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2014 공연 리뷰 NO.1

"학교폭력 근절은 재석이에게 맡겨볼까?" 

2014년을 맞아 카라가 본 첫번째 공연이 된 연극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밖이 너무 추워서 카메라로 극장 입구를 찍는것도 까먹고 바로 내부로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사진이 없음...  갑작스런 한파가 너무 미움!)

현재 공연중인 '더 씨어터 소극장'은 대학로이긴한데 대학로가 아닌것같은... 애매한 위치에 있긴하다. 간혹 사람들이 '더 굿 씨어터'랑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곳이다. 위치가 전혀달라! 혹시 또 헤매는분 생길까봐 지도하나 첨부해본다.

종로5가 역에서 걸어가는게 아무래도 더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냥 혜화역에서 내려서 걸어갔음~

아주 천천히 걸어도 15분안에는 도착하니까 걸어갈만한하다.

이날 '더 씨어터 소극장'에 도착해보니 학생관객들이 많이 보였다. 얼핏 보니 선생님 인솔하에 소규모로 공연을 관람하러 온것 같은데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좋던지... 내가 어릴땐 왜 이런 문화생활을 못즐겼나 하면서 후회스럽기도 했다. (어릴때 공연 본거라곤 가끔씩 시청이나 구민회관에서 무료공연있을때나 쫄래쫄래가서 보곤했다.)

암튼, 이 추운날씨에 어디 갈데도 없었는데 극장 직원분들이 얼마나 친절하신지~  지하1층에 있는 갤러리에 가서 기다리라고 알려주셔서 갤러리에 가서 공연시간될때까지 기다렸다. 갤러리 안에는 작품들도 있는데 특이한 장식물들이랑 양초로 뭔가를 표현한듯한~~ 자세한 설명은 안써있어서 잘 모르겠다.

15분정도 대기한 후에 (밖은 너무 추워서 나가기가 싫었다.) 한층 더 내려간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이곳 공연장은 비지정석이라서 들어가서 앉고싶은자리에 그냥 앉으면 된다. 맨처음에는 첫번째 줄에 앉았다가 무대와 너무 가까운것 같아서 두번째줄로 자리를 옮겼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것 같다. 어찌나 배우들이 액션연기를 하는지 맨앞이었으면 4D 입체로 관람할뻔 했다는...  

일단 공연장의 객석은 쾌적한 편이다. 개인용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가 설치되어있고, 앞뒤 간격이나 옆의 간격도 다른 소극장에 비해서 넓게 배치되어있다. 계단의 단차도 어느정도 있어서 앞사람 머리때문에 무대가 안보이거나 하는 불상사도 전혀 없었다. 뒷쪽에 앉아도 관람하기엔 지장이 없다는 말씀~ 입장하기 위해 계단을 많이 내려와야 한다는것만 빼면 만족스런 소극장이다.

공연 내용에 앞서 이 작품의 원작이 소설이라는 말을 먼저 해야겠다. 소설가 고정욱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라는데, 아직 그 소설을 읽어보지 못해서 얼마나 충실하게 원작을 재현했는지 비교는 하지 못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봐야지~  

기본적인 스토리는 좋지않은 집안환경에대한 불만으로 폭력서클에 가입한 재석이가 노인 복지관의 부라퀴 할아버지와 그의 손녀딸 보담이를 만나게 되면서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담은 청소년 성장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갇혀있는 세계에서 뚫고 나오기위해 알껍질을 깨버리듯이 세계를 깨고 나오려 하는 주인공 재석이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무식하리만치 단호한 결심까지... 흔히 청소년 드라마에서 많이 봤을법한 소재들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런 내용들을 청소년들이 보고 배워가기에 참 좋은 교훈적인 공연이었다.

그리고 장르가 애매한데... 이걸 연극이라고 해야할지 뮤지컬이라고 해야할지 조금 헷갈린다. 그 중간쯤에서 합의했는지 '뮤직드라마'라는 표현을 쓰고있긴하다.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하는 장면들이 몇군데 있다. 소극장이긴 하지만 마이크도 없이 어쩜 그렇게 쩌렁쩌렁 울리게 노래를 하는지~  

극의 리얼함을 살리기위해서인지 실제 청소년들이 쓰는 말투와 약간의 욕설도 간간히 등장한다. 폭력서클이니까 그정도는 욕설 축에도 못끼는 정도이긴 하지만 청소년 힐링 드라마를 생각하고 찾아간 관객분들은 흠칫 놀랐을 수도 있다. (약간 등장한다 뿐이지 심하거나 자주 나오는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폭력서클에서 활동하는 재석이의 모습을 표현하기위해 패싸움 장면등이 연출되는데 솜방망이로 때리는거긴 해도 액션이... 배우들간의 합이 잘맞는다고 해야하나? 무대가 가까운 소극장 무대에서 보니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쯤에서 배우들 소개 (뭔가 더 먼저 소개했어야 하는것 같은데?)

재석 (최선일): 저  프로필 사진과 동일인물인가? 소...솔직히 모르겠는걸? 캐스팅 보드가 따로 없었으니 맞겠지. 주인공인 재석이 방황하는 모습과 눈물을 흘리는 연기까지 잘 보여주었다. 특히 너무 줄인듯한 바지를 입고 연기하느라 고생한 배우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부라퀴 (천재홍):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띄고 최고의 연기를 해주었다고 생각하는 천재홍 배우. 할아버지부터 폭력서클 일원까지 멀티역까지 소화해내면서 그때마다 다른 목소리로 등장하는데 할아버지 분장이 그대로가 아니었으면 다른사람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할아버지 연기가 일품~! 게다가 부라퀴는 오른손이 의수인 설정인데 처음에는 진짜 마네킹 손인줄 알정도로 정교한 연기를 보여줬다. 절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디테일에 놀랐다.

병규 (김경남): 멀티가 아니고 한가지 역에만 집중한만큼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정말 좋았다. 객석 반응을 보니 주인공인 재석이보다 병규를 더 좋아하는것 같더라. "병규 잘생겼어~~" 막 이러면서... 폭력서클 '스톤'의 보스로 학교 짱인 병규를 표현하기위해 얼굴에 상처분장까지 넣었는데 정말 잘어울렸다. 특히 액션연기가 일품이었던 병규.

민성 (정용락): 재석의 절친이자 같은 폭력서클 '스톤'의 일원. 폭력서클에 들어올만한 성격이 아닌데 친구따라 강남간 케이스라고 보면된다. 전반적인 분위기 메이커를 맡고 있으며 멀티남 이교엽 배우가 활약하기 전까진 코믹한부분을 전담했다. 그... 향금이가 등장하기 전까지였지만.

보담 (백선주): 극중 학교 최고 얼짱이라는 역할. 흠... 얼짱 맞는거지? 분명 매력있는 얼굴이긴 하다. 특히 처음 등장할때 반짝반짝 거리는 입술은 완전 매력덩어리~  자꾸 아이컨택 하게되는것같아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해버리게 만든 볼매녀였다. 부라퀴의 손녀로 재석에게 자꾸만 끌리는 착한 여학생이다.

멀티녀 (신시윤): 선생님,할머니,엄마,행인,멸치 기타 등등~ 여자가 아닌 역할까지 다 해버리는 멀티녀 신시윤 배우. 초반부터 계속 등장해서 고생했다. 항상 느끼지만 멀티역할 하는 배우분들 정말 대단한것 같다. 난 옷갈아입는것만해도 귀찮을것 같어... 특히 목청이 정말 컸던것 같다.

멀티남 (이교엽): 극 초반에는 그다지 활약을 못하지만... 어느순간부터 관객들을 사로잡은 씬스틸러(?) 영화 용어인데 연극에서 써도되나? 아무튼 미친듯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휘젓고 다닌 멀티남 이교엽 배우. 근데 저 프로필 사진 같은사람 맞나? 풍선껌같은거 불고 찍지 말라고~  

교훈도 있고 짜임새 있는 공연이었다. 까칠했던 재석이가 어떻게 성실한 청소년으로 돌아오게 되는지~ 어쩌면 뻔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런 뻔함이 또 성장드라마의 매력아닐까? 특히나 청소년들이 보면 더 공감되고 좋아할것같다.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각색했던 연출가님의 노력과 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물론, 몇가지 아쉬운점도 있다. 반복적인 동작들로 정신없게 연출한 장면들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재밋지는 않았다. 차라리 그런 몸개그보다는 다른 연출로 웃음을 주는것도 좋을것 같다. 그리고 공연장 방음시설이 잘되서 그런건지 배우들이 소리지르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귀가 쩌렁쩌렁 울리더라. 가끔씩 임팩트 있는건 좋지만 너무 반복되니까 그냥 귀가 아프기만 할때도 있었다. 약간만 조절해주신다면 좋을듯~ 힘찬 에너지가 느껴지긴 하지만 몰입에 약간 방해가 될수도 있을것 같다.

<2014.1.9. 더씨어터 소극장 관람>

올해 첫 공연 후기라서 그런지 또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았던것 같다. 올해도 수많은 연극인들 화이팅 했으면 좋겠고, 좋은 공연을 위해 애쓰는 스탭들과 배우분들께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올해도 잘부탁 드립니다! 공연 열심히 보러 다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