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을 뒤집어 쓰고 도망다니는 초반 4회정도까지는 꽤 스피드있게 진행이 된다. 누명을 쓰는 과정이 치밀하지 않고 우연이 결부되면서 누명을 쓰게 되는데 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도망다니는 작품은 추노가 있었다. 추노가 지속적으로 쫓고 쫓으면서 다양한 장소로 확장을 한는데 반해 '천명'은 계속 궁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세자를 시해하려는 중전과 이를 계속 물리치는 이동욱의 이야기가 주라 궁을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자 재미를 갖고 있었다. 그만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얼마나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풍성해지느냐가 핵심이다. 그에 대한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아주 아주 조금 펼쳐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반복이 되풀이되다보니 답답한 측면이 있었다.
누명을 쓰고 이를 벗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왕과 중전의 권력다툼이 들어나고 왕의 편에 선 이동욱은 자신의 누명과 왕을 지키는 이중의 임무를 함께 병행하는데 잡혔다가 풀렸나는 걸 반복하니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잡힌다는 것은 가장 큰 긴박함을 주는 장면인데 이게 몇 번 반복이 되다보니 익숙해지면서 루즈해졌다.
궁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궁궐과 그 부속무대(?)로 장면들이 이어진다면 그에 맞게 조금은 더욱 밀도있는 이야기가 전개되 못했다. 미드 '24'가 단지 24시간동안 벌어지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긴장감있게 볼 수 있게 만든것처럼 극이 진행될수록 사건이 보다 복잡해지면서 허를 찌르는 장면들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그런 장면들이 아쉬웠다.
어느정도 일정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그런 측면이지 않을까 한다. '천명'에 나온 배우들은 연기는 딱히 흠 잡을 때가 없었다. 몇 몇 배우들이 아주 약간 튀기는 했지만 극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였고 워낙 조연들이 연기력으로 극을 잘 받쳐줘서 주연들도 부담없이 할 수 있을 정도였던 드라마로 보인다.
평소에 이동욱과 송정호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작품에 서로 자주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재미있었다. 임슬옹같은 경우에는 26년에서 보고 연기가 괜찮다는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 연기력은 듣지 않는 배우가 될 듯 하다. 송지효는 워낙 예능 이미지가 최근 강했는데 사극이라 보는 사람들이 조금 혼돈스러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동욱은 초반에 목소리 톤이 거슬리기는 했으나 극 후반에 가서는 익숙해졌다.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라는 광고를 했는데 도망자의 이야기보다는 세자와 중전의 권력다툼에 보다 초점을 맞춰져있고 그 부분에 주인공인 이동욱의 자신의 직업인 의사로써 역할이 중요하고 이를 근거로 사건을 해결하고 왕에게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다뤄져 있어 컨셉은 약간 모호한 것이 아니였나 싶다.
전체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아주 좋았다고 할 수도 없는 애매하게 내용이 전개되고 시청률도 나온 듯 하다. 딱히, 무엇인가 이상하다거나 변경했으면 하는 부분은 정확하게 없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어느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