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에 등장하여 록음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밴드로 평가되는 ‘모과이’는 기존의 록음악의 형식에서 벗어난 음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기타가 중심인 기타 록을 들려준다는 것에는 기존의 록음악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의 형식적인 측면과는 다르게 내용적인 면에서는 기존의 록음악이 들려주었던 우울성과 과격함이라는 감정적인 측면을 급격히 높이는 방식의 음악을 들려주었고, 이런 이들의 방식에 많은 평론가들과 음악 팬들은 호감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혹은 그들과 유사한 방식의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이 대거 각광을 받으면서 그들과 같은 음악에 하나의 장르적인 분류를 하게 될 정도로 그들은 새로운 내용을 담은 음악을 들려주었다.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느슨하게 진행하다가 갑작스럽게 폭발(감정을 토)하는 방식의 곡들과
우울함이 감도는 멜로디를 무한정 반복하려고 하고 있는 곡들로 이뤄진 그들의 음악에 어떤 열광의 요소도 찾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한없이 우울한 느낌으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들의 음악처럼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음악도 없을 것이다.
음악 활동이 계속되면서 처음과 같은 감정의 폭발도 우울함의 반복도 이전과 같은 침잠함을 혹은 토함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자신들의 음악에 동조하는 이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첫 번째 앨범인 ‘Mogwai : Young Team’을 그들의 최고작으로 꼽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초기 싱글 및 EP를 모은 작품인 ‘EP+6’를 가장 좋아한다.
한없이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그들의 음악에 혹은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고 그 폭발로 인해서 자멸하는 느낌을 갖게 되는 음악에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게 될 것 같지만 이들처럼 그 극단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는 이들도 없다는 생각을 우선하게 되는 나와 같은 사람은 그들의 음악처럼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잘 들려주는 이들도 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서기만 한다.
그 두 감정을 무한정 반복하며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음악에 기쁨과 슬픔이 겹쳐진 느낌을 갖게 될 것 같다. 패배자들의 진혼곡이자... 응원곡일 것이다. 그 위안과 위로에 쓸쓸하고 싸늘한 겨울을 이겨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