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과 폭력으로 물든 도시 방콕에서 복싱장을 운영하는 ‘줄리안’(라이언 고슬링)은 마약밀매를 하던 형 ‘빌리’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 나선다. 아들의 장례식을 위해 방콕으로 온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은 ‘줄리안’에게 형을 죽인 사람을 찾아 당장 죽일 것을 지시한다. ‘빌리’의 죽음의 이유를 찾던 ‘줄리안’은 형의 죽음의 배후에 ‘악마’라 불리는 전직 경찰 ‘챙’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4759

참고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75&rid=&contents_id=63791

악마를 만나러 갈 시간이야

분명 ‘드라이브’는 괜찮은 작품이었다.

단지 괜찮다... 는 평가보다는 좀 더 후한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작품이지만 어쩐지 일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호들갑스러운 반응 때문에 덩달아 그러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반응하게 되지만 ‘드라이브’가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기억도 잘 나지 않아서 다시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어쨌든 좋은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드라이브’로 엄청난 성공을 경험한 니콜라스 윈딩 레픈과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금 함께한 ‘온리 갓 포기브스’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평가가 좀 갈리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좋지 않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어떤 이들은 겉멋만 잔뜩 든 형편없는 작품이라는 평가까지 할 정도인데... 개인적으로도 그다지 좋지 않은 평가에 동의하고 어쩐지 거창함으로 가득하기는 하지만 뭔가 구색이 갖춰지지 않게 느껴져 공허함이 가득한 것 같기에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과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것 같은, 예술성을 살린 장면이라고 주장할만한 장면들에 어째서 그런 방식으로 담아냈을지 궁금증을 느끼기는 하지만 딱히 그런 호기심에 몰두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결과물이었다.

다만,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하게 만들고,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그런 장면들을 연출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것 같았는데, 영화가 끝나면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에게 헌정한다는 문구가 신경 쓰여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되니 조금이나마 그 의도를 알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온리...’를 새롭게 보게 되거나 탁월한 작품이라고 재평가하게 되지는 않게 된다.

다만, 어떤 예술적 야심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심각한 각오 속에서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드라이브’와 같은 작품이 아닌 온갖 예술적 야심으로 가득한 알다가도 모를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종의 한풀이였을 것 같다.

태국의 방콕을 배경으로 하는 ‘온리...’는 라이언 고슬링을 포함한 배우들의 온갖 무표정함이 기억에 남게 되고, 마네킹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등장인물들은 인공적으로 배치되어 (미세한) 움직임을 만들고 있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는 이끌어지고 있다.

가라앉고 정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움직임은 무척 무겁게만 느껴지고 있고, 그렇게 철저하게 절제되고 통제된 장면들 속에서 인공적인 모습을 최대한 강조하며 등장인물들은 마네킹-인형과 같은 굳고 경직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신체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강박이 유난스럽다고 말하게 될 정도로, 혹은 거슬린다는 말을 하게 될 정도로 강조되고 있고, 이야기의 진행과 흐름에는 도통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도 붉은색으로 가득한 화면과 자극적인 장면들, 어둠과 밤에 대해서는 집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중독된 것처럼 빠져들고 있다.

남성성에 대한 냉소와 강조

어머니-여성에 대한 뭔가 삐딱하고 뒤틀어진 시선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그게 아니면 인정해주고 싶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시켜주고 싶은 것인지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 등장인물들

정지된 장면들 사이에서 느닷없는 격렬함을 보여주는 장면들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다뤄내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무언가를 언급하려는 것 같지만 그걸 알아채기도 어렵고 그런 것인지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이처럼 ‘온리...’는 무언가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하질 않고 있고, 그저 각각의 장면들을 통해서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무언가를 의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말다가고 한다.

실제로 그런 것들을 해내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알 수 없고... 그걸 알려고 노력하게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겉모양만 가득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으로 가득하다는 평가는 설득력이 있게 느껴진다.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서로에게 겨누는 폭력이 점점 더 더해지고 거칠어지고 과격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지만 결국 그 폭력을 수습하는 방식은 조금은 전형적인 결론처럼 느껴지는 먼저 폭력을 거둬들인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더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그러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그러기를 멈춰버린다.

어쩐지 복수를 말하고 있는 작품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폭력 그 자체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려줄 생각도 없고 알고 있기나 한 것인지도 의문이 들기 때문에 폭력 그 자체를 바라보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머물게 될 뿐이다.

다만, 이런 저런 불만들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액션의 구성에 있어서는 여전히 인상적이고 빼어난 순간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긴장감으로 가득한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별것 아닌 장면들도 불길함으로 가득하게 느껴지고 있어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어떤 식으로 자극을 만들어내고 긴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출을 할 수 있는지 무척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거기다 액션을 담아내는 것이 과연 저게 액션인지 공포인지 헷갈려질 정도고, 잔혹하다는 말이 쉽게 입에서 흘러나올 정도로 자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공격성으로 가득하고 과잉으로 가득한 장면들을 절제된 방식으로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지만) 세련되게 담아내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뭔가 야심으로 가득하기는 하지만...

어쩐지 그 야심을 어떻게 작품에 녹여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마음껏 담아내고 싶은 장면들을 이어붙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걸 노렸다면... 성공했다고 말하게 되지만... 그걸 보면서 환호하지는 못할 것 같다.

참고 : 태국에는 예쁜 여성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