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아기를 키우게 된 '발렌틴'(유지니오 델베즈) >
<사랑해, 매기>가 담아내는 이야기는 보편적인 감정에서 기초합니다. 문화권이 다르기 때문에 비롯되는 웃음 코드의 차이 같은 것은 얼마든지 존재하지만 아빠와 어린 딸 사이에서 비롯되는 부성애, 사진으로 말하자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장면과도 같은 이야기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보편적이고 아름다운 감정이니까요. 그것은 제 아무리 여자에게 코 꿰이기 싫어서 결혼 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플레이보이 '발렌틴'(유지니오 델베즈)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이 아이가 너의 딸이라며 맡기고 떠나버렸던 '줄리'(제시카 린제이)의 방문 이후로 전혀 뜻하지 않게 아빠가 될 위기에 처했던 발렌틴, 그래서 엄마(라고 하는 발렌틴의 곁을 스쳐간 수많은 여자 중에 한명)에게 아이를 돌려주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아이를 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급작스러웠고 아무런 준비조차 되지 않았던 남자 '발렌틴'
하지만 아기를 외면할 수 없었고 아기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그는
아기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딸바보'로 변해가는데..
< ▲ 이런 딸아이라면 딸바보가 될 수 밖에 없을듯 !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고 말하기에도 너무나도 급작스러웠고 아무런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았던 현실이 막막했던 발렌틴, 하지만 자신을 보고 방긋 웃는 아이 '매기'를 차마 외면할 수 없었고 특히 자신의 핏줄이라고 여겼던 아이에게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감정까지 느끼게 된 발렌틴은 어떤 일이든 해야했는데 그렇게 변화된 삶 속에서 아이가 한살씩 먹어갈 수록 발렌틴은 옛날의 '플레이보이'가 아닌, 온전한 '딸바보'로 변해갑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포심'이란 인간이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고 여긴 아버지로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았지만 여전히 무서운게 참 많았던 그였음에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두려움을 이기고 온 몸을 내던지는 '스턴트맨' 일을 할만큼 이제 '매기'는 발렌틴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죠.
아빠와 사랑스러운 딸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품 <사랑해, 매기>
하지만 발렌틴에게는 불안요소라고 할 수 있었던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납니다
< ▲ 그런데 두 사람에 앞에 갑자기 나타난 엄마,
처음에는 그저 딸아이가 그리워서 나타난 것만 같았지만.. >
이처럼 <사랑해, 매기>는 아이로 인해 완전히 변화된 삶을 살게 되었던 아빠 '발렌틴'과 사랑스러운 딸 '매기'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지만 그들의 행복한 삶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차마 아이에게는 "엄마가 너를 맡기고 떠나버렸다"고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엄마는 전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중요한 임무를 하고 있기에 바빠서 널 만나러 오지 못한다"고 거짓말을 했었지만 그런 거짓말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을때쯤, 갑자기 엄마 '줄리'가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난 것이죠. 하지만 그런 엄마를 반기는 딸과는 달리 발렌틴에게는 그녀가 그저 반가울리만은 없었는데, 그런 발렌틴의 우려처럼 줄리는 역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아직까지 영어도 할 줄 모르고 아이의 양육을 맡은 보호자로서 '스턴트맨'은 너무나도 위험한 직업이었기 때문에 거대 로펌에서 일하고 있던 자신이 딸에게 더 어울리는 보호자라며 양육권에 대한 소송을 청구한 것입니다.
급작스럽고 허술하며 정돈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후반부의 이야기 전개
필요 이상의 '악역'스러운 모습으로 설정되고 있었던 엄마 캐릭터도 아쉽습니다
< ▲ 'SNS'를 통해 캐스팅 됐다고 하는데 귀여운 아역 배우더군요 >
그런데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사랑해, 매기>의 후반부 이야기 전개는 급작스럽고 허술하며 정돈되지 못하는 감이 있습니다. 평탄하게 흘러가던 이야기가 중후반부 엄마의 등장과 함께 아이 양육권에 관한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몇가지 에피소드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마무리 되고 엄마의 '레즈비언 설정'과 같은 별 의미없는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런 후반부의 이야기를 위해 엄마 줄리를 필요 이상의 '악역'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는데, 첫 등장에서는 그렇지 않았었던 그녀를 그렇게 갑작스럽게 변화시키면서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순하고 착하게만 느껴지던 발레틴과의 대립 구도를 형성하지만 이런 식의 캐릭터 구분은 낡은 구성으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의 그 장면을 사진을 보듯 놓고 보면 아름답고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부실하게 느껴지던 이야기를 통해 전개되다보니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는 영화가 되어버린 <사랑해, 매기>
< ▲ 이렇게 스틸 컷만으로 놓고 보면 좋은 느낌이지만
이런 장면들이 하나로 뭉쳐져 있었던 작품이 크게 마음으로 와닿진 않네요 >
게다가 여기에 포함되고 있었던 최루성 진한 장치까지 <사랑해, 매기>의 후반부는 많이 아쉽고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담아내는 '그 장면'만을 한 장의 사진으로 놓고 보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까지 가는 과정을 부실한 '영화의 이야기'로 봤기에 별다른 감흥은 느낄 수 없었던 것이죠. 물론 영화가 담아내고 있었던 귀여운 딸아이와 아버지 사이의 사랑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었고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르침과 딸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소중한 경험과 감정들을 통해 '두려움만이 가득했던 삶'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됐던 발렌틴의 변화 혹은 성장의 이야기 역시 나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뭉쳐져 있었던 <사랑해, 매기>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