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의 부호 J.W. 그랜트(J.W. Grant: 랄프 벨라미 분)는 사랑하는 미모의 아내 마리아(Maria Grant: 클로디아 카디날 분)가 멕시코의 예수라고 불리우는 혁명 투사 라자(Jesus Raza: 잭 팰런스 분)에게 납치되자 전 미국을 통틀어 전투의 귀재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명석한 두뇌의 전술가 리코(Henry "Rico" Fardan: 리 마틴 분)와 서부 제일의 맨헌터 에렌가드(Hans Ehrengard: 로버트 라이안 분), 다이나마이트의 독보적인 기술가이자 건맨인 빌 월스(Bill Dolworth: 버트 랭카스터 분), 그리고 사막을 훤히 알고 양궁에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제이크(Jake Sharp: 우디 스트로드 분) 등 4인의 프로페셔날을 고용한다. 라자가 몸값으로 요구한 10만 달러를 그들이 목숨을 걸고 마리아를 구해오는 조건으로 지불하겠다는 그랜트의 솔깃한 제안에 이들 4인의 프로들은 라자의 아지트가 있는 멕시코 사막으로 향하는데. 먼저 뛰어난 지략가인 리코는 함정을 설치하고 라자의 흔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이윽고 당도한 라자의 아지트, 한때는 멕시코의 혁명 투사였지만 돈때문에어쩔 수 없이 존경하는 라자를 죽여야 하는 리코와 돌월스는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마리아를 끌고 나온다. 리코의 뛰어난 작전으로 라자 일당의 거치른 추격전을 겨우 따돌리고 마리아를 그랜트에게 데려가는데 성공하지만, 애초부터 마리아는 납치된 것이 아니라 라자와는 연인 사이였음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순 달라진다.”

서부영화가 갖고 있는 장르적인 재미에 충실한 ‘4인의 프로페셔널’은 그 ‘재미’라는 것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지 특별한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지 않는 명쾌한 느낌의 작품이다.

작품은 시작과 동시에 제목에서 언급되는 4명의 프로들을 보여줌과 함께 어째서 그들이 모이게 되었는지를 무척이나 간단하게 알려주며 복잡함 없이 진행되고 있다. 별다른 특징을 느낄 수 없이 등장하는 3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개성 있는 등장인물인 버트 랭커스터가 연기한 빌을 제외한다면 심심한 느낌만 들게 되는 4인의 구성이었을 것 같다.

색다른 요소가 특별히 없는 서부영화이기 때문에 크게 인상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작품의 중심 잡고 있는 리 마빈과 버트 랭커스터는 평범한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작품을 이끌어가고 있다.

어떤 영화에서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하지만 등장하는 모든 장면들이 이상할 정도로 비범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리 마빈은 사람에 따라서는 항상 엇비슷한 모습만 보이고 있을 뿐이라 아무런 매력을 못 느낄 수 있겠지만 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어떠한 것에도 무심한 듯이 반응하는 그의 모습에 반해버린 사람들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도 주도적으로 동료들을 이끄는 모습에서 호들갑스럽게 반가움을 느낄 것 같다. 또한, 술과 여자 그리고 담배를 사랑하는 전형적인 서부 사나이를 연기하고 있는 버트 랭커스터는 연기자로서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 ‘레오파드’와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우아함과 품격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상업영화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매력 넘치는 남성의 모습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그저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고, 거창하게 무엇인가를 목표하고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멕시코와 맞닿아 있는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한 상쾌한 서부영화 이상의 작품은 아니지만 간간히 주인공 리코와 빌의 과거에 대한 언급을 통해서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고, 그 혁명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 침묵하거나(리코) 부정하듯이 냉소적으로 말하는(빌) 모습을 통해서 그리고 혁명가와 산적 사이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있는 ‘지저스 라자’라는 등장인물을 통해서 혁명에 대한 환멸과 함께 혁명의 정당함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설마 이 작품이 멕시코 혁명에 대해서 무언가를 얘기하려고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정부분 기존의 세계관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무언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영화의 마무리 장면을 통해서 서부 사나이들이 갖고 있는 순수성에 대한 강조와 함께 흔히 말하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큰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런 장면을 통해서 그런 의미를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작품을 만들었고 참여했던 이들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고 : 예전에는 리 마빈과 같은 연기자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그의 무표정함과 어떤 방법으로도 그의 세계관을 바꿀 수 없어 보이는 철저한 모습에 큰 매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 누구도 함께할 수 없고 빈틈을 찾을 수 없이 자신만의 세계로 채워진 것 같은 그의 모습이 닮고만 싶어진다. 물론, 꽤나 고독한 삶일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