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아름다운 도시 -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도시가 아니고, 가장 위태롭고 또한 영광스러웠던 시절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1944년 파리에선 4년간의 힘든 점령시기가 지나면서 점령군 나치에 항거하는 봉기가 일어나려 했다. 연합군이 거의 다가 왔을 때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은 많고 다양한 조직들이 연합하여 서로 갈등과 반목을 하면서 파리 해방의 길을 모색했다. 시간은 정말 긴박했다.

1944년 8월 7일. 동 프러시아 라스텐베르그, 아돌프 히틀러 사령부. 노르만디에 상륙한 연합군을 저지하는 것에 실패한 나치로서는, 이제 파리의 실함은 시간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에 히틀러는 파리를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명령을 받은 파리 점령군 사령관은 고민한다. 그 자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그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예술의 도시 파리를 보호함으로써 역사의 죄인이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인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지는데.

연합군의 입성을 앞두고 치열한 활동을 벌이던 레지스탕스들도 이 소식을 듣고는 파리를 지키기 위한 숨막히는 사투를 시작한다. 사령관이 파리의 소각 명령을 차마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이에 연합군 선봉이 파리에 입성하고, 점령군 사령부는 레지스탕스들의 공격을 받는다. 사령관은 히틀러의 전화를 미처 받지 못하고 항복한다. 이때 놓여진 수화기에서 히틀러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2차 세계 대전 끝자락에 이뤄진 파리 해방과 관련된 영화인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는 프랑스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었던 독일군의 파리 점령에서 해방되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일종의 영웅담과 후일담과 같은 성격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미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별의별 영화들을 접해본 사람들로서는 조금은 심심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고, 파리 해방을 위해서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는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모습을 긴박하게 담아내기 보다는 낙관적이고 낭만적으로 담아내고(만) 있기 때문에 조금은 무덤덤하게 보도록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제작 당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수많은 유명 배우들과 헐리우드 스타들의 모습들을 찾아보는 것으로도 그리고 처음에는 파리를 해방시키지 않고 곧장 독일로 진격하려는 계획이 어떤 과정에 의해서 변경되는지를 (일종의 비화를) 알게 되는 과정으로서도 이 작품의 매력은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실제 현장의 모습들을 담은 화면들이 간간히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긴박감과 해방의 기쁨을 조금은 실감나게 만들어내고 있고, 해방이 갖고 있는 낭만도 간간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의 2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느긋한 기분으로 파리가 해방되는 과정과 그 해방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프랑스 유명 배우들과 커크 더글라스와 같은 헐리우드 배우들이 짧게 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수많은 걸작들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프랑스와 헐리우드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프랑스 / 파리의 해방에 있어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노력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자존심(도움은 고맙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노력이 우선되었다는 식의)을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작품이었다.

그런 것 이외에는 히틀러가 갖고 있는 프랑스와 파리에 대한 원한과도 같은 적개심과 모든 것을 불태우라는 명령을 아무렇지 않게 내릴 정도로 정상적인 판단과 명령이 이뤄지지 않던 그가 몰락하던 시기를 보게 되며 다시금 그의 영광과 몰락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해방을 위해 봉기하는 과정에서 통일되지 않는 의견 속에서도 프랑스 / 파리 해방을 위해서 연합하는 다양한 성향의 레지스탕스들과 그들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애국심과 정의감으로 가득한 모습들 그리고 파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실제로 명령을 실행 하지는 않는 독일 사령관의 선택과 함께 그와 같은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레지스탕스의 봉기와 미군의 파리 진입 그리고 독일군의 대응) 일어나는 안타까운 혹은 무의미한 죽음들은 전쟁에 대해서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시간도 갖게 만든다.

물론,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지나친 밝음이(위풍당당함과 낭만성) 이 작품에서 간간히 보이고 있는 어두운 요소들을 가리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들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낙천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