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소년 필립 페리(Phillip Perry: T.J. 로더 분)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엄격하고도 비정상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어머니는 '여호와의 증인'의 독실한 신자로 아들 필립에게 크리스마스나 생일 파티, 할로윈 카니발에 참가하는 것조차 금지한다. 필립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 보는게 소원일 뿐이다. 그 무렵, 버치 하인즈(Butch Haynes: 케빈 코스트너 분)가 동료 죄수 제리와 함께 감옥을 탈출한다. 버치 역시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고 이 과거는 그를 폭력적인 인물로 만들어버려서 청소년기에 이미 범죄자가 되었다.

탈옥수가 되어 도망하던 도중 필립의 집에 숨게 되고, 소년에게서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버치는 필립을 인질로 삼아 도피하던 도중 소망해왔던 완전한 세상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아버지와 아들의 소원 목록을 만들고, 드라이브를 하고, 할로원 의상을 선물하는 평범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부정에 매말랐던 둘은 탈옥수와 인질이라는 세상의 판견을 뒤로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친구요, 아버지와 아들이 되어 텍사스를 가로지르며 오랫동안 필요로 했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한편, 그들을 뒤쫓는 형사 레드 가넷(Red Garnett: 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노련한 경찰관으로 단순한 훈방으로 충분한 소년범 버치를, 그의 불우한 가정 형편으로 볼때 결손 가정에서 지내느니 차라리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소년의 삶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약간은 건방지고도 무책임한 판단으로 그를 더 큰 범죄 속으로 몰아넣었던, 누구보다도 버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참고 : http://php.chol.com/~dorati/web/hani/hani940114.htm

참고 : http://php.chol.com/~dorati/web/vp/vp9402.htm

완전한 세상이니 놈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그런 세상이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예요

분명 세상은 정상이 아니고,

미친 세상이라면 미친 세상일 것이고,

불완전하다면 불완전한 세상일 것이다.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한 말을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말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케네디가 저격을 당하기 전이었고, 베트남으로 파병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게 되기 전의 미국인들이라면 이런 말이 지나치게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끝마쳤고,

이데올로기 경쟁으로 인한 냉전 사회이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고 완전하리라 생각되던 그들의 세계가 케네디의 저격과 베트남 파병을 차례로 경험하면서 모든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완전하게 구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지극히 오해였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생각 이상으로 충격적이었을 것이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완벽하고 완전하리라 생각되던 세계가 얼마나 망가진 세상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망가져가게 되는지를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퍼펙트 월드’를 통해서 처절하게 담아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지나칠 정도로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통해서 감정적인 기분이 들도록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감상주의와 함께 비극 / 파국으로 향하고 있는 ‘퍼펙트 월드’는 푸른 초원으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괴로움을 채워 넣고 있다.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과 감옥 생활로 인해서 점점 삐뚤어지게 되어버린 탈옥수 버치는 가정 폭력에 대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폭력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고, 버치가 좀 더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어린 시절 그가 감옥으로 향하도록 했던 보안관 레드는 그렇게 함으로써 버치가 더욱 범죄에 물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에 말없이 자기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듯이 보이는 흑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보고 있고,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과 권위주의 적인 분위기의 사회 모습까지 ‘퍼펙트 월드’는 (버치와 소년처럼) 드라이브 하듯이 바라보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은 완전하지도 않고, 따스함 이면에 불길함과 위선으로 가득한 세상이고 그런 세상에서 탈옥수 버치는 아버지를 찾아가려고 하고 있고, 그가 인질로 잡고 있는 소년은 마치 아버지와 같은 버치에게 총을 쏘게 되며 그로부터 도망치려고 하고 있다.

역설로 가득하고,

근심으로 가득한,

‘퍼펙트 월드’는 비범함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지나친 근심 때문인지 필요 이상으로 감상적인 단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감정 조절이 쉽지 않은 것은 영화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청승떨지 않는 감상주의라는 점에서 이정도의 감상주의는 불평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감상주의라는 것이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는 통할 수 있겠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보여주듯이 역설적인 의미에서 세상은 완벽하고 완전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이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세상은 완벽하고 완전하게 엉망진창의 세상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만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엉망진창의 세상...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런 세상일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이들도 웃음을 보이지 않게 되고,

허탈함에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영화는 끝을 맺고 있고,

얼마나 세상이 엉망인지를 깨닫는 풍경과 시간들만이 그들 앞에 펼쳐질 것이다.

영화는 그런 세상을 보여주기 직전에 막을 내리고 있고,

세상은 그렇게 저주받은 낯빛을 감추지 못하고 보이기 시작하며 끝을 맺고 있다.

고통스러운 세상으로 초대하고 있는 근심으로 가득한 초대장이고,

그 초대는 거부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얼마나 엉망인지 알아야만 어떻게 정상을 찾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