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갱단의 실존 인물 제시 제임스를 흠모한 로버트 포드가 그를 암살하기까지를 그린 서부극.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하는 악당 제시 제임스는 청년 로버트 포드의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그의 업적을 적은 책들을 사보며 그와 같이 되고 싶어 하는 로버트 포드는 우연한 기회에 제시 제임스 갱의 일원이 될 기회를 얻는다. 실제 가까이에서 본 제시는 다소 다혈질적이고 책에서와 같이 마냥 전설적인 행동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로버트 포드는 점점 그에게 실망하고 자신의 형과 자신에 실수로 인해 언제 제시에게 살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제시 제임스(Jesse Woodson James, 1847 ~ 1882).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남북전쟁 때 형 프랭크와 함께 남군에 자원하여, 당시 잔인하기로 이름났던 W.C 캔트릴이 지휘하는 게릴라 부대에 들어가 미주리 주, 캔자스 주 지방에서 활약하였다. 전후에 10여 명의 동료 게릴라와 한패가 되어 은행 강도를 하면서 두목이 되었다. 1873년에는 열차강도를 하면서 신출귀몰하여 추적대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가 저지른 일이 아닌데도 그의 소행으로 지목된 사건들이 많았는데, 얼마 후 추적대에 쫓겨 미주리 주의 세인트 조지프에 숨어 살던 중 부하에게 살해되었다. 한편 형인 프랭크는 자수하여 재판을 받고 석방되어 평온한 만년을 보냈다. 당시 은행과 철도는 거의 북부의 자본이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남부인들은 제시 등의 악행에 오히려 갈채를 보내며, ‘서부의 로빈후드’라 불렸다. 제시를 소재로 한 민요나 다임 노블(Dime novel : 10센트짜리 저가형 소설) 서부극 영화가 많다.”

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9099561

2000년 - 2010년까지 제작된 다양한 서부 영화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을 갖는 작품인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국내에서는 다른 서부 영화들에 비해서 비교적 덜 알려졌고, 아마도 이대로 알려지지 않고 묻혀버릴 작품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느슨함과 피곤함 그리고 기묘한 분위기의 서정성은 여전히 인상적이고 묘한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모호하게 설명하는 제시 제임스에 관한 언급처럼 이 작품은 만화경을 들여다보듯이 시작하고 진행되고 있고, 그 만화경의 흐릿함은 영화가 마무리 될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묘하게 뒤틀린 예수와 유다에 관한 우화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한낱 무법자에 불과하고 강도에 불과하지만 영웅처럼 칭송되고 있는 제시 제임스와 그를 죽임으로서 예수를 배신한 유다처럼 그 어떤 동정도 받지 못하는 로버트 포드에 관한 작품이고, 로버트 포드와 함께 제시 제임스를 죽이는데 가담한 로버트 포드의 형을 통해서 죄책감과 죽은 이의 모습을 닮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몇 백번을 반복하면서 결국 그를 닮고 싶었던 것인지 그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인지를 모르던 젊은이가 진심으로 후회하고 그를 그리워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비극이라면 비극일 것이고,

서부 영화의 온갖 신화와 영웅담에 대한 한숨어린 대답일지도 모른다.

온갖 갈채를 바라고 있었고,

그 갈채를 위해서 어떤 행동도 두려워하지 않던 젊은이가 갈채가 아닌 손가락질만을 받게 되었을 때의 곤혹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을 우울한 분위기와 처량하고 피곤함으로 채우고 있는 작품인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이처럼 기존의 서부 영화가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감독인 앤드류 도미닉은 작품에 대한 애매모호한 느낌만 감도는 시작부터 퉁명스럽게 로버트 포드의 죽음에 대해서 알려주는 마지막 장면까지 영화에 참여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있고, 심지어 영화의 제목도 등장시키지 않으며 작품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영화 제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한 이들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고,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서 작품은 보는 이가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만들지 않으면서 신화와 우화의 어딘가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있다.

특별한 총격전도 등장하지 않고 있고,

불길함과 불안함 그리고 제시 제임스의 예측되지 않는 행동과 함께 로버트 포드가 그와 같이 되고 싶어 하는 열망과 그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좌절감 속에서의 (자신에게 향할 갈채를 위한) 선택과 그 선택을 통한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 그리고 제시 제임스의 자살하듯이 선택하는 죽음이라는 안식과 곤혹스러움과 불안감, 혼란스러움 속에서 선택하는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알살은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서부 영화로서의 성격을 보다 다른 방식으로 확장되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거기에 더해 제시 제임스의 죽음 이후 그의 죽음이 어떻게 칭송되는지와 그와 반대로 로버트 포드의 이후의 삶에서 어떻게 제시 제임스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지 그리고 로버트 포드가 어떻게 수없이 제시 제임스의 죽음 / 암살을 반복하는지를 다루는 후일담은 이 만화경을 바라보는 것 같은 작품에 보다 강렬함을 안겨주고 있다.

어떻게 영웅이 만들어지고, 어떻게 배신자가 만들어지는지와 그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고 있는 영광과 모든 이에게 향하고 있는 저주를 담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작품에 대해서 특별한 호감을 갖지 않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지나칠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감상하게 되었고, 여전히 이 작품이 안겨주고 있는 놀라움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 다시금 이 작품을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