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만든 곽재용 감독은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 되었다. 당시에 주연 배우보다 조연인 이경영이 까마귀 소리를 내며 완전히 떠 버렸는데 당시에는 애뜻한 사랑을 나누는 두명의 주인공과 둘을 이어주는 한 명의 조연이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이 영화로 인해 로맨스 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이미지였던 곽재용감독은 그 후에 '엽기적인 그녀'로 완전히 떠 버렸다.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였던 이 영화는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 배우들도 함께 떠 버렸다. 그 후에 곽재용 감독은 클래식까지는 어느 정도 안타(?)를 쳤지만 이후부터 잘 안 풀렸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영화를 찍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예전만큼의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클래식'같은 경우에는 조인성의 촬영분량으로 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연인지 알고 찍었는데 막상 보니 조연급이라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본인의 이야기인지 소속회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우습지 않게 '클래식'에서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장면은 조인성과 손예진이 비를 맞으며 걷던 장면을 비록하여 대다수를 차지한다. 분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있는지가 더 중요했는데 말이다.
이런 일을 경험해서 그런지 이 후로 조인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걷고 있는 중이다. 인기는 말 할 것도 없고 연기에 있어서도 점차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말이다. 워낙 초창기 영화라 그런지 얼굴 볼살도 아직 남아 있고 연기도 지금에 비해 많이 어색하고 제대로 연기를 못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만큼 풋풋함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사실 우리나라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요소는 거의 대부분 삽입되어 있다. 애절한 음악과 슬픈 영상, 이뤄질 수 없는 사랑등등 여기에 불치병과 남매로 엮이면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나 쓰임직한 일이지 영화에서는 차마 그렇게 까지 막가지는 않는 듯 하다.
그래도, 영화는 애절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며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이 모든 것은 거의 전적으로 손예진에게 빚지고 있다. 워낙 눈물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 로맨스 영화에서는 1순위로 캐스팅이 되는 배우가 아닐까싶다. 그에 반해 연기 목속리 톤이 아주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흥행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도 드물지 않을까한다. 특히, 새침하게 조신한 연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1순위가 아닐까한다.
남자가 우는 모습에서 눈물이 나올 때는 될 수 있는 한 울지 않으려고 하는데 눈물이 나올 때이다. 참다 차다가 눈물이 나오는 모습을 볼 때 보는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폭발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조승우의 연기는 훌륭하다. 성춘향으로 데뷔를 했는데 보통 춘향역할을 한 배우가 살아남고 이몽령역할을 한 배우가 사라지는데 성춘향은 오디션으로 뽑힌 배우중에 조승우가 한국에서 연기자로 우뚝 서 있다. 게다가 뮤지컬 배우로써도 말이다. 가장 인상깊게 본 연기는 '타짜'였지만 이 영화에서도 훌륭하다.
영화는 무척 단순하고 대단히 친절하지도 않다. 내용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장치를 많이 썼는데 그런 점이 좋게 보면 좋은데 다른 면으로 보면 판타지 영화도 아닌데 판타지처럼 영화가 넘어간다. 그건 이미 곽재용의 후속작인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도 차용했지만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클래식'은 이야기 줄거리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뇌리에 계속 남아 있는 영화다. 흔히 좋은 영화들이 그런 경우에 속한데 '클래식'같은 경우에는 나쁘지는 않지만 이상하게도 오래도록 영화를 본 후에 기억에 남아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음악에 있다.
이 영화에 삽입된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사랑하면 할수록'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그 노래를 듣고 있을 정도이다. 아마도 그 이유때문에 나중에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싶다. '클래식'을 다시 보면서 끊임없이 흐르는 '사랑하면 할수록'은 영화를 보는 원동력이 될 정도이다. 손예진과 조승우의 애뜻한 사랑이 음악과 함께 머물러 있어 보인다.
영화 마지막에 조인성이 반딧불을 찾고 손예진에게 주는 장면에서 이유없이 아주 아주 조금 울컥했다. 그전에 그토록 예쁘고 슬프게 울던 손예진을 보거나 참고 또 참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던 조승우를 봐도 무덤덤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반딧불과 연관된 특별한 추억이 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클래식'을 보면서 차곡 차곡 쌓였단 감정이 반딧불과 함께 순간적으로 삐집고 나온 것이 아닐까싶다. 어찌 되었든 사랑이 이뤄졌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랑은 헤어지면 아름답다. 만나 결혼하면 더 아름답고 헤어져도 추억을 선사하지만 영원히 함께 하면 평생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