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아 Noah>는 모두가 아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블랙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식으로 판타지 바이블 (Bible) 블럭버스터로 만든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노아의 방주' 스토리를 갖고있지만, 보다보면 그것보다'지구종말에 놓인 한 가족의 이야기'같고, 돋보이는 건 이야기보다 영상미적인 볼거리입니다.
[줄거리] 인간의 죄악을 보고 신께서 세상을 멸하고 정화할 대홍수를 내립니다. 신의 계시를 받은 '노아'는 그에 대비해 '노아의 방주'를 짓기시작하고.. 그곳에 태울 것은 모든 존재의 암수 한쌍과 노아의 가족뿐. 이에 타기위해, 사람들의 침략이 시작되고, 이내 대홍수가 벌어지는데...
일단, 저는 139분동안 영화를 흥미롭게 몰입해서 본 편입니다. '노아의 방주'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지식 정도로만 알고있었기에, 이야기나 등장인물관계를 중시해서 흥미롭게 보았으며, 이미 해외평을 통해 영화 <노아>가 성경 등을 충실하게 해석하기보다, 감독의 뜻에 따라 자유롭게 만들어서 이미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도 들었기에, 더욱 부담없이 보았습니다. 저의 감상은 그 중간쯤에 서있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인간의 죄에 대한 심판은 공감,
노아 내 가족대립은 조금 아리송한 감.
장시간을 이끌어가는건 역시 '중심의 스토리 - 그 중에서도 2가지'입니다. 전반은 인간의 죄에 대한 부분/ 후반은 노아의 가족간의 대립입니다. 결국 '사람'이야기인데요, 그 갈등관계가 이어지면서 몰입감을 더합니다.
아담과 이브부터 시작해, 낮과 밤이 생겨나고, 인간을 창조주가 만들고.. 이 부분을 영상적으로 표현한 뒤, <인간의 죄>에 대해 그려지는 부분은 -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행태를 보면 어느정도 공감이 됩니다. 인간의 잘못된 의지와 폭력성이 세상을 멸하게하고있다는 것, 그리고 마치 자신이 신인것처럼 행하는 자들까지,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게되고, '대홍수'까지 어느정도 달려갑니다.
하지만, 후반가서의 <노아가족간의 대립>은 음.. 조금 아리송한 감이 있더군요.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이 있는데, 배 안에서의 생존과 새 생명의 탄생 등을 두고 대립을 벌이는 게, 뭐랄까.. 그냥 '지리멸렬한 가족싸움'정도로 길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노아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해도 그의 가족만 배안에 타게됨으로, 또 한번의 인간의 각자의 욕망과 욕구대립이 일어납니다. 노아 vs 가족(+1)의 대립으로 이어지는데... 전 솔직히 노아의 정의(Justice) 쪽으로 마음이 가더군요. 물론 누구나 죽기 싫지만, 그들 가족만 살기엔, 밖에 온 사람은 죽어나갔는데... 뭐 이런 생각으로요. 아무튼, 이 부분만이 중점은 아닌 것 같았는데 후반에서 상당히 오래 그린 듯 했습니다.
영화에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이 주는 긴장감,
배우들의 호연기와 적절한 캐스팅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이 영화에는 성서에는 나오지않는 새로운 인물이 2명 있는데요. 바로 '일라 (엠마 왓슨)'와 '두발 가인 (레이 윈스턴)'입니다. 성경에선 세 며느리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일라' 한명으로 응축되어 새롭게 등장하구요, 노아의 적 '두발 가인' 역시 성경에는 없지만 최초로 살인을 저지르는 '카인의 후손'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모두 극 중에서 중요한 역할입니다.
배우로는, '러셀 크로우'가 끝까지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노아'역으로 묵직하게 잘 연기해주었습니다. 그가 아니면 누가 했을까싶더군요. 제니퍼 코넬리도 좋았고.. 의외로 새롭게 눈에 띄던 인물은 앞에서 말한 '일라'역의 '엠마 왓슨' - <해리포터> 이후 새로운 그녀의 대표작이 되지않을까싶더군요. 그리고 노아의 둘째아들 '함'역의 '로건 레먼' - 그 역시 <퍼시 잭슨><월 플라워> 이후 가장 인상적인 역할을, 끝까지 아버지 '노아'와 맞서는 내부인물로 나옵니다.
노아의 방주 스토리가 주는 깊은 울림보다,
그 설정을 적절히 활용한 판타지 바이블 블럭버스터의 느낌.
전체적으로 보면, <노아의 방주> 스토리를 중심에 두고 약간의 변주를 해가며,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상미와 볼거리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 보고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게 일단 영상적인 볼거리.거든요. 특히 모두가 기대하는 <노아의 방주 구축>장면은 흥미로워서도 눈여겨보게되고, 실제로 <대홍수>장면은 여느 재난영화못지않게 진행됩니다.
다보고나면, 몇몇 생각은 하게만들지만, 깊게 생각하기보다, 먼저 영상미와 볼거리가 치고 들어오기때문에, 결국 어느정도는 오락영화물로 볼수밖에 없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전 부담없이 볼수있어서 좋았구요, 아마도 종교적인 입장에서는 반대로 보지않으실까 싶네요. 판타지 바이블 (Bible) 블럭버스터 정도로 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NoaH
1) 극 중 '감시자들 (The Watcher)'로 나오는 바위돌 캐릭터들은 보자마자 <트랜스포머>가 생각나더군요;
2)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상미와 부분이 매우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전 이 영화를 보면서 그의 2006년작 <천년을 흐르는 사랑 The Fountain>의 영상이 가장 많이 생각났습니다. 매우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3) 중간에 가족마저 저버리려는 '노아'의 캐릭터성이, 의롭고 정의로운 자의 노아 이미지를 살짝 배반하는듯한 느낌으로 그려지는듯도 하더군요. 물론 인간적인 고뇌를 하지만, '정의'를 중심에 둔 그가, 살짝 가족중심주의 관점에서 볼땐 그렇게 보여지는듯도 하더군요.
4) 영화의 마지막, 나이든 노아가 술취해서 벌거벗은채로 해변가에 누워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장면은, 실제로 성경에 노년에 포도주를 먹고 술취함으로 벌거벗고 눕는 추태를 보임 - 아무리 의로운 자라 할지라도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나와있다고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