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르슈의 죽음 그 이후, 스자쿠가 ‘제로’로서 살아가는 세계는
재편성된 초합중국을 중심으로 안정되어 평화로운 나날의 연속인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나리와 함께 난민 캠프 위문을 간 스자쿠는
의문의 나이트메어 프레임에 급습당하고 두 사람은 납치되기에 이른다.
갑작스레 깨져버린 평화에 슈나이젤은 카렌, 로이드, 사요코에게
전사의 나라 지르크스탄 왕국으로 잠입 명령을 내린다.
그곳에서 세 사람은 C.C.와 재회하지만
이내 정체 모를 기아스 사용자에게 공격받는데…
기아스에 대해 알고 있는 지르크스탄 사람들의 정체는?
그리고 C.C.가 곁을 지키고 있는 그녀의 ‘일행’은 누구?”
아픔이든 슬픔이든 후회든
그것들이 있어야 비로소 나는 내가 될 수 있다
나한테서 흉터를 빼앗지 마라
내일은 수많은 자들이 축적된 거다
거기엔 잘못이나 실패도 있을 테지
10년이 지났어도 코드 기아스를 기억해주는 팬들을 위한 선물/기념과 같은 ‘부활의 를르슈’는 죽은 것으로 처리했던 “를르슈 람페르지가 주인공이라고 하여 발표 때 크게 화제”가 됐지만 화제 이상의 결과물은 아니었다. 딱 1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의 수준이었다. 나쁜 뜻은 아니다. 10년만의 동창회에 참석한 기분이랄까? 어색함과 반가움이 섞여진다. 재미는 있으니 끝까지 행사장을 떠나게 하진 않게 해준다.
살아있지만 넋이 나가 있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를르슈를 회복시키기 위한 C.C.의 노력을 보여줌과 함께 를르슈의 희생으로 간신히 얻게 된 평화가 예기치 못한 위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의 ‘부활...’은 너무 상황을 크게 만들지도 않고 규모도 적당해 볼만했고 즐길 수 있었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겁게 10년만의 재회에 기뻐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완성도에 상관 없이 “국토의 90%가 황무지에, 별다른 지하자원도 없는 약소국 중의 약소국”이지만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것은 오직 용병 사업으로 막강한 군사력과 뛰어난 병사들을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에 파견하여 국부를 쌓았다. 그러나 '제로 레퀴엠' 이후 전 세계의 분쟁이 빠르게 종식되가면서 용병 사업으로 국가를 유지하던 지르크스탄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워져 새로운 분쟁/전쟁을 만들려고 한다는 입장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느껴진다. 단지 애니메이션에서 다뤄질 법한 내용으로 생각되기 보다는 어쩌면 지금 세상의 진실을 은근슬쩍 들춰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 짧은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다들 오랜만에 만났다는 반가움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그런 기분을 느끼기에 앞서 새로운 위기에 합심하게 된다는 이야기라 팬들이라면 두근거리며 볼 것 같다. 오랜만에 다들 모여서 잔뜩 소란을 피운다는 느낌이고 그런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굳이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남길 필요는 의문이지만 그것 말고는 산뜻했다.
“를르슈의 기아스 사용 대사, 부활한 를르슈와 인간관계 묘사, 나이트메어 전투 등”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 반길 것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C.C와 를르슈의 관계는 본편보다 더 감정적으로 연출”해줘 둘의 관계를 잘 정리해주고 있기도 하고. “다만 작품 내적으로 문제도 많”지만 어차피 이 시리즈가 촘촘한 완결성은 없었으니 그런 점은 적당하게 이해해주며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코드 기아스의 캐릭터들과 세계관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팬들이 보고싶었던 이야기를 다 담”고 있는 선물/기념으로 보면 알맞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