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신과 사람의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의 헤라클래스, 그리스로마 신화 중 가장 남성적인 매력을 뿜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환타지 액션 영화 <헤라클래스:레전즈 비긴즈> 관람했습니다.
하도 평점이 낮아 기대치를 바닥으로 내려놓아서인지 그만큼 실망적이진 않더군요 ㅋㅋ 저에게 역시 영화평점은 기대치가 중요하다는 걸 입증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일단은 가장 중요한 남자주인공이 미남은 아니잖아요, 열심히 식스팩을 만든 듯은 보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몸매는 아니고, 고전을 좋아하는 동반자와의 취향 때문에 용서가 되는 것이지 그다지 비주얼도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요새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따오지 않더라도 영웅은 많잖아요, DC코믹스의 배트맨, 마블사의 어벤져스 멤버들, 외에도 X맨같은 돌연변이 영웅들도 있고...그래서, 한때는 잘나갔던 그리스 신들의 수장 제우스의 아들이라할지라도 그 희소성과 가치가 21세기 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더이상 환상적이거나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40년간 '헤라클래스'가 실사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지 못한 이유겠죠.
일단은 비주얼에서 처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리뷰어들이 혹평을 해주신 것처럼 반인반신의 헤라클래스의 '인성'만이 강조되어 '신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겨우 돌채찍이나 번개칼 정도로 '신의 아들'임을 입증하려고 했다는 것이 '더 강하고 더 강렬한 것을 기대하는' 영화의 올드팬들을 감동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삼손'을 보는 듯도 하고, 예전에 '엑스카리버' 내지는 '스타워즈' 패러디로도 보이더군요.
차라리 헤라클래스의 모친과 여친이 헤어나 의상으로 여성미와 좀 나은 미술을 보여주는 것도 같으나 만족할만한 완성도는 아니었습니다. 부족한 CG부터 어색한 느낌 버릴 수가 없었어요, 이것이 <월드워z>와 <그래비티> 제작진의 영화인가? 그냥 고전을 좋아하는 영화팬으로 한눈 감고 봐줄만 했죠.
모든 영웅신화가 그렇듯이 성경과 비슷한 모티브를 갖고 있는 것은 '너는 신의 아들이다, 너는 특별하다... 아버지 제게 힘을 주소서!' or '신은 항상 네 곁에 있었으나 네가 그분을 인정하지 않아 너의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다, 너는 연애 따위에 마음 쓰지 말고 더 장대한 일을 해내야한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수퍼 울트라 초특급 히어로가 나와 난세를 평정해줄 것을 바라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은 동서고금 같은 것 같습니다.
헤라클래스의 스토리는 이미 다 알고있는 내용인데 더이상 패러디나 왜곡 없이 그냥그냥, 구성도 그냥그냥, 오프닝부터 <300>과 비슷한 느낌은 받았는데 그에 미치지는 못하였고, 식상한 로맨스 소재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고 원치 않는 결혼으로 평생을 괴로워한다'는 만고불변의 법칙 또한 다시한번 확인했고, '권선징악'이라는 고전의 주제를 답습하였으니 영화의 기본공식에 조금은 충족한 것 같습니다.
'왕들의 살해자'라 불리는 헤라클래스의 아버지의 인간영웅으로서의 성취와 (남의 자식을 낳은 왕비를 보며)남자로서의 질투심, 헤라클래스가 신의 아들임이 드러나기까지의 진정성이 더 강조되었으면 훨씬 깊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영화의 구성요소를 너무 대충대충 섞어놓아서 아쉬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