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겸.. 이 책을 집어들었다. 잘 접하지 못하는 프랑스 소설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무슨 내용일지 참 궁금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섬뜩함을 느꼈다. 한밤중에 읽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1987년 8월 프랑스 북부. 남편의 폭행으로 죽은지 몇일 지난 엄마의 시체 옆에서 지내던 9살난 여자아이가 구출된다.
17년 뒤.. 친구사이인 비고와 실뱅은 회사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6개월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열이 받아 있는 상태다. 한밤중에 회사로 침입한 두 사람은 스프레이를 몇 통이나 써가며 욕설이 뒤섞인 메세지를 남기고는 실뱅의 만류에도 비고에 의해 차량이 거의 지나지 않는 한적한 도로에서 차량의 조명을 모두 끈채 쾌속질주를 벌인다. 그런데.. 사람을 치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즉사한 한 남자와 그가 가지고 있던 가방안에서 발견된 2백만 유로를 비고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경찰에 신고하려는 실뱅과는 달리 시체를 처리하고 돈을 나눠갖자고 실뱅을 설득한다. 시체를 처리하고 자동차는 스스로 고칠 수 있는건 손을 보고 아는 정비소를 통해 수리하기로 한 다음, 돈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장소에 파묻는 것으로 합의를 한다.
뤼시는 헤어진 남편없이 생후 6개월된 쌍둥이 딸을 돌보느라 지쳐있는 워킹맘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들 많은 이들이 휴가를 내서 자리를 비운 상황에 사건이 터지고, 같은 경찰서 내에 호감을 갖고 있는 피에르 노르망 경위의 부탁으로 사건에 합류하게 된다. 의료계의 저명한 인사인 퀴나르 박사의 실명한 어린 딸이 납치되었고, 납치범들의 요구에 따라 퀴나르 박사가 200만 유로를 든 가방을 가진채 약속장소로 향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부인의 신고전화였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감시반에게서 퀴나르 박사가 불을 키지 않은채 과속운전을 하던 차에 치여 죽었고, 시체를 운반해 갔을 거라는 얘기를 듣는다. 게다가 인근 창고에서 그의 딸 역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어려서부터 범죄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던 뤼시는 아이가 죽어있는 모습에서 떠오른 자신만의 의견을 얘기해보지만 그녀를 무시하는 반장에 의해 의견이 묵살된다. 그런데.. 감식반의 조사 결과가 뤼시가 얘기한 가설과 맞아 떨어졌고, 반장은 그녀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사건에 투입된 뤼시. 맨손이 분명하지만 지문은 없고, 늑대의 털이 죽은 아이에게서 발견되었으며, 아이에게 딱 필요한 만큼의 무력을 가했다는 점, 그리고 아이의 신발에서 나무껍질에서 나오는 미세 성분이 발견되었다는 것이 증거의 전부였다. 마침 몇개월 전 두 곳의 동물원에 누군가 침입해 원숭이와 늑대의 수컷들을 죽이고 난도질한 뒤, 암컷들을 데려간 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수사를 진행한다.
또 한명의 장애를 가진 13살 여자아이가 납치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인슐린의 양으로 미루어 50시간 밖에 아이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아이 엄마의 신고 전화에 경찰들은 다급해진다. 한편, TV를 통해 자신들이 친 남자가 누군지 알게된 실뱅은 비고를 찾아가 돈을 불살라버리자고 하고, 비고는 자신이 계획했던 일을 좀더 빨리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바로 실뱅과 실뱅의 가족을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여 완전 범죄를 계획한 것! 먼저 실뱅에게 약을 탄 술을 먹이게 한 뒤, 실뱅을 데리고 그의 집으로 가 실뱅의 와이프에게도 약을 탄 술을 한 잔 먹여 두 사람을 침대에 자연스럽게 눕힌다. 그리고 그들의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딸은 그대로 둔채 이산화탄소가 새어나오게 난로의 연통을 조작한 뒤 모든 문을 닫고 실뱅의 집을 나선다.
그 사이 경찰은 용의자 중 한명이 수의사 베르바에크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녀의 집을 처들어가지만 온갖 변태 성행위에 필요한 도구들과 진짜 살가죽과 장기들과 뼈로 완벽하게 재구성해 만들어놓은 인형들만 발견한다. 경악한 뤼시와 노르망 경위. 또 다른 용의자를 찾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이 베르바에크는 점점 미쳐가는 자신의 연인에게서 떠나기 위해 200만 유로를 찾으러 실뱅의 집에 침입한다. 운이 좋았던 걸까. 실뱅은 베르바에크 때문에 가까스로 눈을 뜨고 믿었던 친구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죽고 자신 역시 죽을 뻔 했다는 것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베르바에크의 협박에 돈이 있는 장소로 가 돈가방을 꺼내는데, 그 안에는 신문지 뭉치만 있었을 뿐.. 이에 철저하게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안 실뱅. 베르바에크와 함께 비고의 집으로 향한다.
술에 취한 채 집에 들어선 비고는 죽은 줄 알았던 실뱅이 자신의 의자 위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한다. 뒤이어 베르바에크의 공격에 쓰러지고 그녀의 눈 앞에 돈을 가져다 놓는다. 이때.. 잠깐 사이 역전의 기회가 찾아오고 베르바에크의 손에서 총을 빼앗은 실뱅은 비고의 집에 기름을 뿌려 불을 지른 후 비고를 가두고 베르바에크를 위협해 밖으로 나간다. 그녀에게 잡혀있는 또 다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악의 소굴로 향하는 실뱅. 하지만.. 베르바에크의 연인이자 공범에 의해 붙잡히고, 자신의 연인이 또 다른 여인을 납치해온 것을 알게된 베르베에크는 크게 화를 내며 그녀에게서 등을 돌려 떠나기 위해 문으로 향한다. 공범은 그런 그녀를 죽이고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원히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한편 조사에 조사를 거듭하던 뤼시는 사건이 동물보호협회와 관련있음을 알게되고, 그곳에서 베르바에크의 공범에 대한 단서를 찾아낸다. 그리고... 드디어 공범의 집으로 향한 뤼시! 위기가 있었지만 무사히 사건이 해결되고, 절제절명의 순간 나타나 구해준 노르망 경위와 연인이 된 뤼시는 어린시절부터 해답을 찾으려 했던 자신의 비밀을 노르망 경위에게 털어놓으며 이 사건과 만날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흠.. 술술 잘 넘어가긴 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섬뜩하다. 이번 사건의 범인도 여성.. 요즘 잔혹한 여성 범죄자가 등장하는 소설이 은근 자주 보이는 것 같다. 대부분 어린 시절 아빠에 의해, 혹은 남자들에 의해 트라우마를 갖게 되 범죄를 저지르는 게 대부분. 이래서.. 어린 시절이 중요하다니까..!! 암튼 이 소설의 마지막은 좀 황당했다. 궂이 어린 시절 다친 손금과 이 사건을 연결시켜 놓은거람..=0=; 게다가 결말에 두번째로 납치되었던 아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뭔가 좀 부족한 느낌?! 날씨도 우중충하고 소설 내용도 좀 우중충해서 그랬는지 괜히 한밤중에 읽어서 찜찜했던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