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칼럼(대중문화) - 여성포털이지데이

소재가 참 특이한 드리마가 닥터 이방인이다. 의학 드라마는 그동안 다양하게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외과였다. 그 중에서도 흉부외과나 응급실이 대다수이다. 아무래도, 시청자들의 관심도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위급사항이 많이 나와야 하다보니 중요도에서는 가장 높은데 한국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인 외과가 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외과가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의사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높은 비용에 비해 받는 돈이 적어 병원에서 기피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닥터 이방인'은 역시나 외과 의사들이 이야기지만 특이하게도 북한에서 건너온 의사 이야기에 복수 드라마가 섞여 있고 권력의 정쟁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 상당히 복잡한 드라마이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수술 장면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고 소재로써 세세하게 묘사되지는 않는다. 제작사에서도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적인 내용은 한국 최고의 의사가 의료소송 문제와 이익 문제로 북한으로 갔다가 거기서 죽음을 당하고 그 아들이 의료기술을 전부 이어 받아 한국으로 탈출한다. 당시에 음모를 꾸민 병원에 들어가고 이를 꾸민 현재의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다시 이용하려 한다. 이미 병원에서 근무한 최고 의사는 사실 복수를 꿈꾸며 병원 이사장을 심판하려 한다. 이 와중에 북한에서 사랑을 나눈 여인은 마취 의사로 넘어오고 이사장의 딸은 의사로 근무하면서 4명이 복잡하게 엮이고 섥이면서 내용이 이뤄진다.

의학드라마가 어느 정도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매주마다 최소한 한 건의 위기사항이 오로지 환자로 인해 생긴다. 병원내에서 권력 다툼이 여기서 첨가제로 뿌려지면 내용은 더욱 풍성해진다. 그런데, 여기에 간첩으로 의심되는 의사와 복수를 꿈꾸는 의사가 있으니 내용은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미국에서 의학기술을 배운 의사보다 북한에서 의학기술을 배운 의사가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은 다소 믿기 어렵다.

다른 의학 드라마를 본 경험을 볼 때 훌륭한 의사란 이론습득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임상사례와 수술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할 때 북한보다는 미국이 훨씬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이론과 경험이 축적되었을 것이라 본다. 실제로 일부 암 수술은 국내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암이니 그럴 것이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 넘어온 의사가 병원 내에서 최고라니..

타이틀 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종석이 원탑 주인공이다. 나머지 박해진, 진세연, 강소라는 주인공에 버금가는 주인공이다. 왜냐하면 다른 인물들은 이종석이 사라지면 전혀 내용이 전개되지 않는 인물들이지만 다른 인물들은 사라져도 드라마의 내용에 큰 지장은 없다. 얼마든지, 내용 변경이 가능하다. 그만큼 이종석의 역할이 중요한데 어느순간 이렇게 원탑 주인공을 맡을만큼 이종석이 컸나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박해진은 구설수(?)로 자숙의 기간을 지낸 후에 본격적으로 끊임없이 연기를 펼치고 있는데 이번 역할보다는 '별그대'의 연기가 더 맘에 들고 좀 더 그쪽으로 했으면 어떨까 싶다. 강소라는 아직까지는 다소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역을 맡지 못한 듯 한데 이번 역할도 다소 그렇다. 진세연은 시대극의 이미지가 좀 있고 이번에 처음으로 연기를 보게 되었는데 꽤 많은 연기논란이 있던데 내가 볼 때는 연기논란이라 할만큼은 아닌 듯 싶은데 예뻐서 받는 듯 하다.

윤보라는 처음으로 드라마의 출연인 듯 한데 뭐 워낙 대사 짧고 살짝 살짝 나오는 역할이라 딱히 논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충분한 가능성이 보여줬다. 정인기씨 같은 경우에는 닥터 이방인 초기와 '갑동이'이 말미가 겹친 것으로 아는데 갑동이의 그 멋진 역할의 주인공이 여기서 요 정도로만 활용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 외에 김상호씨 같은 경우는 대본이 너무 밋밋하게 그려주다보니 본인의 연기를 충분히 보여줄 기회조차도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드라마의 내용은 의학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억지 설정이 많이 보였다. 이종석과 박해진의 대결을 할 때 이종석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너무 과도하게 밀어부친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의료진이고 의학 드라마인데 저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환자의 목숨을 갖고 거의 죽어도 좋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방해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마지막 회에 가서 박해진이 거의 출연하지 않고 이어지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드라마는 의학을 소재로 한 사랑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복수를 꿈꿨지만 사랑으로 포기한 의사, 권력자의 음모에 자신의 인생이 변했지만 이를 바로 잡으려고 헌신하는 여자와 그만 바라보는 의사와 두 의사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의사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다양한 파생 이야기가 흘러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오히려 재미라는 캐미적인 요소는 좀 더 많이 나왔다. 남녀 네명의 주인공이 아직은 극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끌고 가기에는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색적인 드라마라서 관심이 갖고 틈틈이 보게 되었는데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게 구성한 장치들이 후반에 가서 다소 어이없게 해결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개인적으로는 진세연의 연기를 처음 본 작품인데 난 좋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