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본적인 전제를 먼저 말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앞으로 몇 십년을 더 살고 나서 생각이 변할 수는 있지만 난 도시생활이 좋고 집은 그냥 우리 가족만 사는게 더 좋다. 먼저, 도시 생활의 소란스러움과 복잡함, 여러 문화생활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좋다. 그런 후에 집에 들어가서는 누구의 방해도 없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사람들 만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만나면 만나고 아니면 아니고, 그렇다고 누가 만나자고 할 때 거절한 적도 없고. 집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공동생활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별로다. 처음에 어색해도 나중에 친해지면 달라지겠지만 그렇다 해도 나로써는 그렇다.
이 다큐의 내용은 적게 벌어도 충분히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번다는 것이 더 잘살려고 하는 행동은 분명히 아니지만 우리들은 대부분 더 잘살기 위해 더 벌려고 한다는 것에는 크게 반대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돈이라는 점에만 집중한다면. 다큐에 나온 사람들은 정확하게 얼마정도의 돈을 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걔중에는 확실한 직업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어 그 분들이 더 적게 번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더 벌려고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아닌 사람들도 많겠지만 대체적으로 기혼보다는 미혼인 분들이 많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기혼이 더 적게 벌려고 한다는 것은 힘들것이라 본다. 최소 생활비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지만 결혼을 해서 자녀가 생긴 후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최소 생활비는 필요하니 말이다.
나같은 경우 정말 혼자 산다면 분명히 한 달 몇 십만원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본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 오히려 없다. 특별히 무엇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고 차도 없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기 만족을 위한 삶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삶이다. 자기 만족이 사람마다 달라 원하는 조건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다큐에서 나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귀촌이나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복잡한 도시에서 힘들게 사는 것 보다는 농촌에서 조금 벌더라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고 싶어하는 이유가 커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러기 위해서 꼭 시골로 가야할 필요는 없다고 보지만 그건 각자 선택의 문제라 보인다. 더구나, 나는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 자신도 없고 관심도 없기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적게 벌고 더 잘사는 법의 전체적인 맥락과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큐에서 몇 몇 전문가들이 어쩌구 저쩌구하는 말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더이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는 어쩌구 저쩌구는 좀 과한 논설이라 보인다. 전 세계를 살고 있는 인구가 몇 명이고 우리나라만 해도 살고 있는 인원이 거의 5,000만 명인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을 통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다지 큰 고민과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는 길을 나도 따라서 가는 것이 문제일 뿐이라 본다. 이런 인생도 있고 저런 인생도 있고 이런 삶이 행복한 사람도 저런 삶이 행복한 사람도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건간에 본인이 만족하고 행복하면 된다.
이 다큐말고도 다큐멘터리 3일에서도 이 시장에 대해서는 나온 적이 있다.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고 아직까지는 대중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본인들이 그 곳에서 자신의 직업을 갖고 행복하게 일을 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모든 사람이 자영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달란트가 다르다. 그 달란트를 어떻게 키우고 꽃을 피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굳이 더 적게 벌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적게 벌고 남는 시간만큼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그 하고 싶은 일을 하루종일 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란 생각이 든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더 소중한 인생을 살기 위해 산다면 그만큼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큐에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현명하게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남에게 좌지우지되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주관을 갖고 자신이 살고 싶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 그들의 인생을 부러워하며 부러워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은 어느정도의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직업으로써의 일이어도 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어도 되고 흔히 생각하는 직장생활에서 하는 일이어도 되고 자영업이여도 되고 남들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무엇을 창작하거나 창조하는 것도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엄연히 일이고 작곡을 하는 것도 일이다. 일이라는 것이 수렵과 농업을 거쳐 산업사회를 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일만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적게 벌고 더 잘사는 법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굳이 꼭 하는 일이 돈을 더 벌게 된다고 그걸 굳이 중단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중단은 하지 않아도 그 균형을 잘 맞추려고 노력은 할 것이라 보이지만.
이렇게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다음에 하겠다고 하지 말고 지금 돈 걱정 하지 말고 하면 된다고. 일단, 해 보면 본인에게 맞는지도 알 수 있고 생각한 것이 꼭 돈이 안 되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고 보니 오히려 더 돈을 많이 버는 것일 수도 있다.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게 조금씩 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큐에 나온 사람들이 귀농이나 귀촌을 하기 위해 1~2년 기간동안 같이 부락식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체험을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런 결단을 하는 사람들이 소수이지만 대단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소수겠지만. 더 돈을 벌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도 올바르지 않지만 굳이 일부러 더 돈을 적게 벌고 남은 시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별로다.
그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하고 싶은 것을 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 일이 더 돈을 벌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해 보는 것이 핵심이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에 더 가까워 보인다.
더 적게 벌고 더 잘사는 법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족쇄를 과감히 끊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 그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법으리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