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다운 30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단지 알고만 있었을 뿐이었지만... 어쨌든 그렇다.

그들이 이전에 활동을 했던 노이즈가든에 대해서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무척 생소한 밴드(어디서 나타난 노땅들이냐는 식의...)는 아니었지만 노이즈가든의 음악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었고, 그래서인지 로다운 30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진 않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노이즈가든에서 로다운 30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곡절들이 있었는지... 등과 같은 사연(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들의 음악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 지금은 흥미가 생기기는 하지만 어쩐지 들어도 서글픈 이야기이기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대충 어떤 과정일지가 예상된다는 말만 하게 된다. 인디밴드가 오랜 기간 겪을 일이라고는 고생담 밖에는 없을 것이니까.

그런 그동안의 고생들이 뒤늦게 빛을 받았다는 식의 호의적인 평가가 충분히 가능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로다운 30의 음악은 쉽게 말해서 블루스이고, 어렵게 말해도 블루스라고 말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블루스 더, Blues 앨범 때문이었고, 그 앨범에 수록된 한마디만 해줘요 가 무척 기분 좋게 들려졌고, 능청스러움에 관심이 가게 되어서 그들의 음악을 찾게 되었었다.

그들의 정규 앨범에는 그 능청스러움이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다른 매력들도 찾을 수 있어서 나쁘진 않았다.

그동안의 고생들이 블루스에 녹여졌다는 그럴싸한 평가도 가능할지도 모르고, 생각해보면 노이즈가든의 음악에서도 그런 점들이 엿보였다는 말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딱히 믿음이 안 가게 되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기에 그런 사후적인 평가를 하기 보다는 그들의 모습처럼 그들의 음악은 참 어울리고 잘 맞는 것 같다는 평가가 가장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아직까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보다는 한번 해보겠다는 다짐과 각오가 더 커보였던 Jaira 를 지나 그들의 두 번째 앨범인 1 은 좀 더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속에서 그들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다듬어지지 못해 보이던 Jaira 에 비해서 좋은 정돈을 보여주고 있고, 그 정돈 속에서 다채로움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자신들의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려고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앨범이 Jaira 라면, 1 앨범은 충분히 모습을 갖춘 상태에서 좀 더 모양새를 다듬고 들려주는 것과 듣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도 고려할 수 있게 된 이전보다 여유를 갖고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아스팔트 와 같이 듣자마자 곧장 따라 부르게 되는 노래도 있고, 다른 노래들에서도 그들의 음악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확인시켜주면서 블루스가 갖고 있는 매력을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블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뚝심 있는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음악을 만족스럽게 즐기게 될 것 같다.

그들이 어떤 고생 속에서 밴드를 유지하며 지금과 같은 음악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하고, 그것에 대해서 어떻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입장도 더더욱 아니라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이 경험했던 그동안의 힘겨움에 대해서 어떤 말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해주고 싶은 말은... 그동안 견뎌주고 이겨내서 감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재능 있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던 많은 밴드들이 여러 고난 속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밴드가 되었다는 것에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들의 음악이 흔들림 없이 들릴 수 있기를 한없이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