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2014 공연 리뷰 NO.18

연애

누군가에겐 쉬워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수많은 남녀들의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을거다.

누구나 연애의 비법을 알고싶어서 갈망할테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기위해 무슨짓이든 할지도 모른다.

창작 뮤지컬 <미친연애>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연애의 고수되기(?) 프로젝트는 아닐까.

이런 거창한 수식어로 홍보를 시작한 뮤지컬 <미친연애>는 단순히 달달한 로멘틱 코미디 작품은 아니다. 외모 지상주의와 나쁜남자 콤플렉스에 걸린 여성들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는 현실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최근에는 '픽업 아티스트'라는 어이없는 직업도 등장해서 연애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고 한다. 크게 대단한 지식과 정보도 아닌것을 가지고 고액의 수업료를 챙기고 있다는 제보때문에 뉴스에도 나온적 있는 실화이다. 물론, 연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것이 정말로 연애가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희망일수도 있겠지만...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후에 너도나도 '픽업 아티스트'라며 가짜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이제는 누굴 믿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순수한 목적으로 연애 코칭을 하고, 약간의 수고비는 받을 수 있겠지만 순진한 사람들의 돈을 목적으로 사기를 치는건 주의해야 할것같다.

하지만 <미친연애>에 등장하는 주인공 '최정'은 제대로된 스승을 만나서 연애의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받고 16년간 무려 900명의 여자를 사귀는 희대의 카사노바로 탈바꿈하게 된다. 비법을 전수받기 전에는 뚱뚱하고 자신감없는데다 못생기기까지 했던 그가 어떻게 변할 수 있었을까... 

왕십리에도 이렇게 좋은 공연장이 있었다니! 왕십리역 9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보이는 소월 아트홀의 모습. 시설도 잘되어 있고, 공연장도 쾌적하다. 좌석의 간격이나, 크기도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무대가 큰편은 아니지만 조명이나 음향 시설도 매우 잘되어있다.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화환은 별로 안보이네... 간소하게 마련된 포토월이 보인다. 좀더 꾸며 놓으면 좋을텐데 아쉽다. 티켓박스와 공연장은 건물 3층에 있다. 특히나 맘에 들었던건 이곳 직원들의 미소랄까? 다른 공연장에선 보지 못했던 과잉친절까지~ 서비스는 상당히 흡족했다.

공연장 안에서는 당연히 카메라 촬영이 제한된다. 그리고 공연 시작후에는 입장불가! 물론, 그래도 늦게 오는사람들이 있어서 빈 좌석으로 안내해주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게 얼마나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생각한다면 시간은 엄수해주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내가 출입구 근처의 좌석에서 관람하느라 초반 10분동안은 제대로 집중을 못했다.

오늘의 캐스팅!

원래의 캐스팅 일정에서 조금 변화가 있었던것 같다. 공연장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니까 그다지 대수롭지는 않다. 물론, 연예인 캐스팅일때 말도 없이 바뀌면 항의하고 난리가 나곤 하지만~ 뮤지컬 <미친연애>에선 그렇게 익숙한 얼굴들은 보이지 않았다. (TV나 영화를 기준으로 말하는것임) 그나마 얼굴이 조금 낮익은 배우라면 탤런트로도 활동중인 '최지웅 배우' 정도랄까? 하지만 엄선된 오디션을 통해 뽑힌 배우들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연기력과 노래실력은 정말 출중했다. 특히나 다들 노래를 어쩜 그렇게 잘하시는지...

최정 (김지강 배우): 원래 이날 캐스팅은 서세권 배우로 되어있었는데 김지강 배우로 바뀌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잘난 연애고수가 아닌 못난이에서 카사노바로 탈바꾼한다는 컨셉에는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 실제로 살도 조금 통통한 편이고, 일단 노래실력이 좋았다. 초반의 오글 거리는 대사들은 조금 민망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몰입감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박다은 (정유하 배우): 박수진 배우의 캐스팅에서 정유하 배우로 바뀌었는데, 노래실력은 상당히 좋아서 귀가 즐거웠다. 연기력은 그냥 무난한 수준. 실제로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고 가끔 나와서 임팩트있는 노래를 하고 퇴장하곤 했다. 최정이 카사노바가 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계기둥 (최지웅 배우): 최정의 연애 스승으로. 5년간 머슴살이(?)와 집한채값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수업료를 제시하고 최정을 수제자로 거둔다. 자신의 모든 비법을 전수하고 평생 카사노바의 길을 걷게되는 이름처럼 기둥서방느낌의 느끼한 캐릭터이다. 특별히 노래를 하는 장면은 없지만 연기는 매우 좋았다. TV나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어서 얼핏 기억이 난다. 최근 작품으로는 영화 <만찬>에서 조연 - 경태역으로 출연했다.

애자 (정목화 배우): 카사노바 계기둥의 스승이 여자라니! 독특한 설정이다. 계기둥에게 모든 비법을 전수하고 레즈비언의 세계로 떠나버린 전설적인 연애고수 '애자' 중간에 섹시한 의상을 입고 등장할때는 상당히 임팩트 있는 느낌이었다. 남자 관객들이 좋아할듯~ 고음으로 커다란 성량을 선보일때는 그냥 박수가 나왔다. 파워풀한 느낌의 노래를 해준 배우. 멀티역할로도 계속 등장하고, 최정의 여인중 한명으로도 연기한다.

철민 & 성기만 (조국형 배우): 최정에게 계기둥을 소개시켜준 친구. 한때 계기둥에게 제자로 들어갔다가 액기스만 살짝 뽑아먹고 수업료를 안내고 도망친 전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 최정의 친구인 성기만 역할 보다는 잠깐 등장했지만 기억에 남는 박다은의 전 남편 철민 역할때의 강한 모습이 더 매력적이다. 아주 나쁜 남자, 양아치(?)같은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욕이 아님) 그리고 이번에는 주인공을 맡은 김지강 배우가 더블캐스팅이라니... 그만큼 연기와 노래를 잘하기에 같은 시즌의 공연에서 두가지 배역을 동시에 하는거겠지?

차혜리 (전재원 배우): 꾸준히 멀티역할로 등장하는 배우. 노래실력은 역시나 좋다. 약간 트로트 삘이 나는 노래를 하는데, 곡이 원래 그런건지 스타일이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최정에게 속아넘어가는 여자중 한명.

한수아 (송민정 배우): 멀티역할 중에 눈에 띄는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송민정 배우였다. 내스타일? 꼭 그런건 아니고 외모가 그냥 기억에 남는것 같은... 하지만 노래실력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조금 뒤쳐지는 느낌이라 조금 아쉬웠다. 연기는 무난하게 괜찮아서 공연에 잘 어울렸던것 같다. 역시나 최정에게 넘어간 여자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카라의 감상평

뭔가 캐스팅 소개하다보면 공연 이야기 반은 해버린것 같은 느낌. 솔직히 내용은 뻔하게 흘러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많이 선보였고, 그래서인지 새로움은 없다. 계기둥이 최정을 가르칠때 나오는 연출 역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관객들과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 역시나 맨 앞좌석의 관객들은 조금 긴장하셔야 할듯~ 최정이 낚는 수많은 여자중 한명이 될수도 있고, 돌맹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조명효과는 상당히 좋았다. 최신 조명장비들이 설치되어 있는탓도 있겠지만 무대의 분위기를 조명으로 모두 좌우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조로운 무대였지만 멋진 조명덕분에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음향역시 좋았는데 중간에 음향사고가 살짝 났던건지? 퇴장한 계기둥의 목소리가 잠깐 흘러나왔던것 같은건 내 착각인가?

커튼콜 매너역시 굳! 무려 5분이상 대표곡을 한명씩 나와서 다 불러준다. 전곡을 부르는건 아니지만 커튼콜때는 촬영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노래를 동영상으로 남겨두면 나중에라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게다가 노래도 잘하셨기때문에~~ (동영상은 아래에 올려두겠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마지막에 다시한번 계기둥이 전하는 말... 

"연애는 서로 상대방을 위해서 노력하는것!"

바로 그게 연애의 비법이 아닐까?

뮤지컬 <미친연애> 커튼콜 동영상

노래 좋다~  

<2014. 3. 18 소월 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