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아담 샌들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에밀리 왓슨 분)를 만나게 된다.”

당신 얼굴은 아주 귀여워요

피부랑 뺨도 깨물어주고 싶어요

잘근잘근 씹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워요

난 당신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어요

당신 얼굴은, 쇠망치로 묵사발을 만들고 싶을 만큼 예뻐요

난 당신 얼굴을 씹어 먹고

눈알을 파내 빨아먹고 싶어요

그래요

바로 이거예요

너무 근사해요

폴 토마스 앤더슨의 ‘한방 얻어맞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느낌의 사랑 영화인 ‘펀치 드렁크 러브’는 그답지 않은 작품이면서도 무척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영화이다.

그에 대해서 잘은 모르던 시절에,

아직도 잘은 모르지만 그때는 더 영화에 대해서 몰랐던 시절에 보았던 작품이었지만 무언가 이상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는 기억이 남는 작품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간간히 기억난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다시금 접하게 되니 더욱 재미나고 흥미롭게 느껴지게 된다.

저런 장면들도 있었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장면들도 있고, 그때도 그렇지만 지금 보아도 참 잘 만들어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순간들도 있어서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시 보게 되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가장 짧은 길이의 작품일 것이고, 아마도 앞으로도 이처럼 달콤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스러운 작품인 ‘펀치 드렁크 러브’는 어쩐지 정서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뭔가 일반적이진 않아 보이는 주인공 베리의 약간은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작품은 시작하고 있고, 그 시작과 함께 갑작스러운 차량 전복사고와 동시에 등장하는 오르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당황스러움을 느끼도록 만들고 이어지는 레나의 등장은 이 엉뚱하면서도 권투에서 잽을 날리듯이 각각의 장면들이 보는 사람이 얼얼한 기분이 들 정도로 놀라움을 만들어낸다.

피곤함과 압박감을 만드는 가족들 덕분인지 뭔가 감정을 조절하는 것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베리와 그 주변을 하나씩 보여주며 베리의 이상스러운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되면서도 그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에 그의 주변사람들처럼 어처구니가 없게 느껴질 무렵에 다시금 등장하는 레나와 연속해서 발생하는 일련의 상황들은 이 가볍게만 느껴지는 작품이 비범함으로 가득하고 생각 이상으로 놀라운 장면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드는데, 앞서 말했듯이 권투의 잽을 얻어맞듯이 하나씩 일어나는 상황들은 액션영화보다 더 긴박하고 긴장감을 만들어내면서도 그 상황들이 보는 사람으로서는 하나의 즐거움으로 그리고 멋진 농담의 연속처럼 만족스러운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재치로 가득하다.

영화의 시작에 등장하는 총천연색의 일렁임처럼 아름답기만 한 ‘펀치 드렁크 러브’는 푸딩과 마일리지를 통해서 황당함과 웃음 그리고 일상을 조금은 다르게 보도록 만들고 있고, 영화만큼이나 매력적인 음악은 영화를 잘 보조해주기도 하면서 때로는 영화보다 더 강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음악에 영화가 혹은 영화가 음악에 서로에게 리듬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런 통통 튀는 발랄함이 영화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흐트러짐 없이 이어지고 있고, 그 매력을 잃지 않고 있다.

베리의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과 반대되는 갑작스럽게 그가 보이는 돌발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은 예상하지 못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황당하면서도 심심할 틈이 없는 이야기로 꾸며지고 있는데, 그가 외로움 속에서 했었던 폰팅으로 인해서 일어나게 되는 협박은 베리의 불안한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를 협박하기 위해서 찾아온 이들에게 납치되어서 벌어지는 상황을 담아낸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공포영화의 영향성은 베리가 겪게 되는 연속되는 난관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펀치 드렁크 러브’가 단순히 로맨틱 영화에 머물려고 하지 않는 생각 이상의 야심을 숨기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다.

아담 샌들러는 그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배역인 베리를 통해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눈부신 순간을 만들어내면서 지금이야 어떻게든 회복할 수 없어 보일 정도로 엉망인 경력을 쌓아가지만 그 당시만 생각해서는 그의 다양한 매력을 멋지게 종합하고 있는 것 같고,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 접했던 에밀리 왓슨은 그녀가 가장 사랑스럽게 보이는 모습들만을 담아내려고 작정한 듯이 이 작품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처럼 사랑스러운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을 정도로 아름답고 아름다울 뿐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다른 작품들이 워낙 압도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펀치 드렁크 러브’가 소품처럼 느껴지고 어깨에 있는 힘을 잔뜩 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좀 더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하다.

엄청난 무언가를 만들어서 놀라게 해주겠다는 야심으로 가득하고 그 야심이 분명 성공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었던 폴 토마스 앤더슨이지만 생각해보면 이처럼 자연스럽게 작품에 빠져들게 되는 작품을 통해서 그만의 매력을 좀 더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관련된 영화를 떠올리게 되면 이 작품을 빼놓지 않고 떠올리게 되는데, 생각만큼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별다른 느낌이 없어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역시나 내가 너무 유별난 작품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처럼 좋은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보게 되면 너무 기분이 들뜨게 되어서 아껴서 보고 싶어질 정도로 상큼한 작품이다.

참고 : 베리가 벽에 주먹질을 한 다음에 그의 상처가 난 손을 보여줄 때 어쩐지 장난스럽게 love 라는 글자로 보인다. ‘사냥꾼의 밤’에 대한 재치 있는 표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