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나오는 직업은 다소 접하기 힘든 분야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선택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평소에 접하기 힘든 분야를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내용으로 관련 종사들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직업군 중에 하나가 광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광고분야를 무대로 하는 드라마는 극히 드물다. 그 이유를 이 드라마는 보여준다. 워낙 창의력이 발휘되는 분야라 드라마도 창의력을 보여줘야 하지만 더욱 더 큰 창의력이 발휘되는 분야라 그런지 지금까지 광고분야를 다룬 드라마치고 제대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실제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 보다 통통 튀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를 갖고 봤지만 아쉽게도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진짜로 광고쟁이들이 치열한 이야기를 들려주던가, 아님, 더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로맨스로 갔으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데 둘 다를 끝까지 잡으려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 결과를 맞고 만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이 드라마는 죄송하지만 전적으로 작가들의 문제로 보인다. 작가가 좋은 설정과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가야 하는데 고리타분하고 뻔한 전개만 보여주니 드라마를 보면서 답답하다는 느낌을 들었다. 소재도 좋았는데 그만 뻔한 스토리로 전개가 되다보니 연기하고 있는 연기자들도 뒤로 갈수록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될수 있는 한 실제 인물인 이제석씨의 광고를 드라마 상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 자체가 가장 큰 실수로 보인다. 이미 나와 있는 내용에 억지로 드라마를 껴 맞추려고 하다보니 내용이 자꾸 왔다 갔다 산으로 가고 물로 가고 한다. 차라리, 창조적 파괴라고 중간에 이미 드라마 시청률이나 뻔한 내용 전개로 욕을 먹을 때 실존 인물이 했던 광고를 버리고 했으면 차라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조연 연기자들은 최선을 다하는 연기가 눈에 보였지만 주연이나 조연이나 내용 전개가 허술하니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올리가 없지 않나 싶다. 대사도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하는 말이 아닌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처음부터 끝회까지 다른 드라마의 유혹을 물리치고 -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만 - 끝까지 본 사람으로써는 끝까지 아쉬웠다.

 그나마 해패엔딩으로 끝난 마무리에 안도를 해야 할까싶다. 출생의 비밀도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가고 광고쟁이들이 고민과 고뇌와 창작의 아픔에 대해서도 어딘지 너무 우습지 않게 '그 분이 오셨다'는 표현으로 쉽게 처리한 듯 하다. 무엇보다 둘의 로맨스 과정에 그다지 크게 공감을 가게 그리지 못했다. 여타의 로맨스 드라마에 비하면 실제로 둘 사이에 제대로 벌어진 일도 거의 없다. 박하선을 작가들이 너무 사랑했나 보다.

그래도, 이제석의 광고와 그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개된 부분은 좋았다. 작가가 3명이나 되어 서로 잘 안 맞았던 것이 아닐까싶은 작품이다. 상당히 통통튀는 배경에 보다 화려하게 갔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는 여러모로 무엇인가 미진한 작품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