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한 가지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지만 TV는 짧지만 다양하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흔히 TV를 잘 안 보는 사람들도 다큐는 주로 본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인간에 대한 것보다는 자연이나 동물에 대한 다큐를 많이 보는 듯 하다. 나같은 경우에는 아직 젊어 그런 것인지 다큐도 자연이나 과학 다큐는 안 보지만 인간에 대한 다큐는 거의 챙겨보는 듯 하다.
공부하는 인간에 대한 다큐는 그런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공부를 통해 발전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다만, 서양과 동양이 공부하는 방법은 다르다. 솔직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공부하는 인간을 보면서 새롭게 알게되었고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아시아가 성공한 배경은 교육열이라고 한다. 특히, 동아시아가 발전한 배경이 바로 교육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한자 문화권이라는 것이고 공자로 부터 이 한자의 공부가 널리 퍼졌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공자는 맹자에 의해 지금까지 동양의 정신으로 살아남은 듯 하다. 공자의 사상을 맹자가 이어받아 다듬고 깊게 들어가 널리 퍼지게 한 장본인이 맹자라고 생각하는데 공자도 그렇고 맹자도 그렇고 둘 다 공부를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인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공자는 자신의 학문을 갈고 닦은 후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생각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맹자도 마찬가지였고. 이러한 사상은 중국의 근처 나라들에 퍼져 나갔고 이 들 나라에게 공부는 무엇인가를 배워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되었다. 한자 같은 경우 너무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일정 수준이상까지 암기하지 않는 한 그 내용을 쫓아 갈 수 없었다.
이러한 정신은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지금까지 내려와 동양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해를 하기 보다는 먼저 암기를 통해 머리속에 넣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 하나씩 반복하면서 깨닫게 만드는 방법을 통해 공부가 전해졌다. 암기를 통해 머리에 넣는 것은 아마도 서양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종이가 대량생산할 수 있지도 않고 글자를 남기는 방법도 극히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추가로 서양은 - 정확하게 유럽은 - 밑으로는 아프리카, 옆으로는 서아시아 사람들과 왕래를 자주 한 이유로 동양보다는 덜 폐쇄적인 문화를 갖게 되었다. 동양은 비슷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을 주로 보게 되면서 민족보다는 자신의 가족을 통한 관계의 형성이 더 발달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자라면서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가족을 대표한다는 의식을 가지면서 자란 듯 하다.
의식을 하지도 않고 알지도 못했는데 자기 소개를 할 때 동양 사람들은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빠짐없이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나같은 경우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독서모임을 할 때 새로운 사람이 오면 다같이 새롭게 자기 소개를 할 때 꼭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에 대한 아무런 의식도 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였고 추후의 이상함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큐를 통해 보니 서양에서는 가족 이야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자기 소개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로써는 어색한 것이다. 누구랑 알게 되면 어떻게 하든 그 사람의 가족관계를 알려고 노력하고 듣게된다. 이런 문화는 서양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
서양사람들은 개인주의이고 자신이 먼저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 사소한 부분에서 까지 차이가 난다는 점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러한 문화가 한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나라는 존재는 내가 의식하건 말건 나도 모르게 나라는 인간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동양 사람들에게 공부는 나보다 우리 가족이 더 잘 되기 위한 방편으로 하는 것이고 서양 사람들에게 공부는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다. 동양 사람들에게 공부는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서양 사람들에게 공부는 자신이 궁금해 하는 점을 알기 위한 방법이다. 이러한 차이는 지금의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
신기하게도 이런 차이가 바로 오랜 시간동안 각자의 문화를 꽃 피우고 발전하다 서로 문명끼리 만나 하나의 지구가 되었을 때 서양 문화가 동양문화보다 발전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서양문화는 동양문화를 흡수 발전하게 되었지만 동양 문화는 서양문화를 흡수 발전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지 않을까 한다.
동양인들은 - 여기서 말하는 동양인은 동북아시아를 지칭한다 - 자기가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거기서 멈춘다.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았기에 더이상 체면치례 할 이유가 없다. 대신,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창피한 기분에 사로잡혀 어떻께 하든 평균을 쫓아가려 노력한다. 반면에 서양은 반대로 자신이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포기하지만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더 하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문화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동양은 일정 정도까지는 열심히 쫓아 갈 수 있지만 어느 지점을 맞닿뜨리게 되면 정체를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평균이 갈수록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갈수록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이 잘 살수록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렵다. 평균에서 도태되면 안되는 문화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처럼 어려운 가 보다.
서양은 못하는 걸 굳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잘 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잘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자기 만족이 크고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창의력이라는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고 화두로 떠 오르고 있는데 이런 것을 볼 때 갑자기 창의력이 나올 수 없는 환경에서 창의력을 닥달한다고 될 수 있는 것은 불행히도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인 공부에 대해 생각해보니 나는 동양보다는 서양 공부스타일에 가까운 듯 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학생 시절에 부모님은 나에게 공부에 대해 강요를 한 적은 없는 듯 하다. 스스로도 가족을 위해 공부 해야 한다는 거창한 생각도 없었고 못한다는 것에 대해 창피한 적은 없었다. 그저, 중간 정도의 실력만 갖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어 그런지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 더 많은 공부와 공부를 한다. 그렇다고 어떤 시험을 잘 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공부에 전념한다고 할 수 있다. 못하는 것을 더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다시 보기도 하고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하기도 하면서 모르는 것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공부를 하게 된다. 내가 하는 것이 공부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카테고리를 만든다면 공부라는 카테고리에 들어 갈 행동이라 공부라 지칭한다.
그런데, 분명히 전통적인 동양인의 공부방법이 아니라 그런지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공부를 한다.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있으니 만족도도 당연히 높다. 그렇다면, 성인이 되면 다들 이렇게 자기 만족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성인이 되어서도 스팩을 쌓기 위해 공부하고 더 좋은 직장과 직업과 승진을 위해 공부를 한다. 결국 다시 평균보다 못한다는 것은 낙오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남들보다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점이 없고 오로지 남들만큼 해야만 도태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공부가 재미없다. 머리에 들어오는 것도 결국 다시 암기로 돌아가 일단 외우고 본다. 꼭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아마도, 처음 시작단계에서는 암기를 통한 공부가 도움이 되겠지만 그 후에는 각자 자신의 선택에 의한 공부를 해야만 전체적인 수준도 올라가고 창의력도 마구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싶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문화현상이자 공부방법이라고 보인다. 더이상 발전하기 힘든 정체기에 접어든 동북아시아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보인다. 일본이 그랬고 한국이 서서히 겪고 있고 중국이 어느 정도 경제발전의 정체기가 올 때 오게 될 일이라 보인다. 그렇다고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그저 내 작고도 약하지만 막연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