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이즈 러너 >는 긴장감을 끝까지 추구하는 영화입니다. 기본적으로 ‘달린다’라는 것은 사람에게 긴장을 주는데 미로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달린다는 것은 호기심과 긴장 두 가지 측면을 전부 갖추고 있지요. 영화 <메이즈 러너 >는 제임스 대 시너의 소설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데스 큐어’ 3권의 책이 원작입니다. 이번 <메이즈 러너 >는 1편인 ‘메이즈 러너’를 영화화한 것이죠. <헝거게임 >시리즈를 이어 <다이버 전트 >시리즈가 나왔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였고 어떤 새로운 시리즈 액션 영화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내려준 것 같습니다.

 영화 <메이즈 러너 >는 영화 <파리대왕 >(1963, 피터 브룩 감독)과 유사합니다. 한 군데에 갇혀있는 아이들은 그곳이 자신이 속한 곳이라고 생각하며, 정착하려 하지요. 하물며 안정적인 그곳을 나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화 <메이즈 러너 >는 3년 동안 아이들은 미로 속에 갇혀서 정착을 합니다. 미로 밖에 나가려는 호기심은 이미 사라졌고 자신들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고 나름의 규율도 만들었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호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토마스가 등장하고 깨집니다. 토마스는 미로 속에 정착을 하며 안전하게 생활을 하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방법이 있다고 믿고 미로 안에서 일어나는 두려움 보다 나가려는 욕망을 먼저 앞세워서 미로를 탈출하려고 하지요. 아이들이 처음 미로로 왔을 때 기억을 잃은 것과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에 관하여 증명을 하는 것이죠. 미로에 갇혀 있지만 아직 자신들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름입니다. 나머지의 기억의 경우, 안정된 삶에 익숙해진 이들이 기억을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들은 미로 속에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안전하게 살았습니다. 이들이 나가야 할 이유는 없죠. 그렇기 때문에 분열을 일으키고자 토마스가 등장한 것입니다.

 3년 동안 발견하지 못한 사실들을 토마스는 3일 만에 발견을 합니다. 단지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토마스는 미로 속 생활에 안정을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안정을 느끼지 못한 그는 미로 속에 해답이 있고 미로 밖에 안정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결국 미로 속으로 들어가 여러 비밀과 그 리버스(미로를 지키는 존재)를 없애기도 하지요. 

갤리의 경우 3년간 자신이 찾은 미로의 안정을 파괴하는 토마스와 대립합니다. 

 갤리는 “We are belong to maze”라고 이야기를 하며 미로 속에 속해있을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나갈 수 있는 길이 보이자 하나둘씩 미로를 탈출하려고 하지요. 그 리버스에 대한 두려움도 토마스가 한 마리를 없애고 나자 사라지는 아이들입니다. 죽일 수 없는 존재에서 죽일 수 있는 존재로 변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토마스를 따르는 것입니다. 반면 갤리는 미로를 빠져나가고 분열을 시키는 토마스가 싫을 뿐이죠. 

 하이라이트는 트리사가 미로에 오면서 토마스를 기억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을 하기 힘든 애들인데 토마스의 이름을 기억하는 트리사입니다. 결국 트라사의 등장과 함께 모든 규율이 깨집니다. 하나둘씩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지요. 가장 중요한 ‘누가 우리를 이곳에 보냈는가?’부터 ‘왜 여기에 왔는가?’가 아이들에게 던져지는 질문이지요. 결국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미로를 향하는 아이들입니다.

 미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토마스가 발견하는 것은 많아집니다. 즉, 안정을 찾았을 때 미로를 본 것과 나가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미로를 본 것은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죠. 영화 <메이즈 러너 >는 계속 달립니다. 영화 내의 주인공이 달릴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달리는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이 나가는 공간에는 또 다른 달리는 공간이 필요하겠지요. 미로 속을 달리다가 세상을 달리는, 마치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6)에서 진짜 시간을 달리게 되는 마코토 같지요.