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 주인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집어 들게 될 제목이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 주인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좋은 책들만 골라서 판다는 것일까?
정말 어디엔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책방으로 다가온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통해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왠지 책방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치가 생겼다.
이 책도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한껏 기대를 하며 펼쳤다.
역시나 한껏 기대를 하면 기대만큼의 만족도를 느끼기엔 힘든 것 같다.
프랑스 엘뤼 도서상 수상작가 레지 드 사 모레이라의 대표작.
수상작가의 책이기에 당연히 감동적이다! 멋지다!라는 말을 연발해야 좀 있어 보이긴 할 텐데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모호한 이야기에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라는 의문이 남는다.
"아름다운 말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
이라는 띠지의 말에 오롯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는 않는다.
대신 뿌득뿌득뿌득 책방에 문이 열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독특한 책방 주인의 모습은 뇌리에 인상적으로 남았다.
정감 가는 책방을 좋아하고 그런 책방에 단골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 주인이 운영하는 책방에 한번 가보고 싶을 것이다.
24시간 언제든지 열려있는 책방.
내가 원하는 책을 말하면 거침없이 골라주는 책방 주인이 도대체 어떤 책을 건넬지 궁금해진다.
딱히 어떤 책이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해주는 이야기를 알려줄 것만 같다.
책과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주 흥미로운 곳이다.
24시간 책방 문을 열면서 음식도 먹지 않는다. 오로지 허브차만 마신다.
차 마시고 책 읽고 자고를 반복하는 삶을 사는 책방 주인.
그렇다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지도 않는다.
책을 보다 문득 누군가가 떠오르거나 누군가를 떠올릴 때 책의 문구가 생각난다면
거침없이 그 책의 페이지를 뜯어 보내준다. 정말 과감하다.
책을 읽을 때는 책이 둥둥 떠다니고 모호한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오히려 모호한 책방에 매력이 느껴지는 참 묘한 책이다.
서가에 덩그마니 혼자 있는 책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책에 실린
예쁜 사진들 중 한 장이 떠올랐다. 그는 자신의 예쁜 누이들 중 하나를 생각했고,
책을 펼쳐서 단번에 사진이 있는 페이지를 찾아내 그 페이지를 찢었다.
"넌 이제 혼자가 아니야."
책방 주인은 책에게 말하고 위층에 가져다 놓았다. - 97page
떠올릴수록 참 멋져 보이는 장면이다.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을 정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