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읽은지10년이 다 되어가는 책을 지금 리뷰하는 건, 작별할 때가 되어서이다.
작별 기념으로 리뷰나 남기자! 영어구절동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이고,
영어 전치사 연구는 원래 2판을 가지고 있었으나, 분실한 관계로 3판을 다시금 샀다.
주변에 누가 달라는 사람이 있어 주기로 마음 먹고, 자식을 군대 보내는 심정으로 리뷰를 남긴다. (ㅠㅠ)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동사를 사용할까? 그러니까, 우리나라 말 기준으로 말이다.
대략 50개다. 가까운 사이에는 동사도 잘 쓰지 않는다. 당장에 카톡 메세지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어의 위대한 경제성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으나, 스마트폰 자판치기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물리적 결과다. 긴 문장은 PC의 그것보다 서너배 쯤 더 걸리고, 오타가 나면, 수정할까 말까
몇 번이고 망설이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도 갈수록 짧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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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학창시절엔 동사가 필요치 않았다. 명사만 있으면 됐다.
전지전능하신 어머니가 명사만 들으면, 동사를 유추할 수 있었으니.
"엄마 밥(주세요 생략)"
"엄마 돈(주세요 생략)"
"엄마 내 도시락(어디 있어요 생략)"
만렙(고렙)의 어머니들은
"엄마..." 만 들어도 자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우리 어머니도 그랬다.
요즘 중고딩 학생들에게는 동사무용론까지 퍼지고 있는 추세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중고등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동사(動詞)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개(犬)로 시작하는 접두어가 붙어, 아주 간결한 명사형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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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어떨까? 영어 역시 마찬가지다. 50개 내외의 동사만 죽어라 쓴다.
지금껏 본 할리우드 영화만 상기시켜봐도, 그다지 많은 동사가 나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take, get, do, have, drink, keep,go, come 등등,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에 나오는 동사만
죽도론 나온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인간 본래의 생활이라는 게 어느 문화권에서나
뻔하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싸고, 오고, 가고, 만나고, 헤어지고.
그런데 우리 부모님 세대나 우리 세대는 중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도, 영어를 못했다.
문장의 서술구조(문법)탓이라고 하지만, 틀렸다. 먹고, 마시고, 싸는 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먹고, 마시고, 싸는지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고.
동사의 활용은 어느 언어권에서나 가지고 있다.
우리말 역시 그 동사의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밥을 먹다.에서 활용하면,
먹지, 먹을, 먹고, 먹으니, 먹어, 먹으면, 먹어서 등등 이거 외우기도 힘들다.
영어는 이런 식이 아니다. take off, take on, take in, take back. 뭐 이런 식이다.
이게 바로 영어식 동사의 활용이다. 보통 전치사와 결합하여, 동사가 가진 기본 의미에
추가(확장)하여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
이걸 가르쳐 준 책이 바로 영어구절동사다.
우리와 같은 우랄-알타이 어족에는 없는 개념이라, 영어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바로 전치사다.
인도-유럽어족은 가지고 있으나, 우리에겐 이 전치사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아마 우랄산맥을 넘으며,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지르는 사이 추위와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잊어버린 모양이다.
우리에게도 전치사라는 개념이 있었다면, 영어 공부가 이토록 괴롭진 않았을텐데...
전치사란, 한자 그대로 하자면, 앞 전(前), 둘 치(置), 말씀 사(詞)를 써서,
말씀 앞에 둔다는 말인데, 이 말씀은 바로 명사와 대명사다.
명사는 이 세상에 이름 가진 모든 것이고
(이름이 없어도 명사가 될 수 있다. 거시기나 somebody, something으로 표현한다),
대명사는 이 일반적으로 이름 가진 모든 것을 대신해서 쓸 수 있는 명사다.
앞서 말한 something(어떤 것)같은 게 대표적이다.
요즘 학생들은 다들 영어를 공부할 때, 전치사를 개념화해서 배운다.
무작정 우리 때처럼, on + 요일, on 은 ~위에, 이런 식으로 외우는 게 아니라,
on 이라는 전치사 자체가 가진 의미 다음에 올 (대)명사에 찰싹 붙어 있는 이미지로 배운다.
on이라는 전치사의 정확한 개념이 스위치 온(on)할 때처럼, 접촉면(대상)에 닿는 그 무언가에
전치사 on 을 쓴다는 걸 다 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다 안다.
우리 땐, 이런 거 안 가르쳐줬는데..ㅠㅠ
학창시절, 성문과 맨투맨을 비롯하여, 이 책 저 책 영문법과
어휘집을 훑어봤지만, 끝까지 본 책은 이 두 권의 책이 유일하다.
몇 번을 읽어도 재미있고, 새롭다.
읽다보면, '아, 서양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개념이 잡혀있구나!'라며
느끼게 될 책이니, 혹시나 아직 읽어보지 않은 중,고등학생이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그럼, Good-by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