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독특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리만'이라는 실존했던 수학자의 발자취를 쫓던 노르웨이의 한 수학교수가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을 그의 일기장을 통해 묘사하고 있었다. 수학교수의 일상과 리만이라는 인물에 대해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었는데 특히나 아내와의 불안한 관계와 결혼 후 찾은 진정한 사랑, 그리고 딸과 아들과의 서먹한 관계가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의 삶이 리만의 삶과 겹쳐지면서 비슷한 양상을 띄더니 결국 지금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리만의 가설처럼 주인공의 미스터리한 실종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여기서 '리만의 가설'이란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non-trinial) 모든 근들(zeros)은 실수부가 1/2이다>를 말한다.
↓ 제타함수
아.. 뭔가 엄청 어렵다.. 수학이랑 워낙 친하지 않다보니.. 기호만 봐도 머리가 아픈 것 같다. =ㅂ=;; 이 가설이 지금까지 많은 수학자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뭐.. 언젠가는 풀리겠지;; ^-^; 책은 전체적으로 수학이 기본전제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약간 난해하기도 하고.. 쉽지는 않았다. 수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게다가 리만의 발자취를 쫓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불륜을 저지르게 된 과정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자신의 평생 업적으로 생각한 리만의 평전을 작성하기 위해서 작문강좌를 배우러 갔으면.. 열심히 수업에 매진해야지.. 왜 거기서 사랑에 빠지느냔 말이지..!! 따로 만나서 사랑을 속삭이고 다시 가정에 돌아가서 가족과 있는 시간에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우자를 그렇게 배반하다니.. 참.. 나쁘다. 중년의 위기란게 이런건가 싶기도 하고.. 남자친구를 데려온 딸에 대한 걱정과 질투, 허구헌날 사고를 치는 아들에 대한 걱정과 고민.. 자꾸만 벌어지는 아내와의 관계가 어쩌면 자신의 글을 알아봐주고 함께 논의해주는 여성에게 눈길을 가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인생에 한번쯤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련이 아닌가? 그걸 극복하지 못하고.. 결혼 후에 만난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다니.. 어떻게든 예쁘게 포장해도 불륜은 불륜인 법! 이런일은 딱 질색이란 말이지, 난..!!
그나저나... 왜 주인공의 실종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했을까? '존재감이 미미한 소수처럼은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더니 현재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리만의 삶에 빠져 그의 삶처럼 자신의 삶도 동일시 하고 싶었던 걸까? 그런데 여기서 또 이상한 점은 주인공이 남긴 글을 읽은 부인이 문학적으로 허구로서 묘사한 점이 많다고 한 것이다. 완벽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긴 했는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허구라는 것일까? 결말부분이 참 애매하다. 결말은 책을 접한 독자 각자의 생각에 맡긴 듯.. ^-^;; 암튼 그리 쉽게 읽히진 않았지만 참 독특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