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타우누스 시리즈'라고 감탄을 하며 읽었다. 매우 불편하고 화날 수 밖에 없는.. 국제적 아동 성폭력 범죄를 다루었지만, 그 무겁고 무서운 주제임에도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또한 어떤 의문도 남기지 않고 쉬이 놓칠 수 있을 법도 한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해결해놓았다. 아.. 정말 감탄스럽다. 놀랍고 놀라운 시리즈.. 신작을 집필중이라고 하던데.. 다음권은 오래걸릴까? 다음은 어떤 이야기로 또 놀라움을 선사해줄런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번 이야기에는 이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여러가지 사건들이 서서히 하나의 사건을 가르켰고, 그 사건들 중에는 예전에 있었던 언더커버 요원의 살해 사건도 끼어있었다. 권력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사람의 목숨까지도 왈가왈부할 수 있는 신이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권력을 손에 쥐려고 하는걸까.. 그 권력 때문에 자식도 가족도 못알아보고, 심지어 세상에서 단 한사람도 믿을 수 없고 오직 이익과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인맥만 가득해도 손에서 놓을 줄 모른다. 책속의 이야기지만 실제로 국제적인 아동범죄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마음이 무겁다. 특히나 요즘은 더 악독하고 악랄한 범죄가 이어지고 있기에 더더욱 마음이 심란했다. 친 자식도 친 손자조차도 자신의 변태적 놀음에 이용하고 그거도 모자라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을 데려와 함께 즐기는 더러운 인간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싫증나 버려진 아이 중 하나에 의해 이 조직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어느 여름날 저녁, 몇년만에 동창회에 참석해 있던 피아는 강에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도통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소녀의 몸에서는 몇년간 감금된채 끔찍한 학대와 성폭행의 흔적이 발견된다. 언론의 힘을 빌려 소녀의 신원을 확인해보기로 하지만 별다른 수확이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 성과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지쳐가던 조사팀에 또 하나의 사건 벌어진다. 유명 방송 언론인 '한나'가 강에서 발견된 소녀와 비슷한 잔혹한 학대와 성폭행의 흔적을 가진채 죽지 직전에 발견된다. 사건은 급물살을 타고 한나의 주변을 탐색하며 조사를 하던 중 한나의 주변인물 중 하나인 심리상담사 레오니 베르게스가 또 시체로 발견된다. 그녀의 죽음으로 어떤 조직적인 움직임을 감지해낸 수사팀은 제일 유력한 용의자로 베른트 프린츨러를 잡아들인다. 그리고 그에게서 끔찍하고 놀라운 진실을 듣게 된다. 미혼모와 아이들을 후원하고 돌보는 '태양의 아이들'이라는 재단이 세계적으로 촘촘하게 짜여있는 인맥망으로 둘러쌓인 국제 아동범죄조직의 중심이라는 것과 이 조직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역시 태양의 아이들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아내가 이 재단의 회장의 친딸이고 자신의 아버지와 그의 친구들로부터 어렸을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하고 잔혹한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고, 십대의 나이가 되자 사창가에 팔렸다는 것과 이 조직에게서 아동들을 상납받은 이들이 대부분 권력의 중심에 있는 자들이라 지금껏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고, 밝혀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에 있었던 언더커버 요원의 살해사건도 이 조직의 일을 알아채고 밝히려다가 제거되었다는 것도 이때 밝혀진다. 거대한 국제조직을 파헤치고 잡아들인 것이 기쁘긴 하지만, 발견된 아이들의 모습과 아이들의 학대 현장을 본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진짜 뒤로 갈수록 얼마나 화가나던지.. 어떻게 친 자식에게.. 친 손녀에게... 그럴 수가 있지? 어떻게 그와 비슷한 또래의 자식을 둔 사람들이 그래? 권력이 뭐라고.. 사람이 사람을... 미혼모들의 낳은 아이들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좋은 집으로 입양가기를 바랬을텐데.. 오히려 그런 그들의 마음을 이용해 서류도 완벽하게 조작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로 만들어 마음껏 이용하다 버린 못된 놈들.. 어찌 인간으로서 그럴수가 있느냔 말이야! 권력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건가? 범죄를 범죄가 아닌 걸로.. 권력에 따라오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인간은 대체 얼마나..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거라는 것이 더 마음을 동요시킨다. 여전히 아동의 인신매매가 끝없이 일어나고, 아동 성범죄 역시 낮아지기는 커녕 높아져만 가는 요즘.. 이 소설이 마냥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이용한 범죄를 저지르는 나쁜 인간들에게 아이들이 받은 고통의 백만배로 되갚아줄 수 있는 시스템이 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니.. 그냥 태어날때부터 범죄를 저지름과 동시에 그만큼의 고통을 받는 제약이 걸려있다면.. 지금처럼 악독한 범죄가 자꾸만 상승세를 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자꾸만 사회성 짙은 소설들만 접하다보니 맘이 답답해지는 것 같다. 못된 인간들.. 저리 비켜!!!! 이제 좀 사라져버려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