반복되던 1막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이 비춰졌다. 

▲ 극장로비에서 바라본 세종문화회관 전경

(인터미션 15분 때 로비에서 쉬면서 감상했다.)

▲ 광화문에서는 행사가 준비중

'5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라고 써있다.

뒤에는 세종대왕님 동상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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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분짜리 공연이고 중간에 인터미션이 준비되어 있다. 1막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있으면 절로 '이제 곧 인터미션 이겠구나.'하는걸 느낄 수 있는 연출을 보여준다. (청소를 반드시 해야만 할것같은 연출) 제인에어의 제대로된 이야기는 2막에서부터 시작된다. 1막은 솔직히 지루한감이 있어서 중간 대사 부분에선 살짝 졸기도 했다.(양심고백) 대사가 중국어인데다 자막과 함께 보기엔 피로감이 꽤 있었다. 무대도 상당히 어두워서 자막이 그렇게 잘 보이지도 않았던 이유도 있다. 

하지만 2막에선 졸릴틈없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굳이 자막을 보지 않더라도 어떤 내용으로 흘러가는지 알기 쉽게 표현했고, 제인 에어의 노래에 흠뻑 빠져버려서 자막을 볼 여유따윈 없었다. 그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건 역시나 '메이슨'의 등장. 누군지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인지도 있는 아이돌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주인공들과 너무도 대비되는 노래실력이었다. 솔직히 그렇다면 비주얼이라도 확 눈에 띄었으면 이해가 갈텐데... 어떻게 캐스팅이 된건지 궁금한 배우였다. (자주 볼일도 없을테니 자세한 프로필 찾는일은 애초에 포기.)

그 외에는 제인에어와 로체스터의 앙상블이 끝까지 멋지게 이어졌던 수준높은 2막이었다. 그래서인지 공연이 끝난 후에 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박수소리에 하트까지 그려주던 관객들. 물론, 나역시 노래실력만 놓고 본다면 매우 만족스런 무대였다. 넘버 자체는 어디서 들은듯한 멜로디가 많이 나와서 그냥그랬지만 여배우의 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몽달귀신처럼 나와버린 커튼콜 영상

워낙에 짧게하는 공연이라 관련기사도 거의 없고,

배우들 프로필을 찾아보는것도 쉽지 않다.

얼굴이나 노래라도 조금 들려주고 싶은데 조명때문에...

후반부에 노래가 짤막하게 나온다.

정말 모든걸 떠나서 남녀 두 주인공의 

노래실력은 놀랄만했다.

중국의 뮤지컬 수준에 대해서도 기대이상이라 놀라웠다.

게다가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면에선

관객들이 다시한번 놀랐다.

발음은 알아듣기 조금 힘들었지만~

팬서비스를 많이 준비한듯 하다.

저녁 공연이었다면 배우들을 로비에서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혹시나 나오지 않을까 기다리다가 공연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