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

일전에 시사회 이벤트를 진행했었지만 저는 보지 못했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시사회를 통해 미리 보고 오신 분들의 평이 하나같이 좋은 작품이라서 많이 기대가 됐었던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저 역시 많이 꿈꾸기 때문에 영화의 주인공 '월터'에게 많은 부분 감정이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수많은 시사회가 이미 진행됐지만 조금은 뒤늦게 이뤄진 부산 시사회에서 이 작품들 드디어 볼 수 있었습니다. (개봉 : 12월 31일)

'특별한 일'을 할 여유도 용기도 없었던 남자 '월터 미티'가 가장 잘했던 것은 '상상'

< ▲ 무엇 하나 특별한 구석이 없었던 지극히 평범한 남자 '월터' >

'라이프'지에 근무하면서 잡지에 실릴 사진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월터는 상당히 소심해 보이는 인물입니다. 같은 회사의 좋아하는 여직원 '셰릴'에게 직접 고백은 하지 못하고 인터넷 만남사이트를 통해 '윙크'를 보내는 것으로 호감을 표시하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쉽게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그런 인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어머니의 부양비를 비롯해서 동생까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었기에 하루하루 꼼꼼하게 가계부를 작성해야했고 다른 '특별한 일'을 할 여유도 엄두도 없는 인물이기도 했는데 그 '라이프'지가 폐간이 결정되고 인터넷 매체로 바뀌면서 회사는 급변의 시기를 맞게 되고 마지막 라이프지의 표지 사진에 올릴 사진이 분실되면서 월터는 '구조조정 본부장'인 상사에게 찍히게 됩니다. 바로 '구조조정 1순위'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런 상황속에서 월터는 분실된 그 사진을 찾기 위해 작가를 직접 찾아 나서게 됩니다.

지극히 평범한 '월터'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듯..

< ▲ 하지만 그의 상상속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었는데.. >

이처럼 무엇 하나 특별한 점이나 특별한 경험도 없었으며 딱히 잘하는 것도 없었던 그야말로 '평범한' 월터에게 유일한 특기(?)가 있었다면 그것은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가 펼치는 상상의 나래속에서 그는 영웅이 되기도 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로맨틱한 고백을 서슴없이 할 수도 있었는데 영화는 이런 월터의 상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특히 직장 상사와 벌이는 그 '상상속의 결투'는 마치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박진감이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이런 지극히 평범한 월터의 모습은 어쩌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상사의 부당한 대우에도 반박할 수 없이 그저 '상상'만 할 뿐이고 하루하루 정해진 틀에 맞춰 살아가면서 다른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그런 현실 속의 많은 사람들 말이죠. 때문에 그의 '특별한 일탈'이 어쩌면 대리만족으로도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월터를 거쳐간 '물건'들로 형상화 되고 있었던 '월터의 성장기'

< ▲ 그 평범했던 월터가 감행하게 되는 '뜻밖의 여정' >

월터의 상상으로 시작해서 그 상상이 조금씩 현실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이 평범했던 남자 '월터'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성장기는 월터가 갖고 다니던 '물건'을 통해 형상화 된다고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회사가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 날 누이 동생으로부터 받았던 '생일 케이크'에서 시작된 그의 색다르고 특별한 경험은 역시 누이동생에게 받은 '고무 인형'을 거쳐 아이슬란드에서 '고무 인형'과 교환한 '스케이트 보드'로 넘어가고 음식점 '파파존스'를 지나 스케이트 보드를 '셰릴'의 아들에게 건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었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꼭 닮아 있었던 그 몇일 간의 행보를 통해 소심했던 월터는 누군가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남자로 변해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몇일간의 행보 가운데는 헬기에서 바다로 뛰어들기, 바다에서 상어와 싸우기 등등이 포함되어 있었구요.

아름다운 영상, 좋은 음악, 그리고 유쾌한 웃음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영화

< ▲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를 거쳐 히말라야까지 영화 가득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들 >

영화는 어찌보면 간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은 상상과 현실이 혼재되어 있던 영화의 흐름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로 옮겨지면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히말라야까지 향했던 '월터의 뜻밖의 여정'은 아름다운 영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정말 신경 많이 써서 선정한 것 같은 로케이션 장소 선정이 인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마치 월터처럼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을 정도로 말이죠. 게다가 장면 장면에 어우러지는 음악의 선정 역시 좋았었고 장면에 자막을 포함시킨 부분들 역시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이었으며 유쾌했던 영화에 웃음을 더해줬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매트릭트> 패러디 역시 재밌었습니다.

새해 첫 영화로 딱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 새해에는 상상만 하고 있던 일들이 모두 이뤄지시기를 ! >

이처럼 미리 보고 오신 분들의 좋은 평만큼 저 역시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볼 수 있었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는 기분 좋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들을 통해 '한번쯤은 지친 일상을 벗어나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말하면서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보라'고 권유하고 있는 것도 같았지만 무작정 그렇게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당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고 있기도 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기분 좋은 여운까지 남겨줬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새해 첫 영화(비록 개봉은 12월 31일로 앞당겨 졌지만)로 딱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