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hiphople.com/lyrics/807370
결국 2013년을 대표하는 최고의 앨범은 카니예 웨스트의 Yeezus 가 될 것 같다.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카니예 웨스트를 싫어한다거나 힙합 앨범에 대해서 평가를 야박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어쩐지 모르게 Yeezus 앨범은 무언가 불편하게 들리는 기분이 들게 되고,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최고의 앨범으로 선택하기가 머뭇거려졌기 때문일 뿐이다.
처음 Yeezus 앨범을 들었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운 기분이었다.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앨범을 들었을 때 느꼈던 다채로움과 힙합이 아닌 록을 기반으로 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면서도 흥미로움이 가득하도록 만들었는데, Yeezus 앨범은 첫 번째 곡 On Sight 부터 신경질 적이고 귀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 같은 무지막지한 사운드로 듣는 이를 압도하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앨범이 야심으로 가득하고, 그 야심이 성공적으로 완성된 앨범이라면 Yeezus 앨범은 야심도 야심이지만 자의식으로 똘똘 뭉쳐진 기분이 더 앞선다고 해야 할까?
공격적이면서도 무척 건조한 느낌도 들게 되는,
복잡하고 풍성하게 사운드를 운영하기 보다는 사운드의 뼈대 그대로를 무척 단단하게 완성시킨 느낌이 컸다.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한 사운드 본연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낸 기분이었다.
전형적인 힙합 사운드이기 보다는 전자음악 사운드를 힙합 사운드에 접목시켰다는 말을 하고 싶어질 정도로 독특한 질감의 사운드였는데, 앞서 말했듯 공격적이고 짓눌려버리려고 하는 것 같은... 마치 음악을 듣는 사람을 이겨내려고 하는 것 같은 사운드에 카니예 웨스트의 뒤틀린 상상력-랩이 뒤섞이면서 좀 더 음침한 분위기를 더하게 되는 것 같다.
사운드만 평가해도 무척 후한 평가가 가능할 것 같은데,
어렵게 설명한다면 조여질 만큼 조여진 나사를 한번 더 무리하게 조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답답하면서도 끝까지 듣기가 힘겹게 느껴지는 사운드였다.
그런 의미에서 40분이 조금 넘는 앨범의 곡구성은 짧게 느껴지지만 적절한 구성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곡 Bound 2 가 조금은 숨통을 트이게 만들지만 그것으로 마무리 되는 앨범이기 때문에 강렬하면서도 거북한 느낌의 앨범이라는 인상은 계속해서 남겨질 것 같다.
다소 변칙적인 운영을 보여주는 곡들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힙합을 전자음악과 결합시키려는 의도 속에서 무척 딱딱하고 건조한 방식으로 완성시킨 느낌이 들게 되는 앨범이었다.
잘 어우러지게 합쳐내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충돌시키고 파열음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지나친 자의식 과잉이 음악적으로도 느껴지고 가사로도 함께 느껴져서인지 듣기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과잉으로 가득한 앨범이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자주 접하는 것도 아니라 그것으로도 분명 대단한 앨범이긴 한 것 같다.
뛰어난 앨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앨범을 좋아하지는 못하게 될 것 같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