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포착한 나사가 우주로 탐사선을 보내면서 시작한다. 지구로 되돌아오던 탐사선은 멕시코에 불시착하고, 그 후로 멕시코에서는 10미터가 넘는 거대 괴물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6년 후, 시니컬한 사진작가 앤드류가 편집장의 딸을 찾기 위해 오염구역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곳에 들어가는데….”

‘디스트릭트 9’과 같이 현실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SF 작품인 ‘괴물들’은 집으로 향하는 여행길에서 겪는 온갖 고난들에 관한 작품이기도 할 것이고, 알게 모르게 은유와 비판 그리고 허탈감으로 채워진 작품이기도 하지만 별다른 인상을 안겨주지는 못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쉽다고 말하기 보다는...

연출자들은 무엇을 담으려고 하는지 영화를 마칠 때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간간히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갖고 무슨 의미를 혹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감독인 가렛 에드워즈가 시각효과 디자이너로 유명하다는 것에서 그가 인상적인 화면들과 장면들을 만드는 것에는 뛰어난 재주가 있지만 그 장면들과 화면들에 ‘이야기를’ 채우는 것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는 간단한 사전 설정을 제시하며 시작하고 있고,

극도로 사실적인 느낌을 갖게 만드는 장면들로 이뤄져 있는데, 추락한 외계 생물체에 대한 탐사선으로 인해서 생겨난 외계 생물체 때문에 멕시코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항상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그런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사진작가와 신문사 편집장의 딸은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사진작가의 실수로 인해서 쉽게 미국으로 향하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그들은 오염구역을 지나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렇게 선택한 고난 속에서 그들은 ‘오염지역’으로 불리는 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고, 그들이 지나치는 풍경이 보여주는 폐허들과 잔해들을 통해서 복잡한 감정이 갖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과의 국경 근처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서 외계 생명체에 대해서 갖고 있는 오해들과 그들에 대한 거센 공격이 그들을 더욱 공격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그리고 미군이 살포하는 물질에 무언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상세하게 다루지 않고 그저 영상을 통해서 전달하고만 있고 특정한 주제를 갖고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보여주는 화면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혹은 어떠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애를 써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를 찾는다고 해도 그게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할 것이다.

온갖 고생을 겪은 다음에 미국 국경 내로 들어왔음에도 폐허는 계속되고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여전히 알 수 없이 그들은 그저 이동하고 있을 뿐이고, 주유소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하고 있고, 만들려고 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의미는 매우 예민하고 깊이 있는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은 자신의 의도하고 있는 것을 적절하게 전달하려고 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인 가렛 에드워즈는 직접 연출하고 각본까지 쓰면서 영화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쩌면 전달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공허함과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풍경들은 어떠한 감상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무엇을 전달하는지는 그리고 전달받고 있는지는 깨닫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무언가 본격적으로 작품이 시작될 것 같고,

제시되는 설정들이 정확하게 파악되기 시작할 무렵에 작품은 끝을 맺고 있어서 시리즈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면 일종의 사전에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데모 작품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게 완성본이고,

이게 전부이기 때문에 허전함만 남게 되는 것 같다.

몇몇 장면들을 통해서 그리고 설정들을 통해서 인상적인 무언가와 흥미로운 무언가를 채울 수 있었고,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것을 하다가 만 느낌이 들기 때문에 아쉽기만 하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프로젝트인 같은데, 가렛 에드워즈 감독에게는 이 작품을 좀 더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문제는... 필요한 지원이 단순한 돈 문제만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