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공중파보다는 케이블에서 하는 드라마를 더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실제적으로 tvN에서 하는 드라마다. 그런 이유는 사실 공중파와 달리 재방송을 일주일동안 열심히 틀어주니 방송을 돌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시청을 하게 된다. 꼭 본방송으로 보지 않아도 일주일 내내 평일에 하는 방송 중에 하나를 골라 보면 된다. 공중파에서는 재방소도 잘 골라 찾아 봐야 하는데 반해 하루에 한 번은 재방송을 하니 시간날 때 보면 된다.

아직까지, 공중파에서는 주인공보다는 비중있는 주조연 역할에 머물고 있지만 서인국은 케이블쪽에서는 엄연한 주인공으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청률도 꽤 많이 보장한다.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떠서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내가 지켜보고 키운다는 감정이 많이 이입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이하나는 데뷔한지가 꽤 되는데도 여전히 참신한 매력이 유지되고 있는 특이한 배우이다. 그만큼 다작을 하지 않았고 출연한 작품들이 아직까지 빵 뜨지 못한 측면도 있다.

고교생이 회사원이 된다는 설정은 이미 비슷한 많이 있지만 영화 '빅'에서부터 판타지적인 요소로 결합이 되었는데 이번 '고교처세왕'은 현실적인 드라마였다. 스카웃된 본부장이 갑자기 오지 않자 그의 집에서 똑같이 생긴 고등학생 동생에서 잠시 대타로 출근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드라마는 시작된다. 아이스하키를 하는 고등학생이 - 이런 설정은 몸은 좋고 머리는 좀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 출근만 하면 알아서 나머지 사람들이 채워주려고 한다.

사람 일이라는 것은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워낙 밝은 성격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보니 회의에 참석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어기고 고등학생 다운 발상을 이야기하지만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참신한 이야기라 주목을 받게 된다. 같이 근무하는 비서역할을 하는 여직원과는 점점 감정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비서의 여동생이 바로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서인국을 쫓아다닌다.

그 회사에는 사장의 아들이 다니지만 본가의 자식이 아니라 숨기고 있는데 이 인물이 바로 서인국과 경쟁관계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지만 어디서 굴러온 서인국이 아버지의 관심과 인정을 받는 것에 사사건건 둘은 부딪친다. 더구나, 관심조차 없었던 이하나까지 점점 마음에 들면서 둘의 관계는 더더욱 꼬이고 라이벌 관계가 되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부추긴다. 대체적으로 드라마의 내용이 이와같다.

드라마의 장르를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바로 '코믹 오피스 활극'이다.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코믹이라는 말에 집중하면 된다. 이 드라마는 무거운 정극이 아니다. 시트콤과 같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는 시종일관 코믹한 요소들이 나오고 즐겁게 볼 수 있다.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바로 서인국이지만 그 주변 인물들도 하나같이 진지한 모습보다는 다소 과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게 매력이다.

코믹 드라마라고 오버스러운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자체에 각자 자신의 캐릭터에 가장 충실한 연기를 펼치다보니 재미가 있는데 서인국 진영에 있는 인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는 요소를 보여준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문하는 직원들이며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임원진이나 학교 친구들까지도 등장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재미있는 상황으로 즐겁게 해 줄까하는 기대마저 생길 정도였다. 더구나,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합이 맞아가면서 캐미가 폭발해서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상황극을 펼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드라마는 후반으로 가면서 대부분의 드라마처럼 코믹적인 요소보다는 로맨스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다소 처지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고교처세왕'은 재미있는 상황 설정은 계속 유지되면서 로맨스가 부각되어 그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서인국이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발각되지만 그 부분을 서로 알게 되면서 벌여지는 소동도 의외로 긴장감도 유지되면서 코믹적인 요소도 부각되며 지금까지 라이벌이었던 서인국과 이수혁이 형동생으로 지내는 것도 함께 이뤄지며 그 둘이 또 형 동생하며 아주 잠시 라이벌이 아닌 형제의 케믹도 제법 괜찮았다.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이하나와 서인국의 나이차가 10살이 된다는 사실이 아주 아주 색달랐는데 그게 또 하나의 재미적인 극 후반의 요소였다. 워낙, 이하나가 어려보이고 여전히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던 듯 하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월요일, 화요일에 똑같이 경쟁을 했다면 시청률 1위에 오르지 않았을까 한다. 영악하게도 월화 11시에 케이블에서 하는 드라마라서 직접적인 경쟁은 피했지만.

1인 2역의 서인국은 다소 보완이 필요해보였지만 고등학생의 서인국은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이하나는 잠시 뜸했던 자신의 작품세계를 다시 새롭게 선 보일 수 있는 기회였고 한 가지 이미지로 다소 고착되는 우려가 드는 이수혁은 그래도 자신의 이미지답게 연기를 잘 했다. 케이블 드라마는 신인배우들을 적절하게 잘 선택해서 오히려 연기력 논란이 있는 아이돌 연기자보다는 훨씬 더 좋은 편이다. 

무더운 여름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드라마가 끝이 나서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