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의 사랑 이야기”

영화를 보는 동안 과연 이 작품이 진짜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작품이 맞는지 묻고 싶어지는 ‘브리지’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자막과 그의 전작 ‘평원의 무법자’ 포스터를 통해서 이 작품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이 맞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부정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과연 맞나? 정말 맞다.

그래서 더욱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

작품의 내용도 자유분방하고 순수한 소녀와 고독함을 즐기는 중년 남성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것 외에는 아무런 것도 채워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무슨 생각과 의도로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감독 활동 초기였기 때문에 자신의 경력에 꽤나 신경을 쓰고 있을 시기였을 것인데... 의외의 작품이라는 말만 나오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본인이 자신의 작품에서 연기를 하지 않고 있는 (오직 감독으로서)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아마도) 첫 번째 작품인 것 같기도 한데, 혹시 이런 작품을 만들고 출연하지 않은 이유가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대한 반발감과 함께 그런 이미지로 인해서 한번쯤은 이런 로맨스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들었기 때문이지는 않았을까?

이 작품 이후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제외한다면 특별히 이와 같은 성향의 작품에 관심을 보였던 적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매우 ‘브리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 경력 중에서 가장 이례적인 작품으로 꼽힐 수 있을 것 같다.

보기 시작했으니 그래도 끝까지 보기는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끝까지 보기는 했지만... 마음 같아서는 보다가 그만 두고 싶은 마음만 앞설 뿐이었다.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모르겠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작품을 보게 되니 유치하고 닭살 돋는 느낌만 들 뿐이었다.

1970년대의 낭만과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작품이 발표된 당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찔끔거리게 만들었던 ‘러브 스토리’를 지금 본다면 웃겨서 쓰러지는 코미디 작품처럼 느끼듯이 낭만과 감수성이라는 것은 항상 고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작품의 여주인공 소녀와 중년 남성의 거리감(정서, 가치관, 경제적 환경 등등)을 통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약간은 보수적이고 1970년대의 젊은이들에 대한 불편한 기분의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소녀는 자유분방하고 순수함을 갖고 있지만 그녀와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은 나태하고 방탕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며, 직장에 다닐(찾을) 생각도 없고, 다닌다고 해도 금방 그만두고 있고 약에 취해서 살거나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도대체가 사회성이라고는 어디에도 찾을 것이 없는 존재처럼 비춰지고 있다. 착하지만 멍청하고 멍청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폐까지 끼치는 그런 존재처럼 다뤄지고 있다. 마치 커피를 추가로 요구하는 브리지의 부탁에 불쾌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웨이트리스의 표정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표정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중년 남성을 통해서는 안정된 직장과 경제적인 조건을 갖고 있지만 고독하고 공허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가벼운 관계만을 갖기를 원했지만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함께하는 사람 없이 커다랗고 공허한 그의 집과 같이 남성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찡그린 얼굴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각각 문제점이 있지만 이런 둘이 함께한다면 서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정적인 결말을 채택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이를 통해서 이들처럼 혼란스러운 시대가 안정적으로 되기를 바라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 사고방식이 조금은 지나치게 문제를 단순화 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해결 방식이 보수적이고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남성이 여성에게 다가가고 그녀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준다는 방식이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를 길들이거나 종속시킨다는 결론이기 때문에 그들은 적당한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식의 온정주의가 느껴지는 결말이었다.

그런 시각이 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올바른 것 같지는 않다.

이와 같은 작품에 대한 해석은 약간은 과도한 해석일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뿐이고 1970년대의 정서와 낭만 그리고 사랑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탁월함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민망한 느낌이 들 정도로 평범한 느낌의 작품이라는 평가에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이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이후의 걸작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이지만.

참고 : 여주인공의 의상 비용은 얼마 되지 않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