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잠잠하게 지내고 있었던 그들의 라이브 공연 앨범인 inni 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다시금 시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는 빠르게 새로운 앨범 Valtari을 접하게 된 것 같다.
새로운 앨범 Valtari 은 앨범의 표지처럼 뭔가 모호하고 초자연적인 성향을 느끼게 되는데, 어차피 이런 느낌이야 그들의 음악에서 이전부터 느껴졌었던 점들이니 특별히 달라짐으로 이해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점점 더 대중들에게 다가선다는 느낌이 들게 되는 앨범들이었던 기존에 비해서 이전과 같은 대중들에 대한 고려를 거둬들여서 자신들만의 세계로 다시금 침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동안의 공백기 동안의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전작들에 비해서 조금은 예전과 같은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음향적인 실험과 관심이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곡-주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정돈된 방식으로 완성한 것이 아니라 거칠게 다듬어진 것 같은 기분도 들게 되는데, 어째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음악이 하나로 뭉쳐져 있거나 엉켜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불투명하고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사운드가 이전처럼 끝없이 펼쳐지고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 향하고 싶지만 더 이상 떠오르지 못하고 땅에 묶여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앨범의 표지가 수록된 음악을 가장 정확하게 시각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늘로 올라가고 싶어서 발버둥치고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어쩐지 하늘로 향하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자신의 슬픔을 음악으로 들려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하고,
흐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면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추측해본다.
정작 그들은 전혀 아무런 의미가 없이 들려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